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甲午年) 청말띠의 해
활동적인 여성, 피겨여왕 김연아, 소녀시대 윤아와 수영 등
조선시대, 인성왕후 명성왕후, 순정효황후 등 말띠 왕비 많아
▶ 이제 2014년 새해가 되었다. 그런데 새해가 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2014년이 청말띠의 해라는 것에 시끌버끌 했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청말띠의 해에 여자아이를 낳으면 아이의 팔자가 사납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걱정이 사실일까. 그렇지 않아도 출산율이 낮아, 전국적으로 아이 낳기를 권장하며 산모에게 주는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판에 청말띠를 맞아 출산율이 감소하지나 않을까 국가적으로 걱정 아닌 걱정거리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청말띠에 대한 각종 좋지 않은 속설들, 사실은 믿거나 말거나 일거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속설이라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게 문제다.
이러한 청말띠의 속설 때문에 갑오년인 내년에는 여자아이를 낳기를 꺼린다고 한다. 최근 각종 매체에 의하면, 2014 청말띠의 해엔 여자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부모들 때문에 유아용품 업계가 벌써부터 근심이 가득하다고도 한다. 실제로 말띠 해엔 유독 여아 출산율이 감소하고 남아 출산율이 증가해왔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1978년 황말띠 해엔 14%나 출산율이 하락했으며, 1990년 백말띠에도 남아 출산율이 전년도에 비해 4%가 증가했다. 이런 통계를 봤을 때 아이를 가진 부모 입장에서는 사소한 속설까지도 꺼려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말의해에서 선별낙태와 늦은 출생신고의 사례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청말띠의 해, 여자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정말 있는 걸까.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이러한 속설들은 전혀 근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청말띠의 여자아이는 사회적으로 매우 활동적인 운명이라는 설이 뒷받침하고 있기도 하다. 동양에서의 청색은 목의 기운에 해당하여, 성격이 곧고 진취적이며 활달한 특징을 말한다. 최근 인기 있는 말띠 여성을 보면, 피겨여왕 김연아, 연예인 윤아, 박보영 등 자신의 자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인성왕후, 명성왕후, 순정효황후 등도 모두 말띠 왕비였다. 사실 말띠 해 여아에 대한 속설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말이다. 조선이나 중국 옛 문헌을 살펴봐도 말띠 여아에 대한 속설은 없다. 일본에선 예부터 말띠 여자는 기가 세서 남편 기를 꺾는다는 습속이 있어왔고 그 속설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다. 일본은 말해에 태어난 사람은 기질이 세다고 여겼고, 특히 말띠 여성은 시집가면 남편을 깔고 앉는다고 하여 혼약을 꺼리는 풍조가 만연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세시풍속에서는 말은 치성의 대상이었다. 음력 정월 첫 ‘말날’ 상오일(上午日)은 말에게 제사를 지내고 숭상하는 날이었다. 이날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는 풍속이 있었다. 또한, 말을 대한 사랑은 승용차 브랜드를 보면 알 수 있다. 포니(조랑말) ,갤로퍼(질주하는 말), 에쿠우스(말을 뜻하는 라틴어)’처럼 말을 상징하는 자동차가 많은 점이다. 또한가지 덧붙이자면, 말표 고무신이나 운동화도 우리의 옛 추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甲은 오행에서 木을 의미, 책과 교육으로 연결되므로 학업과 인연
유럽에서는 유니콘, 행운을 가져다주는 특별한 존재
▶ 2014년은 갑오년(甲午年)이다. 여성이 말띠면 팔자가 세다는 속담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드센 말로 청말을 꼽는다. 12간지의 일곱 번째 동물 말띠 여성이 정말로 팔자가 사나울까. 청말띠, 백말띠 등, 띠 앞에 색깔을 붙이는 이유는 어디서 유리했을까. 甲午年의 甲이 나타내는 색이 푸른색이기 때문에 청말띠라 불린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甲의 의미는 木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색으로 치자면 청색으로 표현된다. 이는 5개의 색이 돌아가면서 표현되는데, 결국 12간지x5=60이므로 60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색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만 청말띠가 아니라 60년 전이었던 1954년도 바로 청말띠의 해였다.
또한, 甲은 오행에서 木을 의미하듯, 나무를 의미하는 한자 木은 종이로 해석되고, 종이는 책과 교육으로 연결되므로 학업에 깊은 인연이 있는 아이로 성장할 확률이 높고, 五는 오행에서 열정을 의미하기에 정열과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 끼 많은 여자아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2014년에 딸 출산 계획으로 청말띠 딸을 두면, 학업에도 열정적이고 재능을 두루두루 갖춘 발랄한 예술가를 키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알고 있는 청말띠의 속설에 비해 유럽에서는 또 다른 내용으로 청말의 상징이 전해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청말은 오히려 유니콘을 상징하여 행운을 가져다주는 럭키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유니콘의 화려함과 말의 본래 속성인 진취적인 특성이 더해져서 청말은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같이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을 보면 반드시 하나의 속설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에서는 이렇게 청말띠를 유니콘에 비유하여 또다른 2014년 청말띠 속설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이와같이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전해지는 문화에서 말은 매우 신성한 동물이었음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늘의 사신, 중요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영물이 바로 말이었다. 박혁거세는 말이 전해준 알에서 탄생했으며, 부여 금와왕은 말이 눈물을 흘린 뒤 발견됐다. 고구려 주몽도 승천할 때 기린말을 탔다고 전해진다. 말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강인한 생동감으로 표현되고 있다. 말은 남녀를 가릴 것 없이 활력과 건강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이현숙)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