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답을 찾는다(기획연재1)
30년 전 인구 줄고 쇠락했던 지역… 530만 명 관광객 유치
히타는 에도시대 막부의 직할지(천령/텐료)가 되어 강진 병영의 전라병영성과도 같은 위치였다. 그 시대에는 막부 용달을 위한 카케야(은행업)을 운영하던 대상인들이 마메다 마치, 쿠마마치에 집성하였고 상인문화가 꽃을 피웠던 곳이다.
그러나 급격히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되면서 마메다 마치는 찬바람만 부는 썰렁한 거리가 되고 말았다. 도시는 만화방창 발전을 거듭하는 반면 마메다 마치는 젊은 사람이 없어졌고 늙은 사람들만 남아 있었다. 1960대 후반의 일이었다.
“그 때 나는 오사카, 도쿄 등 대도시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고, 대신 우리만의 독창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단법인 히타시관광협회 이시마루 쿠니오 회장(72세)은 이렇게 입을 열었다.
도시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독창성 그것이었다. 모든 문화가 도시에 집중되면서 도농간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당연한 결론이었다.
“이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독창성 그것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길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고향의 좋은 점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향을 제대로 보려면 고향 밖에서 바라보아야만 된다는 말처럼 자기 고향 좋은 줄 모른다는 것에 이시마루 회장은 착안했다. 그래서 1일 1가지 감동을 갖기 시작했다. 강진에 비교한다면 강진마량간 도로가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라든지, 월출산 백운동 정원이 한국에서 제일가는 정원이라든지 하는 감동이었다. 사실 자신의 고향에 대한 감동과 확신이 없다면 타인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자연 풍광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시마루 회장은 강조했다.
이시마루 회장은 ‘관광’을 키워드로 젊은이들이 돌아올 수 있는 번화한 ‘거리조성’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먼저 이러한 구상을 동료 지인들과 의논을 하면서 공부모임을 설립했다. 그 모임은 <히타의 내일을 생각하는 모임>이었다. 모임이 구성되면서 선진지 시찰도 함께 병행했는데, 특히 히다 타카야마 시찰을 통해 눈이 내리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라는 점에 착안해 마메다 마치와 통하는 분위기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히타시 활성화를 위한 제안으로 「3톱니바퀴」의 활성화였다. 그 첫째는 역사가 깊고 역사가 흐르는 거리라는 특성을 살린 관광지로서의 거리조성을 마메다 마치 주변에 하는 일이었다. 둘째는 구획 정리된 상가지역의 역전 주변이었고, 셋째는 치쿠고강 상류에 위치한 미쿠마강의 풍부한 수량을 사용해 에도시대부터 타 지역에 없는 가마우지 뱃놀이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온천 여관 거리인 쿠마마치 주변이었다.
1979년 <거리조성>에 대해 구상하던 중 마메다에서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먼저 에도시대에 있었던 병영 소재지로서의 번성함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를 떠올렸다. 이른바 사이고쿠 스지군다이 행렬의 재현이었다. 옛 시절의 군복을 입은 사이고쿠 스지군다이 행렬의 재현은 이틀간 3만 명이라는 관광객이 운집하는 대성황을 이루었고 거리는 그야말로 활기에 가득 찰 수 있었다. 첫 작품치고는 대단한 성과였다.
1982년 마메다의 거리조성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구상에 따라 오래 된 민가를 개조하여 차와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상점을 개업했다. 이 때 상점을 차릴 수 있는 마메다의 거리에는 워낙 고건물이 많다보니 아예 싹 쓸어버리고 새 건물을 짓자는 의견이 팽배했으나 이시마루 회장은 이렇게 설득했다.
“새 건물을 지은들 무슨 재주로 도쿄를 이길 수 있단 말이요? 전통 그대로 가야만 시골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옛 건물을 그대로 살려 가게를 열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당시 관광객이 한 명도 다녀가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이 쉽지 않아 반년을 고민해야 했다.
1984년에는 쿠사노 본가 <히나 마츠리>를 위한 움직임과 그에 따른 실행이 있었다. <경위>애도 시대부터 계속해온 사업가의 건물(2004년 국가 주요문화재 지정)에 에도·메이지시대부터 계속 이어온 히나 인형을 보전해 왔는데 이를 일반에게 공개하자는 의견이 실현된 것이었다. 일본은 인형의 나라라고 할 만큼 국민들이 좋아하고 집에 모셔놓듯 보존 관리하는 나라이다. 그런데 아주 오래된 인형들이 공개되자 일본 열도는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형은 NHK의 전국 방송에 소개되어 첫날부터 3.000명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관광객들이 방문했고, 25일간 8만5천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로 인해 오이타현 내외로도 <마메다 마치>라는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다.
