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자랑스러운 강진인상 수상자
윤재준 (주)선도소프트 사장
“중학교까지만 다니다가 객지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고향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공헌한 바도 없습니다. 그런데 귀한 상을 받고 보니 그만한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은데도 자랑스러운 강진인상을 받게 되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나이가 더 들면 고향발전을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2월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8 재경강진군향우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에서 자랑스러운 강진인상을 윤재준 (주)선도소프트 사장이 받았다. 자랑스러운 강진인상은 그 어떤 상보다도 고향 사람들이 주는 상이어서 그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본지에서는 디지털 가산단지 내 월드메르디앙벤터센터(2차) 본사 사무실에서 윤재준 사장을 직접 만나 보았다.
(주)선도소프트란?
대한민국에서‘공간정보서비스(GIS)’산업이 움트던 1987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20여 년간 오직 GIS만 매진해온 기업이다. GIS는 단순한 지도제작의 개념을 넘어 국가 정보인프라와 공공기관의 행정관리 및 정책 결정, 기업의 의사 결정을 위한 핵심 도구로써 그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ITS, LBS,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구현되는 U-City에서 금융, 보험, 소매, 공공보건, 물류 등 Consumer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GIS의 활용범위는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선도소프트는 GIS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인력, 20년간 쌓아온 경
험과 기술력으로 대한민국 대표 GIS 기업이다.
도암면 항촌리에서 1942년 부친 윤양하(해남윤씨)씨의 3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은 도암우체국장을 지낸 지역유지였다. 항촌에서 낳고 자란 윤재준 사장은 도암초등학교 30회, 도암중학교 5회 졸업생이다. 광주 고등학교 9회로 졸업한 후 1960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1965년 졸업한 후 ROTC 3기 소위 장교로 부산 군기지사령부에서 2년간 복무하다가 전역했다. 1974년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마퀘트대학에서 기계공학과 석사까지 마친 후 1976년 스텐퍼드대학 산업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실패를 맛보기도 했지만 1988년 선도소프트를 설립하여 20년간 GIS만을 고집해왔다. 년 4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300여명의 인원이 일하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키워낸 그는 220만주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도암 항촌에서의 유년시절
윤 사장은 도암면에서 제법 큰 마을인 항촌에서 태어났다. 도암초등학교, 도암중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도암중학교는 1개반으로써 50여명이었지만 광주제일고도 진학하는 등 5-6명 정도는 광주로 유학할 정도였다. 읍 단위도 아니고 교통이 편리한 곳도 아닌,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지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그렇고 그런 시골 학교치고는 대단한 학구열이었다. 윤 사장 역시 강진에 있는 농고 정도가 아니라 당당하게 광주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다녔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합격했다. “중학교 때부터 저는 사업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러한 꿈 때문에 서울대 공과대학에서도 기계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기계공학과가 최고 인기 있는 학과였고, 취업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의대보다 더 알아주었으니까요.”
사실 서울대 공과대학을 다닐 때인 60년대에는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울산공과대 등의 주요 사립대학과 지방 국립대학에도 기계공학과가 속속 설치되는 시기였으니 윤 사장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기계공학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고, 1945년부터 비로소 시작된 기계공학의 역사는 교육적 빈약으로 성과가 전혀 없었다가 4.19와 5.16을 거치면서 경제재건정책으로 인해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던 그 직후였던 것이다.
디지털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예감
윤 사장은 서울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ROTC 3기 장교로 부산에서 2년간 복무했다. 군기지사령부에서 소위를 달고 장교로 복무하다가 전역한 그는 한영공업에서 2년, 한국기술연구소에서 2년간 살았다. 그런데 윤 사장 눈앞에 나타난 것은 컴퓨터였다. 특히 한국과학연구원에서 보았던 컴퓨터의 매력에 단박에 빠져버린 그는 도저히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과감히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마퀘트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밟았다.
“그런데 미국에서 회사에 취직을 해 직장생활을 하려니까 세상은 컴퓨터라는 걸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앞으로 분명 디지털 세상이 오겠구나 생각했지요”
윤 사장은 컴퓨터 분야로 진로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미국 대학의 컴퓨터 관련자들을 접근했지만 누구도 받아주지 않고 외면해버렸다. 가계공학이 전공이었으니 그럴만한 일이었다. 그는 고민하던 끝에 스텐퍼드 대학에서 산업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컴퓨터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암달이라는 회사였고 거기에서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익히기 시작했다.
