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 그곳에서 이 꽃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 강진문인협회 정관웅 회장의 세 번째 시집 <잔꽃풀도 흔들리고> 첫 페이지에 나온 시인의 말 첫 문장이다.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 ‘기억의 손끝에 눈길을 두고 당신이 한 말이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정관웅 시인의 이번 시집 ‘잔꽃풀도 흔들리고’ 는 90페이지 ‘바람’ 이라는 시에서 나온다. 잔꽃풀은 7~9월에 피는 국화과의 두해살이 망초를 말한다.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지천으로 피어나는 망초 꽃, 시인은 산언덕과 골짜기에 안개처럼 피어난 망초를 바라보며 ‘나의 가슴 뿌리를 흔들며’라고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이 ‘바람’ 이라는 시를 보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불어오는 진한 생의 울림을 움켜쥐며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조수웅 문학박사는 시집 해설을 통해 정관웅 시인의 시를 “독특한 미적 효과를 드러내는 시의 동적 구도”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한 표현을 찾아내자면, 14페이지에 있는 ‘응! 맞다 맞아’라는 시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럴 때/ 강진 장날이 되어 봄나물을 사는데/ 지나가는 행인 이름이 김명숙/ 하필 그럴 때> 가까운 사람의 이름을 그대로 표현한 시어를 쓰면서도 미적 효과를 잃지 않는, 그래서 오히려 매우 친근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래서 시인의 시어는 일상어를 깨뜨리는 시의 기본 조건을 갖추면서도 아주 쉽게 쓴다는 특징이 있다. 또 시에 나타난 운율 역시 언어가 가진 미의 여러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특한 미적 효과를 드러내는 미묘함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이미지 또한 비감각적 대상이 감각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잔꽃풀도 흔들리고’에는 총 4부로 나뉘어 139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인의 말처럼 당신은 날개를 주었다. 채색된 날개를 주었다. 이제 기억을 담을 시집, 나의 마음의 탄생지라고 표현한 것처럼 자연과 사물에다 따뜻함과 진실을 담아낸 느낌, 시인의 산과 들에 피어난 잔꽃풀처럼 잔잔한 삶의 그리움을 엿보게 한다.
정 시인은 완도 출생으로 전남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했고, <시선> 시로 등단, 강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강물이 되고 싶다> <희망, 너는 어느 별이 되어 숨어 있을까> 저서로는 <요가 산책>이 있으며, 한국문인협회강진군지부장, 모란촌문학동인회, 전남수필문학회에서 활동하며, 강진쉼요가명상센터 힐링코칭상담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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