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주말 아침 식사시간… 나는 이제 31개월째 들어서는 둘째 녀석과 오늘도 여전히 씨름 중이다. 이유인즉 녀석의 편식 습관 때문이니…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위해 골고루 먹이려는 엄마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고
오로지 김과 소세지만 먹겠다는 녀석! 엄마의 애타는 속마음은 모른채 여전히 제 입맛에만 맞는 음식만 먹겠다고 하니 어찌 속상하지 않으리오~
비단 이 편식에 대한 고민은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가 늘 상 가지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자녀가 자라면서 부모들은 편식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또 다른 고민 중 하나가 편독(偏讀)이 아닐까 싶다.
음식에 대한 편식은 건강한 몸을 위한 영양 균형을 무너뜨리고 독서에 대한 편독은 건전한 사고를 위한 지식 균형을 무너뜨린다.
하지만 편식습관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정도가 다른 편독 현상의 경우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고학년으로 성장한 이후에야 눈치 채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한 가지 영역(주제)의 독서만 즐겨하는 편독을 하고 있지만, 정작 부모님들은 자녀의 편독 현상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육체의 성장에 문제가 생기듯이, 아이가 한 종류의 책만 읽으면 정신의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자아 정체성이 완성되기 전인 유․아동기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편독 현상은 아이의 시야와 정신세계를 한 가지 색으로만 칠하게 된다. 아이는 그 책을 통하여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매우 편협한 사고의 소유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우리아이의 편독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를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 수첩을 이용하여 간략하게 독서 이력서(독서감상문)를 쓰는 것이다. 이력서가 한 개인이 살아온 과거를 보여주듯이, 독서 이력서는 아이가 이제까지 읽어온 책의 내용과 생각하는 사고, 미래에 지향하는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가 자녀와 소통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단지 편독이 나쁘다고만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자녀가 성인이 되기까지 다독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지식을 접하고 사고의 폭을 넓힌 후에야 만 향후 자신이 좋아하거나 혹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편독을 하게 되더라도 지식과 정보에 대한 통찰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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