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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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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선진국 일까?
윤광제(시조시인)

2016년이 된 지 딱 1개월이 지났다. 여기저기서 통계자료가 나온다. 작년 한 해 성과를 수치로 나타내니 순위 따지기 좋아하는 우리나라인 만큼 이리 재어 보고 저리 재어 보며 어떤 순위가 높은지 관심 있게 바라본다.

뭐 월드컵 대회만 열리면 늘 했던 것이 ‘16강에 들기 위한 경우의 수 찾기’였으니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미 통계의 달인이요 정보 분석의 달인이 되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그런데, 통계자료를 분석하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그 수치를 보며 자신이 식자(識字)인 체 해석을 덧붙인다.

그러면서 얘기하는 부분이 ‘대한민국, 선진국 되려면 아직 멀었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은 진짜 선진국은 멀었고 아직도 개발도상국, 아니면 후진국인가?

사실 그들이 제시하는 수치를 보면 대한민국은 완전 후진국이다.

뉴스 등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심도 있게 다루며, 특히 여성가족부에서 사랑(?)하는 대표적인 통계가 하나 있다.

바로 ‘성 평등지수’이다. 유독 많은 통계 중에서 이 통계만 가지고 대한민국은 아주 남녀평등으로부터 몰상식, 몰지각한 나라로 취급되고 있다. 심지어 이 통계가 우리나라 국격의 상징처럼 표현된다.

그 통계를 한 번 들어보자. 통계자료의 공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조사 대상국 세계 145개 중 115위로 나왔다. 성평등지수는 0.651로 중간에서 조금 넘는 쉽게 표현하자면 100점 만점에 65점쯤 된다. 1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0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니 예전 ‘수우미양가’식으로 분석을 하면 대한민국은 65점으로 ‘양’을 기록한 것이다. 절대평가로 양(良)은 ‘그래 이 정도면 양호(良好)하다’는 뜻이니 긍정적으로 평가해볼만 하지만 상대평가로 보면 115위로 하위 20%에 해당한다.

아주 충격적인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순위를 살펴보면 늘 그렇듯 북유럽의 나라들이 상위를 차지했다. 아이슬란드가 1위, 노르웨이가 2위, 핀란드, 스웨덴이 그 뒤를 잇는다. 잘 모르는 나라들도 일부 상위를 차지하고 이름난 나라 중에는 18위가 영국, 28위에 미국이 있고 뜻 밖에 47위 카자흐스탄이 있으며 91위에 중국, 92위에 인도네시아, 101위는 일본, 더욱 놀라운 것은 102위에 스위스, 108위에 인도, 그 다음에 115위로 한국이 있다. 특별히 관심이 가지는 않지만 그 아래쪽으로 중동의 아랍 형제국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117위 쿠웨이트, 119위 아랍에미레이트, 122위 카타르, 134 사우디아라비아, 성 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는 0.484점을 얻은 예멘이다

WEF는 남녀의 경제 활동 참여·기회와 교육, 건강, 정치 등 4개 분야에서 여성 대비 남성의 상대적 격차를 수치화해 각국의 순위를 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 상대적인 수치에 있다.

예를 들자면 아프리카의 레소토라는 나라는 여성의 85%가 글을 읽을 수 있고, 반대로 남성의 66%가 글을 읽지 못하는데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으므로 식자율에 대한 성격차(性隔差) 지수는 1위를 기록한다. 그런데 한국은 남녀 공히  99% 이상 글을 읽을 수 있지만 소수점 차이로 남성이 더 높으므로 당연히 여성보다 남성이 비교 우위에 서면서 순위가 낮아졌다. 게다가 한국는 군복무중인 남성을 대학생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대학생 수가 2년이란 기간 만큼 여자보다 더 많고 학생수도 많아졌다. 그러므로 한국은 교육에 관해서는 심각하게 남성이 우대받고 있다는 희한한 결과로 이어져 결국 102위를 기록하게 된다. 교육지수만 봐도 이러한데 나머지 부분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굉장히 위험한 통계를 내고 있음이 드러난다. (전체 순위에서 레소토는 61위이다)

이 통계만으로 남자들을 몰아붙이고 여성가족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예산을 차곡차곡 쌓아준다. 뭔가 엉터리 같은 통계이지만 공신력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람에 반박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이 통계만 보면 분명히 대한민국은 여성차별을 심하게 하는 몹쓸 나라, 후진국이라고 규정하기 딱 좋다. 그런데 다른 통계를 보면서 생각해보자.

