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제2소금강이라 불리는 석문계곡 대석문의 아름답던 경관이 오랫동안 파헤쳐져 있어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석문공원의 대석문은 자연그대로의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마다 감탄사를 자아내는 곳이며, 이곳은 오래전부터 화가들이 찾아와 화폭에 담고 싶은 장소로도 애용되던 곳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그 아름답던 경관이 점점 흉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 아름답던 기암괴석의 병풍경관은 꺾어지는 도로에서도 훤히 보이는 곳이어서 누구나 이곳을 지나다보면 얼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는 판국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은 강진군이 추진하고 있는 ‘도암 만덕산 구름다리 설치사업’ 일환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주변 도로를 지나다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훼손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입에서 안타까운 말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강진읍의 박모씨는 “사람의 손을 더하지 않고도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지켜서 관광 상품화 하는 추세인데, 왜 이처럼 보이는 부분을 흉물로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이곳 사업은 총 사업비 20억의 사업으로 도암면 석문산과 만덕산간의 등산로를 연결하기 위해 길이 105m 구름다리를 설치중이다. 그러한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가봤다는 강진읍의 양모씨는 “평소 다니는 길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이 그곳에 대해서 안타까운 말들을 하기에 직접 가봤다”고 말했다. 그는 “구름다리를 그곳이 아니어도 다른 곳에 해도 될 터인데, 자연그대로를 살려서 보존해야 할 곳을 파헤친 것에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이모씨는 “한번 자연을 훼손하면 결코 되돌릴 수 없다”며 “등산로를 만들기 위해 유수한 경관을 파헤치는 일은 옳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석문산은 높이 272m 산으로 옆으로 432.9m의 덕룡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도암면과 신전면 소재지를 가기 위해서는 이곳이 바로 관문과 같은 곳이다. 마을 옆으로 조성된 석문공원은 이러한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1997년 2천 2백평의 부지에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여러 편익시설을 갖추었고, 현재까지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며 계곡이 있어 여름철에는 각종 야유회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강진군에서는 강진의 제2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석문계곡이므로, 일대를 더 개발하여 관광상품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곳 구름다리 설치는 자연친화적 등산로를 연결하는 것으로써 완공되면 결국 관광상품화 된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많은 관광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꼭 필요한 개발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추진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개발이 심각하게 비쳐진다는 사람들은 도로에서 훤히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이 훼손된 채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공사의 진행이 매우 더디게 진행되면서, 그러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흉물이 되어버렸고, 자연그대로의 지리적 경관이 개발로 인해 훼손되는 일보다 보존되면서 발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군 관계자는 "자연경관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더이상의 발파작업이나 암벽훼손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공사가 더디게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연적 미관이 저해되는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지연되는 점이다”고 말했다. 군은 만덕산과 석문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공사를 올해 5월 완공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며, 현재까지 공정률은 12%를 보이고 있다. (이현숙 기자)
◎석문산에 전해 내려오는 구비전승을 살려 관광상품화 하자
*조리바위와 장난꾸러기 총각
석문리 석문산은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산의 탕건바위 부근 절벽 암석에 흡사 조리를 기둥에 걸어 놓은 것처럼 생긴 조리바위가 걸려 있어서 조리형국이라 하여 근처의 마을이 부촌을 이룰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석문리 석천마을에 윤씨라고 불리우는 총각이 살고 있었는데 장난이 심해 장난꾸러기라 불리던 젊은이였다. 1947년 그 청년은 보통사람으로서는 오르기 힘든 절벽에 올라 조리자루(바위)를 떼어버리고 말았다.
옛날부터 조리바위에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아랫마을에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해오더니 조리자루를 떼어버린 후 길가에 있던 큰 바위가 언제 누구에 의해서인지 알 수 없으나 없어지고 말았다. 없어진 그 바위는 10척 정도의 큰 바위로 사람의 힘으로는 끄덕도 않은 바위였다고 한다. 이 바위가 없어진 것은 인력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들 말하고 있어 조리바위의 신기함을 한층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주민들은 알 수 없는 신의 힘에 의해 이 바위가 없어졌다고 믿고 있다.
*탕건바위와 부녀자의 한
석문리의 석문계곡에 탕건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탕건(갓 아래에 받쳐 쓰던 관의 한가지)을 쓴 남자의 턱 밑에 큰 구렁이가 머리를 쳐 박고 있는 형상인데, 여기에 애절한 전설이 있어 듣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옛날 도암에 방탕한 한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 집안일은 전혀 돌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재산을 전부 탕진하고 처자식을 버려 둔 채 전국을 유람하며 주색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정은 완전히 망각한 채 떠돌아 다녔던 것이다. 빚과 가난만을 물려받은 부인은 죽지 못해 살아가면서도 남편이 마음을 고쳐먹고 귀가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병마의 시달림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여 이승을 뜨고 말았다. 뼈에 사무친 원한의 죽음 뒤에 부인의 영혼은 구렁이로 변하여 남편을 따라 다니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남편은 어느덧 귀향길에 올라 계라리 계산마을 앞 석문주막에 묵게 된 것이다. 주막에서 남편이 한참 단잠에 젖어 있을 때 슬그머니 방문이 열리면서 큰 구렁이가 들어와서 혀를 널름거리면서 자고 있는 남편의 턱 밑에 머리를 쳐 박고 말았다. 놀라 잠을 깬 남편은 구렁이에 대한 징그러움과 두려움으로 기절했고 끝내 죽고 말았다.
석문의 신령이 생각한 끝에 방탕함으로 패가망신한 남편, 절망과 기다림의 원한으로 죽은 뒤 구렁이가 된 아내, 이를 그 형상대로 석문산에 만들었으니 이것이 탕건바위가 된 것이다. 이는 남자의 방탕과 여자의 시기심을 경계하는 뜻으로 이승에 남긴 것이다. 지금도 탕건바위는 석문에 우뚝 서 있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인생의 길을 가르쳐주려는 듯 먼 곳에서도 역력히 바라볼 수 있다. (강진군마을사참조.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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