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장여옥
수필가
모란촌 문학동인회 회원
조선대학원 국문학과 박사과정
지난 11월 4일 미국대통령 선거는 케냐와 인도네시아, 중 ․ 남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한데 끌어 모았다.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는 순간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정치적 흐름과 동태를 살피게 되었다. 이러한 지구촌적인 마음들이 모아져서 기대하고 지지하였던 대통령이 당선 되었다. 미국 국내의 정치적 행사인데 이렇게도 지지하는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건 분명 하나의 혁명이었다. 인권과 평등의 문제요. 자유와 해방의 소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그가 선택 받았다고 말한다. 경제적 난황이 그를 혁신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미국 제44대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당선 연설에서 “조국의 진정한 힘이 무기나 부의 규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상을 지탱하는 힘에서” 온다는 것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와 자유, 굴하지 않는 희망을 ‘미국의 비범함’이며 변화의 힘이라고 역설하고 있었다. 그의 연설에서 말하듯 그의 이상과 굴하지 않는 희망이 오늘의 역사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리라.
분명 그는 미국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정치 ․ 경제 ․ 군사 등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각종 신문들은 연일 많은 지면을 미국 대선에 할애 하였을 것이다. 「세계가 하나」임을 실로 실감하게 하였다.
그가 당선되었을 때 지구촌 곳곳은 축제의 장이 되었다. 단순히 정치적 승리가 아니라 인간적 승리로 이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꿈이요, 그가 승리의 연설문으로 시작하였던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라고 하는 슬로건이 자유를 찾아 달아난 흑인 노예가 쓰던 말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불어 넣어 주었다. 황색인종인 우리에게도 꿈을 심게 하였던 그가 흑인들에게는 꿈의 통로임이 분명 할 것이다.
그는 마하트마 간디, 아브라함 링컨, 마르틴 루터 킹을 존경하며 삶의 모토로 삼았다.
최연소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던 마르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목사로부터 시작되어진 꿈이 이제는 흑인들에게 결실을 이루어 가게 하는 모양이다. 흑인과 백인이 평등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려고 분투하던 그가 죽은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마르틴 루터가 본격적으로 흑인인권을 위해 나서게 된 동기는 1955년에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Montgomery bus boycot)'에 있다. 여기에서 시작된 인권운동은 그의 삶 전부를 바치게 만들었다. 그의 유명한 연설문 “나는 꿈이 있습니다” (1963년 8월28일) 라고 하는 서두가 그의 삶을 말해 주고 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조지아에서 미시시피와 앨라배마에 이르기까지 옛날 노예의 아들들이 옛날 노예주인의 아들들과 함께 형제처럼 살게 되는 꿈입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백인 어린이가 흑인 어린이와 형제와 자매처럼 손을 잡게 되는 꿈입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내 네 아이가 내가 겪어야 했던 젊은 시절과 같은 것을 겪지 않고, 또 그들이 피부색깔 대신 인격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고 평가를 받게 되는 꿈입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곳 워싱턴 시의 흑인들이 돈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든지 집을 사거나 세를 들고 집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꿈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 땅에서 아모스의 예언이 실현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내리며, 진리가 거대한 분류처럼 흐르게 되는 꿈입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창조주로부터 생명, 자유, 행복추구 등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받았다는 제퍼슨의 말을 인정하게 되는 꿈입니다.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모두 형제가 되는 꿈입니다. 나는 이런 신념을
가지고 나서서 절망의 산에다 희망의 터널을 뚫겠습니다. 나는 이런 신념을 가지고 여러분과 함께 나서서 어둠의 어제를 광명의 내일로 바꾸겠습니다. 우리는 이런 신념을 가지고 새로운 날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모든 아이들이 흑인이건 백인이건, 유태인이건 비유태인이건, 개신교도이건
가톨릭교도이건, 손을 잡고, 『자유가 왔다! 자유가 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하고
흑인영가를 부를 수 있는 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바마는 분명 마르틴 루터의 꿈을 완성하였으며,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인 간디의 염원이었던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에 대한 혁명, 폭력에 대한 혁명을 완성해 가리라 믿는다. 그리고 TV에 비친 그는 요즈음 링컨의 전기물을 들고 다닌다. 링컨은 “하나님께서 언젠가는 내게도 기회를 주실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역사의 한 장을 가장 아름답게 장식하였던 세 사람을 오늘도 닮아가려 할 것이다.
역사는 흘러가고 있다. 흐르는 역사는 말한다. 꿈이 있는 곳에 미래의 아이콘도 함께한다는 것을. 꿈을 이루어 가는 사람이요, 흑인의 한사람으로 미국의 대선에 당선된 그를 생각하면, 신화속의 이야기처럼 즐겁고 시원하다.
이러한 신선한 바람이 한국의 사람들은 물론이요, 전 세계적 사람들에게 불어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꿈이 있는 곳에 기회가 주어지며,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속삭인다. 우리 모두 비전을 품자. 세계를 밝게 비추어갈 비전을.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원대한 꿈을 꾸기를 소망하고 싶다. 가끔 청소년들을 상담하면서 꿈을 물어본다. 그런데 그들의 답은 힘겹게도 꿈이 없는 경우가 너무도 흔하다. 그들을 바라보면 기성세대의 문제점과 비틀거리는 사회적 환경이 미안하기도 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그들을 꿈이 없는 세대로 키워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기에.
오바마는 인종적 편견과 학대의 사회적 상황에서도 꿈을 잃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꿈꾸는 자’였을 뿐이다. 우리의 사회와 경제적 상황이 어렵기에, 더 많은 꿈을 꾸는 꿈나무들이 쑤욱 쑥 커가길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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