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
도암면 항촌마을 윤해성 이장(60)
마을 입구에서 보면 마을 한 가운데 빨간 지붕이 보인다. 이 빨간 지붕의 건물이 바로 1914년 일제시대 도암면사무소 자리이다. 그만큼 항촌리는 도암의 중심지였다고 볼 수 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팽나무와 은행나무 그리고 항촌찬가가 새겨진 마을 표지석 눈에 띈다. 표지석에 새겨진 항촌찬가는 윤양현씨가 작사 작곡을 한 애향이 담긴 노래가 새겨져 있다.
앞으로는 광야와 산천이 있고/ 뒤로는 동산이 솟아 있구나
남으로는 바다에 배가 다니고/ 북으로는 석문산과 학교가 있다
중앙으로 모당모당 우리 항촌/ 인간살이 좋은곳은 이곳 아닌가
사랑웁고 생기롭다 우리 항촌/어느누가 이별하고 어데가리요
윤해성 이장은 2006년까지 도암면사무소에 근무했다. 퇴직 후 올해 처음으로 마을 이장을 맡았다는 윤해성 이장은 전이장인 윤승동씨가 더 자세한 마을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서 소개했다. “50년 전만에도 마을 뒷산에는 백로가 장관을 이루었어요. 그러나 6.25이후 백로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어 그때의 아름다운 백로들이 그립지요. 마을입구에 있는 팽나무는 50년 수령으로 당시 마을의 남성 녹색 혁명기수들의 모임인 효성회에서 심어놓은 것이 것이며, 은행나무는 100년이 넘었어요. 효성회는 당시 마을의 재건을 위해서 1954년 조직되어 야학 등을 하여 문맹을 퇴치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여성애향운동 모임으로는 백합회가 결성되어 좀도리운동 등으로 마을 기금을 조성하어 마을 발전에 기여하였지요. 이러한 마을의 민간조직의 바탕을 알고 있는 팽나무와 은행나무는 마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답니다. 그때 당시 마을의 발전에 힘썼던 분들이 바로 이 마을의 고령층이며 현재는 몇 분 남지 않았습니다.” 윤승동 전이장은 강진문화해설가답게 마을의 역사와 마을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고령층의 어르신들의 노고에 먼저 감사했다. 또한 고령화로 인하여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 안타까움과 농경사업을 이어갈 젊은 후계자가 없어 매우 아쉽다고 했다.
항촌마을은 도암 석문천의 맑은 물이 마을 전체을 감돌고 뒤로는 황새산이 학의 양 날개를 벌린 형국이다. 특이한 점을 들자면 다산 정약용선생의 아버지인 정재원이 처가인 해남 연동을 가다가 항촌마을의 윤광택가에서 검정소를 대접받고 그 답례로 이 마을에 시를 지어서 답례를 하였다고 한다. 그 뒤 윤광택과 다산이 인연이 되어 사돈지간이 되었고 다산의 딸과 사위의 묘소가 항촌마을에 있다고 한다.
해남 윤씨가 많이 살고 있으며 84호 가호에 남자84명 여자99명으로 총183명이 거주하고 있다. 경지면적이 거의 논농사이며 면의 인근지역이어서 오히려 인구가 면으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올해 처음 이장을 맡으면서 우리 마을의 발전을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무엇보다도 마을 입구 모정 주변 환경정리의 필요성을 느꼈는데 다행히 올해 참살기 좋은마을에 선정되어 이천만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마을의 얼굴인 모정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하여 마을쉼터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하천 정화사업도 해야 하고요.” 윤해성 이장은 이제 막 사회에 출발한 신입사원처럼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지극히 겸손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마을을 소개해야한다는 책무 때문인지 여러 가지 책자까지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지만 지금처럼 마을을 위해서 많이 생각해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장이라는 책무도 간단하지는 않네요. 거의가 60세 이상 고령층이라 활동성이 떨어져서 일을 이끌어나가는데 애로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나는 대로 직접 찾아가서 일일이 알려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마을길가의 벽을 깨끗이 칠하고 정비하는 일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종일관 겸손한 표정인 윤해성 이장은 도암발전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도암면 이장단 총무도 맡아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가족으로는 조순희(58세)씨와 1남 3녀를 두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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