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탐진만 햇발 (성전초등학교 체육관 준공을 축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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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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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만 햇발 (성전초등학교 체육관 준공을 축하 하면서)
하늘나라로 간 아이

하늘나라로 간 아이

성전초등학교 체육관 준공을 축하 하면서!

곽영체 완도교육청교육장 (전 강진교육장)

성전초등학교 체육관 준공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옛일이 있다. 1970년 3월1일 교육경력 2년째 되던 시절 군동초등학교에서 성전초등학교로 발령이 났었다. 1972년 결혼 1년 후 첫아들을 낳았고 모교에서 6년을 근무하는 동안 초년교사인지라 교육에 대한 특별한 지도력도 없이 그저 열정 하나만으로 살았던 때였다.

때마침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던 때라 밤이면 리어커에 영사기를 싣고 마을을 돌며 홍보영화를 상영했다. 또한 마을 안길 넓히기 등 새마을 사업장에 풍금을 싣고 가서 새마을 노래를 가르쳐 드리기도 했었다. 마치 심 훈의 소설 상록수에서 농촌 계몽운동가로 나오는 동혁과 영신이 된 듯한 착각 속에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홍보를 마치고 밤늦게 돌아오는 나의 몸은 기진맥진하여 지쳐 있었으나 마음은 보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기자들이 찾아와 기사화하기 시작했고 교장선생님께서 스승의 날 표창도 해주셨다. 모교에 근무하면서 고학년을 많이 맡았고 배구부를 지도했었는데 운동지도를 해도 특별한 예산지원이 없던 때였다. 그래서 코치를 채용한 경비 유니폼, 대회출전 경비, 간식비등 제반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면서 빚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한 생활이 몇 년 동안 지속되자 빚쟁이들이 학교까지 와서 빚 독촉을 하는 바람에 유산으로 받은 논을 팔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지도한 아이들이 각종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전국 각지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 선수들을 보내기도 했었다.

1974년 4월 27일 일요일이었다. 다른 날 같았으면 교회를 가야 하는데 시합을 앞두고 있어서 선수들을 나오라고 해 다목적교실로 갔었다. 배구를 한참 지도하고 있을 때 세살 박이 아이가 문밖으로 나가 20여개나 되는 계단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나고 말았다. 아이가 분수대에 빠져 익사사고가 난 것이다. 물에서 건진 아이를 담요로 싸서 안고 인공호흡을 하면서 강진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일요일이라 병원도 쉬었다. 세 번째로 간 병원(삼세병원)에서야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의사선생님의 청천벽력 같은 진단에 슬픔만을 가득안고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별 방도 없이 집으로 돌아와 있자 이웃 어른들이 여러 가지 민간요법을 알려주었다. 찰벼 짚을 태워 연기를 쏘이면 살아난다고 해서 연기를 쏘이고 방 아랫목에 눕혔다. 아이의 얼굴은 발갛게 달아 올랐고 그 이후 심장은 다시 뛰지 않았다. 나는 동료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숙직실로 향했고 이웃사람들이 아이를 부모 몰래 묻어야 된다고 어디론가 데려가 버렸다. 아내는 아이를 학교 뒷산에 묻었을 거라 생각했는지 며칠동안 정신없이 아이를 찾아 뒷산을 헤맸다. 아내는 며칠이 지나서야 아이 무덤을 찾았는지 그날부터 날마다 진달래꽃을 한 아름씩 꺾어 아이의 무덤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 오곤 하였다. 그렇게 첫 아들을 잃은 후 비가 오는 날이면 무덤에서 아이가 살아 걸어 나오는 환상에 시달렸다. 집 문 앞에서 흙 범벅이 되어 문을 두드리며 엄마 아빠를 부르는 것 같아 그해 여름 비 오는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어느 날 출장 갔다 돌아오는 날이었다. 아내가 그 연못가에서 아이의 혼을 건져 하늘로 보낸다는 굿을 하고 있었다. 한동안 멍하니 지켜보다 쓸데없는 짓 한다고 핀잔을 했으나 내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파왔다. 첫 아이가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쉴 수 있기만을 기도했다. 내가 죽어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 죄짓지 않고 하늘로 간 그 아이를 제일 먼저 만날 수 있을런지·······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그 애절한 표현을 어찌 말로 글로 다 할 수 있으랴. 우리는 모두 정해져 있을 그 운명을 예측하려고 애를 쓴다. 그래서 신통하다는 점쟁이 집에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예측이 우연에 대한 불안을 덜어주기는 하나 약간의 위안이나 조심이 될 뿐이다. 결코 운명의 장난이라는 삶의 불확정성을 불식해 버릴 수 는 없는 것 같다.

내가 살던 관사에서 50미터 쯤 거리에 체육관이 준공된다. 그때 체육관이 있었다면 분수대로 인한 아이의 기구한 운명을 피할 수 있었을까?

체육관도 없이 열심히 운동지도 했던 혈기왕성했던 새내기 초년교사가 첫아들을 잃었던 곳. 지금은 교육장이 되어 돌아와서 바라던 그 체육관의 준공을 보고 있다. 면민의 숙원사업이고 원하던 체육관 건립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여 준공케 되어 감회가 깊다.

부족한 저를 본청과장을 거쳐 고향의 교육장으로 내려 보내시고 체육관 건립 예산까지 지원해주신 김장환 교육감님과 지자체 예산을 선뜻 지원해주신 황 주홍 군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로 준공 된 체육관이 모교 후배들의 전 천후 체력 단련의 장이 되고 내 고장 선배 후배님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생활 체육의 산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34회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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