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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감리교회 오대환 목사
“신년 벽두 김봉이 살리기 7일간”
강진읍 동성리에 있는 강진감리교회 오대환 목사가 기초수급자로 생활하는 강진읍 동성리 김봉이(64)씨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신년 벽두 김봉이 살리기에 나섰다.
오 목사의 김봉이 살리기 7일의 시작은 1월 3일 김봉이씨 앞으로 배달된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고 문제를 발견한 사회복지사 최미정씨가 마을을 찾아온 것으로 시작되었다. 전기요금은 3개월이나 미납되었기 때문에 1월10일 전기 공급을 중단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문제를 1주일 안에 해결을 보아야 하는데, 체납액수가 229,440원이었고, 2013년 12월 청구액만도 297,380원이나 되었다. 2013년 10월 까지만 해도 32,890원이었던 전기 요금이 11월에는 162,300원이 되었고, 12월에는 297,380원이나 되어 평소 보다 10배 가까이 오른 것이었다.
오 목사는 김봉이씨가 오래전부터 신경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혹시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하여 최 복지사와 함께 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김봉이씨의 집 안을 모두 살펴보았다.
알고 보니 김봉이씨의 집은 연탄보일러는 사용한지 오래 된 채 방치 되어 있었고, 전기장판과 히터로 추위를 견뎌내고 있었기에 전기요금이 갑자기 오른 것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526,820원의 전기 요금을 감당할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날도 그 집의 전기 계량기는 사정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또한 집안에 있는 살림들을 살펴보니 텔레비전은 켜졌으나 전화기는 먹통이고 가스레인지는 고장 나서 부탄가스로 버너를 대신사용하고 있어 화재 위험이 있었으며, 가스통도 빈 통, 수도꼭지는 불량으로 물이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일단 오 목사는 전신전화국에 전화 고장 신고와 한전에 계량기 검침의뢰를 해놓고, 워터펌프가 계속 돌아가고 있는 수도 누수를 막기로 했다. 또 김봉이씨는 오지도 않는 딸을 기다린다며 밤새 외등을 켜두고 있어, 거기에서도 전기 소모의 1차 원인이 있음을 알아내어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1월 6일, 오 목사는 김봉이씨 기초생계수급자 급여 통장을 가지고 최 복지사와 함께 셋이서 군 농협에 가서 통장에 있는 330,000원을 찾아 체납 전기료 229,440원을 납부했으며, 김봉이씨의 근로 능력 평가용 진단서 및 진료 기록부를 강진의료원에서 받아와 강진읍사무소에 제출했다. 그리고 그가 조금이라도 편한 생활을 하도록 돕기 위해 코브라 수도꼭지와 번개탄을 사가지고 와 물이 새는 꼭지를 떼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했다. 그의 생활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 동안 김봉이씨는 연탄보일러에 번개탄을 넣고 불을 피우고 있었으나, 그 안을 들여다보니 호스가 찢어져서 물이 새고 있었는데 그는 그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 목사는 우여 곡절 끝에 호스를 조립하여 살펴보니 전기 계량기 돌아가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으며 워터 펌프도 조용해졌다. 이후 작년 12월 전기요금 297,380원에 대하여는 한전 직원을 만나 5개월 분할로 조정해 주도록 부탁했으며, 다음 달 계량기 검침 때는 함께 확인하여 그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1월7일. 전화국에서 나와 김봉이씨 집 외선을 점검 했으나 정상이라고 하여 그동안 김봉이씨가 전화기가 고장인줄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오 목사는 “쓰지 않는 전화기를 구해다가 꽂으니 바로 소통이 되었다”며 “간단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많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 이웃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전화 요금 청구서를 확인해 보니 자동 이체가 되어 있어 체납 할 일은 없는 것을 확인했으며, 차제에 전기 요금도 미납금만 해결 되면 전기요금도 자동이체 되도록 처리해 두었다. 또 방에서 휴대용 부탄가스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여 가스레인지를 청소 하고 LPG 가스통을 한통 사서 연결하니 해결되었다.
1월8일 사회복지사가 군청 복지 팀과 함께 방문하였는데, 김봉이씨의 건강과 생활 점검을 해주었으며, 청소와 봉사 도우미를 연결 하여 세탁 및 주방 정리, 냉장고 청소 등을 해주기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손길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는 날이다.
1월 9일, 연탄보일러가 가동이 되었으나 김봉이씨가 겨울을 나기에는 연탄이 부족하다 싶었는데 다행히도 연탄을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이 1장 있어 신청을 했더니 연탄 325장이 왔다. 마침 오 목사가 광주에 가 있을 때 연탄이 왔다는 소식이 와서 부리나케 내려와 보니 연탄만 내려놓고 바쁘다며 그냥 가버린 상태였다. 오 목사는 다음 날 한 나절이 되도록 연탄을 날라다 김봉이씨 집 창고에 쌓았다. 그날 김봉이씨는 연탄 나르는 일을 세 번 왔다 갔다 하더니 아프다고 자리에 누워 꼼짝도 않고 있더니, 짜장면 먹을 시간이 되자 배시시 웃으며 나와 함께 먹는다. 그러나 그의 그런 모습을 나무랄 수도 없었다. 다만 그동안 이처럼 어려운 이웃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르고 지낸 자신이 속상할 뿐이라는 오 목사다.
오 목사는 김봉이씨 살리기 7일간 관심을 주고 함께 도움을 준 많은 분들이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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