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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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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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의 기자수첩>
“팽목항에서 돌아오라 편지쓰다”

강진성당 중고등부, 세월호 희생자 추모 십자가의 길 걷다

 

강진성당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지난 5월 31일 세월호 침몰 현장이 보이는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날 중고등부 학생 12명은 진도 팽목항에 설치된 분향소 희생자들의 사진이 놓인 곳에 헌화와 분향을 하고 노란 리본이 이어진 방파제를 걸으며 묵주기도와 십자가의 길을 걸었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간 바다는 잔잔해 보이고, 섬에서 들어오는 여객선과 내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평온했지만, 팽목항은 온통 세월호 참사의 흔적인 노란색 슬픔으로 가득했다. 빨간색 등대가 세워진 곳까지 방파제에는 작은 타일에 새긴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갖가지 글과 그림들로 채워져 있었다. ‘기억의 벽’ 이라고 불리는 방파제 난간 아래 이어진 타일 그림은 전국 26개 지역에서 모인 4656장의 마음들이 모여 기억의 벽을 완성됐다고 한다. 첫 타일 문구 시작에서 유가족의 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원히 너와 함께’ ‘내 새끼, 큰 딸 보고 싶고 사랑한다’ ‘언제나 항상 영원히 너와 함께 있다.’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엄마 아빠 만날 때까지 행복해야 해’ 계속해서 이어진 애잔한 글과 그림들, 학생들은 이 기억의 벽에 새겨진 알록달록한 그림과 글들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그 당시 생중계되면서도 구조할 수 없었던 세월호 침몰의 모습을 기억하며 또래 아이들이 배 안에서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떨었을 두려운 순간에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다고 했다. 모두가 시인이고 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슬픔은 타일 속 그림과 글에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이어진 네모난 작은 돌을 가만히 드려다 보니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초성, 한글자음만 세 개씩 계속해서 새겨져 있다. 돌에 꾹꾹 새긴 것처럼 영원히 그들의 이름 하나 하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절규 같은 것이 가슴 밑바닥에서 뜨겁게 솟아올랐다.

팽목항 방파제에는 온통 노란 리본, 노란 현수막 물결이 일렁이고 있어, 세월호 사건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아픔이고 고통인지 느끼게 한다. 세월호 참사 위치는 팽목항에서도 30km 거리가 떨어진 저 멀리 병풍도 앞 부근으로 보이지도 않는 곳이다. 팽목항 부근 작은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이어진 너머로 그 어느 깊은 바다 속에 세월호는 지금도 침몰 되어 있고 9명의 실종자가 그 안에 남아 있는 것이다. 기울어진 배가 점점 바다 속으로 잠기는 것을 생중계로 바라보아야 했던 그 슬프고 안타깝고 분하고, 화도 났었던 그 날이 벌서 1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그 울화통은 꾸역꾸역 밀려와 원망할 자는 없어지고 푸른 바다만 밉고 얄미울 뿐이다.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내 딸, 내 아들, 내 남편, 내 가족이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있습니다. 세월호 안에 있습니다. 얼마나 캄캄했을까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내 가족이 그 끔찍한 곳에 대체 언제까지 있어야 하나요.’

‘ 수학여행을 간 자식이 1년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있습니다. 엄마의 마음이 얼어붙고 아빠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은 분향소 영정사진에도 노란색으로 채워져 있다. 영정 속 생기발랄한 어여쁘고 잘생긴 학생들의 표정에 눈시울이 저절로 붉어진다. 세월호에는 단원고 학생들과 민간인까지 포함하여 총 476명이 탑승했었고 그중 325명이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었다. 15명은 단원고 인솔교사였고 그 수를 뺀 나머지 분들이 일반인들이었다. 325명의 단원고 학생들 중 246명이 사망했으며, 15명의 인솔교사 중 3명이 생존, 일반인들 중 94명만이 생존했으며, 현재 실종자 수는 총 9명이며, 4명이 단원고 학생이다. 바다 속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에 철없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당한 아이들의 죽음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유리창 밖 구조선을 보면서 서로 위로하며 희망을 가졌을 아이들의 소망, 그 소망을 무참히 짓밟고 세월호를 침몰시켰던 4월 16일,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노란메시지들이 팽목항에서 펄럭인다.

방파제에는 여러 조형물들이 세월호를 기억하게 한다. ‘기다림 의자’ 라고 적힌 벤치, 세월호 모양 조형 배, 조형물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과자와 음료, 또는 소주 몇 병도 놓여 있고, 종교단체에서 두고 간 묵주 또는 동전까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은 다양하게 기다림의 등대까지 이어진다. 등대 앞에는 노아의 방주로 구원과 함께 새 생명, 새 나라를 향한 열망을 나타내는 하늘나라 우체통이 설치되어 있는데, 기억과 눈물을 집 모양으로 그려낸 우체함이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날 세워지다’ 라고 쓰여 있는 그 우체통에 학생들은 어떤 편지글을 써야 할까 고민했다. 우체통 옆에 놓인 종이를 하나씩 나누어 갖고 바다를 바라보거나, 노란 천에 쓰여진 각종 추모 글들을 읽어 보다가 한자 한자 써내려 간다. ‘기억하라 416’ 글자가 새겨진 부표 모양의 구조물 또는 ‘기억의 종’이란 조형물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학생들은 자신의 먹먹한 가슴속을 풀어보려 애를 썼다.

학생들이 붉은 등대 아래에 다시 둘러서서 기도를 한 후 기념사진을 찍을 때, 마침 실종자 학생 어머니가 다가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죽음과 실종이라는 두 단어가 동전 앞뒤 차이처럼 이렇게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실종학생의 엄마에게 나는 어떠한 위로의 말이 나오지 않았고, 표현할 수 없는 슬픔만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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