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홍 의원이 지난 17일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의 모체였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났다. 당 관계자들에 따른면 ‘현 상황으로는 도저히 정권교체의 비전이 보이지 않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선택했던 탈당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주 최고의 이슈는 단연 황주홍 의원의 탈당이었다. 이 탈당의 핵심은 무엇인가.
‘문재인 대표는 그 동안 농어촌 지역구를 살릴 수 있는 여러 차례의 기회가 있었으나 자신의 최대 기득권인 비례대표를 지키기 위해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황 의원의 의견이다. 즉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도자와 함께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은 탈당의 방향에 대해 안철수, 천정배, 박준영, 박주선 의원등과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이어 가장 선도적으로 뒤를 이은 것이 황주홍 의원인 것이다. 안철수 의원과 황 의원의 인연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으로 합류할 때 무소속이었던 황주홍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인연을 맺고 민주통합당의 경선을 거쳐 당선을 영예를 안았던 것. 이 때문에 황 의원과 안 의원의 정치적 교감은 남다르다 할 것이다.
어제는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고, 이와 관련한 한 언론사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광주·전남·전북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36.2%로 새정치 민주연합의 17.5%를 거의 2배나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당대표에 대한 실망감과 안철수 신당의 기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보이는 지표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의원을 지지하고 선두에 섰던 황의원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어 ‘안철수의 황태자’ 소리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것이다.
한편 탈당과 더불어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선거구 획정이다. 현재 장흥, 강진, 영암의 해체는 기정사실화 되었다. 그렇다고 비관할 만한 것은 아니다. 황주홍 의원 특유의 싸움닭 기질이 발동하면 그 행보에 거칠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12년간 무패가 그의 성적표이다. 군수 3선, 국회의원, 전남도당 위원장 선거까지 파죽지세로 결정적 5승을 달성했다. 초선의원으로 당돌하게 도전했던 당내 최고위원만 실패 했을 뿐 그의 선거방식은 독특했고 효율적이었으며 상대방에게는 치명적인 효과를 냈다.
게다가 전남도당 위원장 선거의 상대자였던 이윤석 의원과 재격돌이라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강진·영암이 무안·신안으로 합구 될 경우 두 현역이 맞붙는다면 군세가 강한 무안·신안의 우세가 점쳐지기도 하지만 이미 전남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황의원이 승리를 한 적이 있고, 서삼석 전 무안군수가 출사표를 던지게 되면 무안의 표가 분산되어 선거판의 추는 황 의원측으로 급격하게 기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진·장흥이 고흥·보성으로 합구되더라도 황주홍 의원이 가지는 매리트에는 흔들림이 없다. 황 의원은 올해도 당이 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13, 2014년에 이은 3년 연속 수상이다. 황 의원은 올해 국감과 의정활동에서 그 활약을 인정받아 10관왕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에 대해 19대 국회에서 매우 독보적이며 이례적인 것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입을 모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쯤되면 전남 서남부지역 최고 인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이미 강진에서 3선 군수를 거쳤고, 장흥과 영암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이 되었으며 이번에 선거구 획정으로 미개척지 2개 지역구를 배경으로 삼게 되면 그야말로 광역단체장급 인사가 된다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황 의원 탈당과 안철수 신당 창당, 시작이 미약할지라도 그의 광폭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송하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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