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다산 정약용의 보물 ‘하피첩(霞帖)’ 경매 소식을 접한 후 경기도 실학박물관이 하피첩을 구입은 물론 영구 보관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고 해 화제다.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필구)는 지난 9일 오전 상임위 1차회의에 앞서 의원간 담회를 통해 하피첩 구입 과 영구 소장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간담회 결과, 경매에 부쳐진 하피첩 구입과 관련 필요 재원은 의회에 배정된 교섭단체 예산에서 확보하기로 하고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는 것. 이에 따라 오는 14일 경매를 앞두고 발만 동동 구르던 정씨 문중과 실학박물관 등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문광위 소속 의원들은 예산확보가 불가능할 경우 한 뜻으로 상임위 자체 예산확보 등을 통해 하피첩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전시품 중 70~80% 정도가 복제품일 정도로 원본 소장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전국 유일의 실학박물관은 의회의 조치를 반겼으며 특히 김시업 실학박물관장은 하피첩의 가치를 인정하고 구입 대책을 세워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 뒤 반드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오는 14일 경매 예정인 하피첩(보물 제1683-2호)은 지난 2011년 비리 사건으로 파산한 부산 제2저축은행 전 대표로부터 압수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었다.
하피첩은 정약용이 강진에서 유배 중 아내 홍혜완이 보내준 시집올 때 입었던 다홍치마에 1807~1809년 두 아들에게 삶의 교훈이 담긴 글을 직접 적어 적어 보낸 서첩이며 자녀에 대한 아버지 정과 철학이 담겨 있다.
한편 강진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도 하피첩이 국보급의 유물인데다가 보관 상태도 훌륭해 반드시 실학박물관, 문화재청, 정부 등 공공이 소유해서 외국에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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