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향우 윤형순 시인이 4년 연속 「세계시문학」에 시를 발표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이다. 「세계시문학」은 시작을 영문과 한글로 동시에 게재하는 문예지로 오해 제33집을 발간했다. 지난 해 11월 24일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제33집 세계시문학 출판기념회와 제29회 세계시 문학상 시상식을 갖기도 했다.
윤형순 시인의 「세계시문학」발표작은 ‘다산초당 가는 길’로 영문과 함께 실렸다.
한양에서 남도천리/ 죽장망해 부설지로
강진땅에 당도하니/
인적은 한산하고 반기는 이 하나 없네./
가까스로 물어물어 주막집에 찾아드니/
주모가 맞이하네/
호롱불 등잔 밑에 짐보따리 풀어놓고/
사지육신 쌓인 피로 한숨으로 달래면서/
천정만 바라보니 내 신세가 처량토다./
사년 동안 주막집을 사의재라 명명하고/
맑은 정신 가다듬어 글공부 시작하고/
심신이 안정되어 사방을 둘러보니/
북쪽에는 우두봉이 서남쪽엔 만덕선이/
동남으론 탐진강이 유유히 흘러내려/
산천경계 수려하고 오곡백과 풍성하여/
풍요로운 고장이다./
하루는 만덕산 귤동마을 거슬러서/
만덕산 중턱 올라 강진만을 굽어보며/
처자생각 형님생각 한양 땅과 흑산도를/
허공에 그리면서 십팔 년간 이곳에다/
다산초당 터를 세워 학문에만 심취하리.
사의재(四宜齊) : 다산 정약용이 18년간 유배시 다산초당으로 가기 전 4년 동안 머물렀던 주 막집
죽장망혜(竹杖亡鞋) : 대나무 지팡이와 짚신 발
부설지로(負설之勞) : 귀양살이 가는 이를 돕는 짐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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