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노인들의 노후문제는 희망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고령화의 직격탄을 받는 곳이 농촌이다.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고 있는 농촌지역이 30곳의 이상이고 그 수는 계속 더해가고 있다. 이제 농촌의 들녘에는 눈 씻고 찾아봐도 젊은 농부를 볼 수 가없다. 그러다 보니 항상 강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농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농번기 때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일력이 부족하다. 어떤 지역은 가장 젊은 사람이 61세이다. 국가에서 만 65세에부터 최대 월 기초연금 20만원 지급을 하고 있으니 61세는 노인 기준 가까이에 있다 할 수 있다. 농사철에 고생해서 농산물을 수확해도 팔로가 없어 헛수고 할 때가 있다. 거기에다 태풍이나 가뭄이 오면 더욱 힘들어 진다.
농사일을 하는 대부분이 60대에서 70대가 넘어서도 일하다보니 이래저래 몸만 축나고 있다. 질병문제에 항상 노출이 되어 있는 상태다. 노인질환에서는 무방비 상태다.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을 때는 자식들에게 오래도록 병원 수발을 도와 달라고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런다고 경제적으로도 좋은 편이 되지 못한다. 마음 놓고 질병도 치료 받을 수 가 없는 것이다.
전체 인구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960년에 2.9%, 1980년에 3.8%, 2000년에 7.1%로 급격하게 증가하여 왔고, 또한 2020년에는 13.2%가 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전체인구에 차지하는 노인인구의 비율이 7% 이상을 고령화 사회, 14% 이상을 고령사회, 21% 이상을 초 고령사회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돌입하였으며, 2020년경에는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기간이 매우 짧아 고령사회에 대한 사회적 준비가 시급하다.
프랑스, 스웨덴은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에서 14%로 2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각각 115년과 85년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은 26년이고 한국은 22년으로 매우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중.고령자 10명 중 8명 ‘노후 준비 안 해’
월 최소 생활비 155만원에서 228만원 정도, 2년 새 30만원 늘어
스스로 아직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 50세 이상 중·고령자 10명 중 2명만 경제적으로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후에 필요하다고 보는 최소 생활비는 2년 새 23%나 가파르게 올랐다. 노인으로 생각하는 나이는 이미 정부 기준(65세)을 웃돌고 건강수명도 길어지고 있지만, 정작 노후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50~60대 ‘할아버지와 아저씨·할머니와 아줌마’의 불안하고 고단한 삶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은 10일 만 50세 이상 가구원이 있는 전국 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2013년 실시한 패널조사(5차) 결과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 준비 실태’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는 2005년부터 격년으로 이뤄지고 있다.
노후시기에 아직 진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중·고령자들의 80.4%가 노후를 위해 경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2011년 4차 패널조사 때의 63%보다 17.4%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로, 향후 노후에 들어서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19.6%는 국민연금, 예금·적금·저축성 보험, 부동산 운용 등을 통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부부 기준으로 필요한 월 최소 생활비는 160만원으로 4차 패널조사 때보다 30만원(23.1%) 높아졌다.
개인 기준 최소 생활비도 99만원으로 22만원 올랐다. 전체의 50.7%는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경제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주관적으로 노후라고 생각하는 시점은 평균 67.5세(남 67.9, 여 67.1세)로 2년 전 67.6세와 비슷했다.
노후가 시작됐다고 인식하는 사건은 10명 중 6명(56.8%)이 기력이 떨어졌을 때를 꼽았고, 일을 중단한 시기(26.7%)가 뒤를 이었다.
우리고장 노인들 ‘길어진 노후생활, 감당하기에 역부족’
강진읍내 마을(ㅅ마을) 문 모씨(73세)의 생활을 살펴보았다. 농촌의 어려운 환경은 노후를 위해 힘쓸 수가 없는 실정이다. 2남 1녀의 자녀를 둔 어머니로 살면서 30마지기 농사와 기타 수입으로 자녀들을 가르치고 결혼을 시켰다. 젊어서는 근력도 있고 아프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예전과는 사뭇 달라서 조금만 일을 해도 몸이 결리고 아파 온다고 한다. 교통사고 난 다음부터는 자신감도 없어지고 쓸쓸해지곤 하는 마음에 감정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농사일로 연 수익이 2천만원 정도인데 농약, 이양기사용로, 인권비 등 농사일에 들어간 경비를 빼면 농사일로 거두어들인 이익금은 겨우 1500만원이 못 된다. 그것도 장마가 지거나 태풍이 오는 그 때의 환경 조건에 따라 많은 변수가 있다. 월 생활비가 정말로 아껴 쓰고 절약하면 100만원에서 130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껏해야 암보험 하나 들어있고 노후를 대비한 일은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그렇다고 잘 먹는 것도 아니다. 밭이나 들에서 나는 채소 쌈이 전부인 것이다. 자식들이 어려우면 부모로서 가슴이 아파 돈을 빌려서라도 줄 수밖에 없고, 그 빚을 갚아 가느라 몸이 망가져도 약으로 버티며 일을 한다고 한다. 부모라는 이름 하나로 살다가 그마져 누워 있으면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마음이다.
김 모씨(67세)의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일에 쫒기다 보면 밥 한술 개 눈 감치듯 먹거나 아니면 거르거나 하였다. 본인 자신의 노후를 위한 계획이나 대책은 생각 할 여지가 없다. 특히 53세쯤 남편께서 병으로 이별을 하자 혼자 농사일을 시작하였다. 남의 논까지 합하여 30마지기를 혼자 해냈다.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슬하에 두었고 결혼도 다 시켰다. 집이 옛집이라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며느리가 집에 오면 불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생각다 못해 빚으로 집을 지었다. 지금은 빚을 정리해 가느라 정신이 없고 조금이라도 돈이 있으면 자식들에게 사용하게 되었다. 본인은 이제 아파서 당뇨, 혈압, 고혈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때로는 힘들고 외롭고 쓸쓸하지만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백세 운동교실(국민건강보험공단 완도강진지사)이 일주일에 3번 실시하고 있어서 바쁘지 않을 때는 마을 회관에 가서 웃음치료와 요가도 하고, 놀이도 하며 근력도 길러 허리 통증도 점점 없어졌다. 스트레스도 풀고 웃을 수가 있어서 좋다. 취미생활이라는 것은 그림에 떡이다. 농촌 환경이 그런 프로그램도 없지만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다행히도 건강백세운동교실이 있어서 유일한 휴식 공간 시간이 즐겁다는 것이다.
노후 자금의 사각지대인 농촌에서 노인문제는 가족해체와 노인들의 자살율이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농촌의 환경조건이 고령화 해 가는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노인의 약 87% 정도가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노인의 빈곤에 따른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노인에게 있어서 경제적 문제는 곧 빈곤을 의미한다. 이는 서구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즉, 미국과 영국에서 2차 대전 후 행해진 빈곤에 대한 연구에서 노인들의 대부분이 빈곤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노인들은 빈곤집단의 핵심이 되어 왔다.
이와 같은 노인의 빈곤은 곧 자녀를 비롯한 가족의 경제적 부양책임으로 이어지므로, 가족은 노인의 부양을 기피할 수 있고, 노인을 부양하고 있는 가족 역시 빈곤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노후대책에 대한 국민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특히 연금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이 우선 되어야 하며, 노인의 경제적 부양을 사회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국민연금, 노령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노인복지대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노인빈곤 율을 떨어뜨리려면 시장 영역에선 노인 일자리 제공, 복지 영역에선 공적연금· 의료보장성 강화 등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 <정관웅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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