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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데라(三井寺)가 소장하고 있는 비불(秘佛). 신라명신 |
제41회 강진청자축제와 때를 맞춘 본지 단독 보도
“해상왕 장보고는 강진인이었다” 학계, 수십 년 전부터 주장
장보고는 강진고려청자와 깊은 연계, 스토리텔링 만들 필요
대구면 용운리 요지와 청해진과의 거리는 불과 20km
강진고려청자가 해상왕 장보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 아니라 장보고는 강진인이었다는 주장이 수십 년 전부터 학계에서 줄기차게 흘러나오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979년 숭전대학교 박물관에서는 ‘고려청자의 발생에 관한 연구’란 보고서에서 “가장 오래된 형식의 청자를 구운 대구면 용운리의 요지가 장보고의 근거지인 완도로부터 20km 이내에 있다는 지리적 관계로 보아서도 장보고 시대에 월주요(越州窯:중국 저장 성의 오지그릇 굽는 가마)의 기술이 이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었다. 또 “중국·일본의 고고학 발굴 예를 신라시대 도자기의 제상과 교역하는 동시에, 9세기로부터 10세기에 걸친 동북아시아에 있어서의 신라 해상 교역의 상황을 고찰하고, 칠량면에 산재하는 당대(唐代) 월주요의 기형(器形)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도요지 30여개소를 조사하여 청자가 신라시대인 9세기 전반에 용운리에서 발생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조사보고서는 결론에서 “9세기 전반 헌덕왕(憲德王) 시대의 천재지변에 의해 민중이 유민 또는 노비로서 월주요가 있는 석동지방으로 건너갔다. 그들 일부가 기술을 습득한 후 당 정부의 신라인 노비 해방령에 따라 자유의 몸이 되었던 신라 도공들이 도자기를 교역품으로 하여 이익을 구하려는 장보고의 욕구에 응해 완도 가까이의 용운리에 이주하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 후 장보고의 죽음으로 후계자를 잃고 다시 고려의 보호를 받게 되기까지 소규모의 요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었다.
최근 중앙일보 특별 취재팀(2010)에서는 이집트 고문서 박물관의 아랍학자가 저술한 역사서 ‘도로와 왕국의 책’에 ‘씰라’라는 단어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도자기는 강진 청자도요지에서 발견된 ‘해무리굽 청자’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당시 장보고는 첨단상품인 웨저우요의 도자기를 수입하면서 강진도자기를 제작 판매했는데, 일본 헤이안시대의 승려 엔닌은 <입당구법순례행기>에서 ‘신라 선원들의 항해술이 당시 최고였다“고 묘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도자기는 요즘의 반도체 같은 것으로 한·중·일 학자들은 강진에서 만들어진 신라 도자기가 장보고 시대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항해술과 함께 크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편소설 공모 등을 통해 강진청자 연계성 대중 공감대 이끌어 내야
조선시대 후기까지 완도는 강진현 속해
청자와 차의 고장 강진은 무역의 본거지
합천군 다라국 문학상 제정, 청주시 직지소설문학상 제정
문화콘텐츠 추진박차
박성수 전남대학교 교수는 “828년(흥덕왕 3년)에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했다”며 “우리가 완도라고 알고 있는 청해진은 백제시대에는 세금현이었고, 고려시대, 조선시대 후기까지 완도의 동쪽은 강진현에 소속되었으며, 1896년(고종 33년)에서 비로소 완도군이 신설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청해진이 행정구역상 완도이지만 조선시대 후기까지 강진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어 “청해진이 있었다는 완도의 장도는 보초진지 정도의 규모로 보이고 강진 대구면 미포에서 장도는 바로 눈앞에 보이므로 식량과 차, 청자의 생산, 가공, 수송, 보관을 계획했다면 섬에 청해진을 설치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집의 ‘청해진은 강진에 있다’에서
--진은 육지에 설치한다. 1만의 사졸을 거느린 청해진은 상당한 규모의 읍성으로 보아야 한다. 강진은 고대로부터 조선왕조 내내 탐라 가는 길목이었고, 청해진은 장흥·강진·해남을 영유하고 있었다. 청해진은 흥덕왕 3년부터 23년간 존치했다. 운주사와 중장터 너머 바로 탐진강 하구가 구강포로, 당시 내륙 주도인 무주와 가장 가까운 바닷길이 강진이다
고 주장했다.
결국 장보고가 해신(海神)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은 900여 년 전 무역왕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고, 특히 중요한 품목이 되었던 청자는 대구면에서 생산되었기 때문에 청해진은 군사적 방패 역할에 그친 것에 반해 대구야말로 본영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장보고를 재평가한 사람들 중에는 단연 강진출신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98년 학계 및 관련업계 인사 100 명으로 구성된 ‘해상왕 장보고 재조명 평가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리고 소설가 최인호 작가에게 자료와 지원금을 먼저 선불하고 ‘해신’을 쓰도록 했고, 해신(전 3권)이 중앙일보 연재를 통해 완성되어 책으로 나오자 드라마가 나올 수 있도록 진행시켰다. 그리하여 완도가 갑자기 ‘해신’의 관광지가 되어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들었음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그런데, ‘해신’의 저자인 최인호 작가는 청해진이 있던 장도가 3만 8천 평의 작은 섬이지만 해안선을 마당으로 1만 명의 군사가 주둔할 수 있는 터전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최근 장도란 섬에 우물의 유구가 발견되어 수많은 인원이 지속적으로 살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자료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장도의 청해진은 어디까지나 본영보다는 보초가 있는 경계경비의 섬이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1만 선단의 보호를 위해서도 청자가 생산되는 항동(정수사가 있는 곳)이 적격이라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항동에는 돛단배가 오르내리는 훈정강이 있었기 때문에 추측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장보고가 강진인이라는 것, 그릇 제작의 기술이 있는 노비들을 항동과 사당리 부근에 살게 해 나중 청자를 빚게 했다는 것 등의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강진군에서는 조심스럽게 청자관련 장편공모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감감무소식이다.
그런 가운데 합천군에서는 지난 4월 ‘합천 다라국문학상’을 제정하고, 합천에 있던 옛 가야 다라국의 흔적을 오늘 날의 문화콘텐츠로 만들 소설을 공모하고 있다. 제1회이니 만큼 매년 공모할 계획이며 장편소설 1천 매 내외로 상금은 5천만 원이다. 또 청주시에서는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을 공모하고 있는데, 문화도시 청주를 소재로 한 소설을 공모하고 있다. 이렇듯 지자체에서는 고을의 역사와 걸 맞는 소재를 앞세워 장편공모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진의 문학가 K씨는 “청자와 장보고가 연계된 장편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만든 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적극 강진청자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해신’ 드라마가 크게 대박 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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