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사제의 거짓말만 믿는 대부분의 사제들
김현철(전 언론인)
평소 잘 아는 미국 북쪽 도시의 한인천주교회 사목회(신도회) 간부 한 분이 10 여 년 전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확인할 일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1. 내가 서울에서 기자생활을 한 경력이 있느냐?
2. 20 여 년 전 마이애미에 한인천주교회가 창립 될 때 내가 당시 나가던 마이애미 한인장로교회에서 추방당해, 갈 곳이 없어서 천주교회로 옮겼느냐? 또 그 후 천주교회에서 추방된 후 다시 개신교로 개종했나?
3. 한겨레저널이 아무 잘못도 없는 교역자들을 기사를 날조해 성직에서 추방했느냐?
4. 몇 년 전 이아무개 박사(전 마이애미 한인천주교회 사목회장)가 마이애미천주교구로부터 학교 체육관을 한인성당으로 쓰라는 통보를 받고도 만 1년간이나 혼자 비밀을 간직했다가 강아무개 신부가 귀국하기 직전에야 신부에게 보고했다는 게 사실이냐? 는 등 네 가지였다.
나는 평소부터 강아무개 신부가 나와 이아무개 박사를 허무맹랑한 말로 계속 헐뜯고 다닌다는 소식을 듣던 터라 이 분에게 대뜸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분에게서 직접 들은 얘기냐 아니면 간접적으로 들은 것이냐를 반문했다.
그제야 이 분은 자신이 소속한 한인 성당 신부님이 전번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사제총회 공식석상에서 어느 사제로부터 보고 받은 사실(?)이라면서 한마디로 나와 이아무개 박사는 “인간이 아니니 혹시 그 사람들과 아는 사이라면 일체 연결을 짓지 말라”고 충고(?)하더라는 것이다.
이 황당무계한 모함성 질문을 듣고 나는, 강신부가 교회법을 어기고 독성죄를 범하면서 바른 말하는 지도급신자들을 무더기로 추방한 사건을 상세히 책(“강신부님, 이제 사제의 제자리로 돌아오십시오”)으로 만들어 국내의 주교와 사제, 미국 한인성당의 모든 사제 앞으로 2천여 권을 우송했는데 그 책 내용을 신뢰하지 못하게 하는 유치한 강신부의 장난임을 즉시 간파했다.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성직보다는 한국의 3류 정객의 수준에나 어울리는 작태가 아닌가?
나는 그런 말을 그대로 믿지 않고 일단 확인 해 보겠다는 이 분의 자세에 사의를 표한다고 인사한 후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1. 나의 경력은 본인 보다는 뉴욕과 LA의 H 신문, J 신문 그리고 H 방송 등 나와 20 여 년 전 국내에서 함께 기자생활을 하던 분들이 아직 많이 건재하고 있다. 그 분들의 이름은 누구누구니 그분들에게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며 자세한 명단과 소속사를 알려 주었다.
2. 마이애미한인장로교회는 1973년도에 창립된 이래 아직 신자가 바른말 한다 해서 천주교회처럼 추방하는 짓을 한 교역자가 부임한 적이 없다. 만일 단 한 번이라도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벌써 내가 신문에 보도했을 것이다. 다행이 장로교 창립 때부터 10 여 년 간 내가 천주교로 옮길 때까지 같이 있던 분들 중, 아무아무 장로님들, 집사님들 등 아직 많은 분들이 그대로 건재하신다. 전화번호와 명단을 드릴 테니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신빙성이 더 할 것이다. 그러고서 두 어분의 명단과 전화번호를 드렸다.
