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꽃향기를 흙에 아로새겨 영원히 간직하다
꽃과 청자
그 넉넉한 아름다움 모란 ․ 작약
화려하고 풍성한 모양, 아름다운 색으로 인해 부귀화, 화왕, 국색천향 등으로도 불리며, 청자에서는 작약과 함께 봄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고려시대에는 벼슬하는 집 정원마다 다투어 모란을 길렀다고 하며, 유생들은 ‘한림별곡’에서 향락과 흥취가 극에 달한 당시 상층 문인들의 생활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데 모란과 작약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주로 활짝 핀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넝쿨형태인 경우 수술과 암술, 씨방의 모습도 문양으로 표현된다.
청정과 진리의 표상 연꽃
연꽃은 부처님의 진리, 재생, 극락정토 등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화중군자로서 유교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문인들이 애호하는 꽃이었다.
활짝 피어난 연꽃과 함께 가늘고 긴 대롱모양으로 피어나 넓게 퍼지는 연잎, 연꽃이 진 다음 빼곡히 들어찬 연밥까지 연꽃의 모든 생장과정이 청자문양으로 활용되었다.
고려시대 초기에는 꽃잎의 형태만을 음각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연꽃을 넝쿨모양으로 표현하는 연화당초문과 세로로 긴 꽃가지 모양의 연화절지문을 음각 또는 상감하기도 한다.
지극한 평화로움 물가풍경
고려청자에는 연꽃과 함께 버드나무, 갈대, 수초 사이로 헤엄쳐 다니는 오리, 원양 등 한가로운 연못의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서정적으로 표현한 문양이 많다.
문양 구성 내용에 따라 표류수금, 연지수금, 유로수금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고려 중기 이후 상감기법 문양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오리와 원앙 등은 항상 두 마리가 짝을 지어 노닌다. 시간이 멈춘 듯 지극히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한 장면이다.
소담한 가을의 정취 국화
늦가을 서리를 맞으며 맑은 꽃을 피우는 국화는 군자의 고결한 덕과 높은 기상을 상징하여 예로부터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국화도 역시 청자에서는 국화당초문과 국화절지문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상감기법의 경우 고려 중기에는 꽃송이와 잎을 사실적인 모양으로 하나하나 직접 새기는 예가 많지만 고려 후기에는 꽃송이를 도장을 찍어 상감하고 잎을 간단하게 표현하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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