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의 황동불상과 한국 최대의 관음전을 자랑하는 남미륵사(주지 법흥)가 최근 연방죽 조성을 마치고 28개국 연꽃을 식재, 형형색색의 연꽃을 피우게 하고 있어 화제다. 28개국의 연꽃을 식재하게 된 것은 연꽃을 연구하는 교수진과 손을 잡고 함께 키워내고 있기 때문인데, 현재 식재한 연꽃 절반이 꽃을 피우고 있어 각국의 연꽃을 볼 수 있다. 호주, 뉴질랜드, 태국, 캄보디아, 인도북부지방, 베트남 등지에서 가져온 연꽃들이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연방죽은 높이 36m의 황동불상 그림자가 연꽃 속에서 얼비치고 있어 많은 사진작가들로부터 인기다.
“연꽃을 가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질과 온도, 그리고 해충 및 잡초제거 등 할 일이 많다”
남미륵사 주지 법흥 스님의 말이다. 법흥 스님은 연꽃 식재를 위해 직접 잠수까지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연방죽에서 일하기도 한다. 연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이 이만저만 아니다.
주무숙(周茂叔)은 애연설(愛蓮設)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꽃에는 사랑스러운 것이 많다. 그러나 진나라 도연명은 국화만을 사랑했다. 당나라 이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란을 사랑한다.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이다. 나는 연꽃을 사랑한다. 그것은 연꽃이 더러운 진흙 속에서 나서 아름다운 꽃을 피기 때문이다. 더러운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의지를 고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속은 비어서 사심이 없고 가지가 뻗지 않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그윽한 향기는 멀리 퍼져 더욱 청정하고, 그의 높은 자세를 누구도 업신여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연꽃을 몇 사람이나 사랑하는지 모를 일이다. 모란만을 사랑하는 이 세상에.
연꽃은 사실 불교와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불상 받침대가 연꽃 모양을 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연꽃에는 불교의 깊은 뜻도 있는데, 연꽃의 특징을 네 가지로 나누고 있다. 첫째는 더러운 곳에 있어도 물들지 않는다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이고, 둘째는 연꽃은 꽃과 동시에 열매가 맸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가 둘이 아니라는 인과불이(因果不二)이다. 셋째는 더러운 진흙에서 양분을 받지만 맑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므로 취염토련(取染土蓮)이다. 넷째는 진흙 속에 뿌리가 있다 해도 결코 진흙으로 돌아가지 않고 언제까지고 연꽃으로 남는다는 본래연화(本來蓮華)이다.
이 네 가지 특징은 우리가 이러한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부처의 길이요, 보살의 길이라는 것이다.
남미륵사 법흥 스님이 연꽃을 고집하는 것도 바로 중생들이 연꽃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설법하려는 의도이다. 세계 각국의 연꽃을 보려면 남미륵사를 찾으면 되는데, 연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자신의 마음도 연꽃처럼 물들이면 어떨까 싶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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