관광지 「마메다 마치」거리 조성을 위한 구상에 가속
1984년 히로새 단소 자료관 개관
1988년 토키코소우 개점
1988년 텐료 히타 자료관 회관
1990년 시마야 본가 인형 공개
1992년 제1회 마메다 마치 주조 콘서트
1993년 일본환관 개관
1993년 시산정 회고관 개관
1993년 우지야마 텟페이 미술관 개관
1994년 쿤쵸주조 자료관 개관
1996년 호텔 카자하야 오픈
1997년 구 마메다검반소 개관
1998년 미유키거리전선 매립 국토교통성 <역사국도로 개수>
2000년 마메다 거리 50만명 돌파
2001년 국토교통성 선정 ‘아름다운 거리 대상’ 수상
2004년 국가지정중요건축물군 보존지구
2008년 우에마치 거리 전선 매립(오이타현 사업)
2009년 쿠사노 본가 국가지정 중요문화재
마메다마치 거리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름다운 거리이면서도 모든 주민들이 소득을 함께 하는 역동적인 거리로 탈바꿈되었다. 이 거리에서 파는 품목은 나무신발, 인형 등의 토속적인 상품과 차 종류, 떡 종류 등 다양했는데, 누구나 한두 가지 품목은 살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여기에서 토속주를 만드는 공장도 있었는데, 시음도 할 수 있었고 만들어진 술을 직접 구매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깨끗하고 조용하면서도 다양한 거리가 마메다마치 거리였다. 그러므로 이 거리를 걸으면서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관심이 있는 것들에 대해 마주칠 수 있었고 구매할 수 있었으며, 곧 그것은 여가의 공간이 되기에 충분했다.
“30년 전에는 1명도 오지 않았던 우리 지역이 지역의 특성을 살려 문화를 창출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530만 명이 다녀간 유명한 곳이 되었습니다.”
일행은 이시마루 회장이 운영하는 찻집에 들어가 회장으로부터 직접 그동안의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은 논밭이 많은 지역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직할지일 뿐 아니라 명치유신이 일어난 곳이었다. 즉 반대세력이 항상 꿈틀거렸던 고장이기도 했다. 그래서 정부에서 파견된 병영이 있었고 그 병영으로 하여금 이 지역을 통솔했던 곳이었다.
이시마루 회장은 30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해 왔으므로 그동안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상호 의견이 상반될 수밖에 없는 조합운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녀회가 매우 강합니다. 부녀회가 주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100명 중 30명이 어떤 사안에 대해 반대를 하면 내버려두고 70명만 밀어붙이듯 실행을 해갑니다. 그래야만 일이 되거든요. 일일이 반대자들과 입씨름을 한다면 한발짝도 나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회원은 300명 쯤 된다. 회비는 5.000만원이 걷히고 시에서 3.000만원을 지원해 준다. 도합 8.000만원 중에서 20%는 인건비로 나가고 나머지는 모두 광고료로 사용하고 있다. 상당히 큰 액수를 광고료로 사용하고 있어 홍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체득한 셈이었다.
축제가 열리면 이곳은 45일간 해내고 있는데, 이 또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다. 축제기간이 길면 길수록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시마루 회장은 일행에게,
“1일 1가지 감동!”
하고 따라할 것을 요구했다. 그의 신념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과제도 생겨났다. 2000년도의 피크를 기점으로 관광객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시부터 반세기가 지나 관광객을 모으는 이벤트로써는 매력이 감소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래서 물의 거리 히타, 마메다 거리에서 「등롱불축제」를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21세기는 정서적인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려 (우스기) 竹宵, (타케다) 粥藥에 시찰을 하기도 했다.
죽재간벌을 통해 산하를 보전하되 간벌한 대나무의 유효한 활용을 하겠다는 것이고, 수면에 비치는 흔들리는 죽등으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관광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일본 전국에서 일어나는 산지 황폐화의 대책으로 대나무 간벌에 따른 <지역산 보전> 운동이 <환경면>에서 시작되었는데, 바로 이 대나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지역주민의 협력과 감동으로 지역발전을 하겠다는 것이 마메다거리가 꿈꾸는 이상이었다. <일본에서 송하훈 기자>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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