내가 갈 길은 무엇인가
“중학교 때부터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늘 저를 자극했습니다” 1976년부터 1983년의 8년 세월 동안 그는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사업에의 꿈이 꿈틀거렸다. 결국 그는 1984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만다. 그리고 다산시스템이라는 캐드캠을 처음으로 도입하는 결행을 했다. 하지만 초창기다보니 시장 공략이 쉽지 않았다. 자금난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미국 암달의 시스템분석가이자 미국 카이저엔지니어링의 SW 기술자, 미국 시스템스컨트롤의 시스템분석가였던 그도 시장을 공략하지 못해 비운을 겪어야만 했던 것이다. 수요가 없었던 것이 결정적 이유였는데, 설령 있다고 해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시장의 외면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은 새로운 창조의 씨앗을 낳기 마련이었는데, 그것은 기계공학의 전문성을 컴퓨터와 접목해야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선도소프트의 전신인 (주) 캐드랜드를 설립하고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GIS만을 고집한 끝에 얻은 행운
신기술인 GIS 시장조사를 하다가 그는 뜻밖의 행운을 얻게 된다. 한 후배의 정보제공은 그로 하여금 삼성SID, LG소프트, 쌍용정보통신, 현대전자 등의 대기업을 물리치고 미국 ESRI 잭 데이저먼드 사장과 협력 체제를 갖기로 한 것이 그것이다. 중소기업이면서도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와 손을 잡았다는 것은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준 행운이었다.
1988년에는 ESR사와 GIS SW 독점 계약을 맺게 되고 그 이듬해에는 과학기술처로부터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을 받게 된다. 1992년에는 GIS 전문교육센터를 설립하고, 다시 그 이듬해인 1993년에는 한국지리정보산업협동조합에 지리정보산업 등록을, 1996년에는 국토지리정보원에 측량업 등록을 하게 되는 쾌거를 이룬다.
“지리정보시스템이란 정부에서만 사용하는 것입니다. 국가정보인프라로써 농촌의 농지관계, 농업에 필요한 물고랑, 경지개혁을 정리하고, 환경과 자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도시계획, 시설물관리, 국방시스템관리, 지리통신시스템관리 등 응용분야가 많은데 이것이 주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IS 산업의 리더가 되다
윤 사장은 1998년부터는 APEC 21개국에 기업인 자문위원 한국대표로 10년간 복무했다. 대통령이 임용하는 임용직으로서 중소기업 대표로 10년간 활동한 것이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윤 사장은 2003년에 코스닥에 등록했다. 2004년에 지금의 (주)선도소프트로 사명을 변경한 그는 민간업체 최초로 GIS 포털사이트 ‘우리사이(http:/ www. wooricy.com)을 오픈했고, 인터넷지도의 위치인덱스 서비스관련 특허취득, 사용자 지명사전 전자지도 시스템 관련 특허취득을 했으며 이제 더 큰 도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 GIS를 도입한 회사는 1600여 곳이나 되고 이용자수는 9000명에 달한다.
창립20주년을 맞이하여 연안해역의 수질관리 시스템관련 특허를 취득했고 지리정보 링크 및 웹컨텐츠 서비스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북경에 해외 사무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가정보인프라이기 때문에 80% 고객이 공공기관입니다. 그러기에 금융위기가 찾아와도 별 지장이 없습니다. 지리정보 사업은 아주 초창기이지만 10-20년 동안 발전할 수 있습니다. 고향후배들도 이 분야에 많이 진출했으면 합니다”
고향발전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기회 있기를 노력할 터
“상은 그동안 많이 받았지만 자랑스러운 강진인상처럼 감동을 준 상은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 강진은 너무나 자랑할 것이 많습니다. 북에는 소월 남에는 영랑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서정시인의 대가 김영랑 시인이 있고,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목민심서 등 불후의 명작을 쓴 다산초당이 있는 곳 아닙니까. 제 어머니도 지금 도암에 계시지만 해남윤씨입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강진인상의 상패도 강진고려청자였지만 청자만큼 우리 민족의 긍지를 높여준 명작이 그리 흔하지 않지요, 그런 청자의 역사가 있고 만들어지고 있어 늘 강진을 자랑하고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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