그 당시 내가 천주교회로 옮긴 이유는 당시 국내의 군사독재에 항거해 투쟁하는 교회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그룹이 천주교의 정의구현전국사제단(그나마 주교들 대부분은 독재정권에 영합했지만)이었기 때문인데 때맞춰 그 무렵에 마이애미한인성당이 창립됐었기에 이게 절호의 기회라 믿어 옮긴 것이다. 나는 (10여 년 전 당시), St. Bernadette 미 천주교회에 나가고 있었다.(2001년 이 후부터 깨달은 바 있어 무종교인이 됨)
3. 몇 해 전부터 통정해 온 중진 신도 부인을 “하나님의 계시”라며 이혼시키고, 그 부인을 10년씩 첩으로 동거생활을 한 교역자, 가짜박사 학위를 팔아먹는 교역자, 어린소녀를 자기차속에 태우고 다니면서 성희롱을 해 온 60대의 노인 교역자 등 이곳 동포사회에서 한겨레저널이 응징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당시의 기사들을 모두 복사해서 보내 드릴 테니 그 기사를 보시고 질문이 있으면 다시 연락해 달라.
4. 내가 알기로는 이박사(전 마이애미성당 사목회장)가 미 교구청에서 체육관을 성당 건물로 사용하라는 통보를 받고 한 시간 이내에 강 신부에게 달려가 보고했다. 바로 그 후 이박사는 너무 기뻐서 내게도 이 사실을 알리면서 “신부님께 방금 이 사실을 보고 드리고 왔다”고 말했었다.
더 자세한 것은 이 박사에게 직접문의 하시든가 한겨레저널에 연재 중인 이박사의 칼럼을 통해 마이애미 한인천주교회가 오늘날 왜 이렇게 됐나 하는 자초지종이 상세히 해명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분은 나의 말을 다 듣고 난 후 전화로 확인하길 참 잘했다면서 정중한 인사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이분의 전화를 받고 난 후 사제의 신분으로 그토록 신자를 중상 모략하는 사실을 확인, 한동안은 경멸과 실망의 착잡한 감정을 느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이 사제가 불쌍해지는 것을 깨달았다.
성직 그 자리는 지켜야겠고 꿋꿋한 언론인을 잘 못 건드려 자신이 독성죄까지 짓고 난 내용을 자초지종 소상하게 기록, 책으로 만들어 전체(당시) 2천 여 사제들 앞으로 배포했으니 바른 말 하는 기자가 완전히 인간이 아닌 짓을 해 온 듯이 모함하고 다닐 수밖에 없었으리라.
맹종신자들과 동료사제들에게 이러한 거짓말이라도 해서, 비신자 여성동지(?)가 섞인 밤샘 화투놀이에 여념이 없던 전임 이아무개 신부와 강신부 자신의 실수(10 여명의 신자 축출로 인한 독성죄)를 합리화 해보려는 발버둥, 즉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는 거짓말로 신자를 모함하는 이 성직자가 불쌍해 보였던 것이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평소 잘 아는 천주교 신자를 만났을 때 나에게 "아직 강신부님이 미우시죠?"하고 물었다. 나는 “아니오, 이제 그 분이 옆에 있으면 감사의 표시로 술을 사드리고 싶은 심경이오”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는 “전혀 뜻밖에 일을 당하면 그 문제를 더 알고 싶어 끝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미가 있는데 나는 바로 강신부 덕에 예수교가 어찌 탄생했나 그 근본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고 그 결과, 성직자는 물론 일반 신자들로서는 평생 알 방법이 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오! 그래서 그 분에게 술 한상 사드리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실제로 만일 내가 남들처럼 평탄한 천주교인 생활을 해 왔다면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천주교 신학대학에서 조차 가르치지 않는 그토록 깊은 내막을 영원히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인생만사 우연이란 없다, 만사는 필연인 것이다-붇다성자, 그렇다.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해 주기 위해서 본인들은 모를 일이지만, 강신부는 그 역할을 맡았을 뿐이고 후임 남신부도 역시 10 여명의 신자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철저히 봉쇄하는 역할에 충실했을 따름이다. 그로 인해 내 가족 및 나와 함께 교회에서 추방됐던 또 다른 가족들은 영적으로 이렇게 행복하고 안정된 인생을 여유롭고 평화스럽게 지내게 되었으니 그 분들 말고 누구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하겠는가. kajh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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