영국의 레카툼 연구소에서 재미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레카툼은 지난 2008년부터 전 세계 142개국을 대상으로 경제, 기업가 정신, 국가 경영·통치 능력, 교육, 개인 자유, 보건, 안전·안보, 사회적 자본 등 8개 분야에 점수를 부여해 세계번영지수를 밝혔다. 즉, 어느 나라가 살기 좋냐는 순위를 매긴 것이다. ‘2015 세계 번영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보다 3계단이나 주저앉았다. 성평등지수에서 115위를 기록했는데 이 지수는 3계단이나 주저 앉았다니 아주 심각해 보이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28위이다. 뭔가 실망스러워진다. 이렇게 되면 후진국이라 평하기가 애매해진다. 일단 분야별 순위를 보면 경제력 17위, 기업가 정신 23위, 국가 경영·통치 능력 35위, 교육 20위, 개인 자유 66위, 보건 21위, 안전·안보는 17위, 사회적 자본은 85위 등이다. 이렇게 보니 그럴 듯 하다. 우리나라보다 살기 좋은 나라로는 싱가포르(17위), 일본(19위), 홍콩(20위), 대만(21위)이 있을 뿐이다. 이중에서 사실 인구와 국토를 감안해서 국가로 표기하기 뭔가 거시기한 나라를 제외하면 일본 외에는 우리나라 위에 있는 아시아 국가는 없다. 참고로 전체 1위는 노르웨이다.

또 다른 지표인 2015년 전 세계 선진국지수 (2015 HUMAN DEVELOPMENT REPORT)를 보자. 이 통계는 각국의 소득, 교육, 수명,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 통계도 1위는 노르웨이가 차지했다. 2위는 호주, 3위는 스위스, 4위 덴마크, 5위, 네덜란드, 6위 독일, 8위 미국, 9위 캐나다, 14위 스웨덴, 15위 영국, 17위 한국, 20위 일본이 상위 20위를 차지하며 90위에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 점점 이상하다. 분명히 한국은 민족정신이 미개한 성차별국가로 인식했는데 다른 지표에서는 성적이 조금 높다.

세계 여권 파워라는 통계도 있었다. 여권의 파워는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나라의 개수가 많을수록 높은 순위를 기록한다. 이 통계의 1위는 다들 머릿속으로 생각할 그 나라가 들어간다. 바로 미국과 영국인데 두 나라는 무려 147개국을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 2위는 145개국을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나라로 독일, 프랑스, 그리고 뜬금없이 한국이 있다. 3위는 144개국이 가능한 이탈리아, 스웨덴, 4위가 143개국이 가능한 덴마크, 싱가포르, 핀란드, 일본이다. 이쯤 되면 왜 중국에서 한국인의 여권을 수백만 원씩 들여서 거래하려는지 알 수 있다. 여권 파워만 감안했을 때 대한민국은 어마어마한 나라임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통계를 보자. 미국의 비영리기구인 세계사법정의계획(World Justic Project)에서 총 47개 부문의 자료들을 종합 분석해 발표한 2015년 세계 국가 법치지수 순위(조사대상국 102개국)에 따르면 1위에 덴마크, 2위에 노르웨이, 3위 스웨덴, 8위 독일, 11위 한국, 13위에 일본이 오른다.

캐나다 외무부에서 평가한 ‘국가 안전도’라는 지표에 의하면 1등급을 받은 안전한 여행지로 한국이 꼽혔다. 물론 노르웨이,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미국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자체로도 빛나는 곳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 외에 세계 각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범죄지수 낮은 나라에 1위는 한국, 2위 싱가포르, 3위 카타르, 4위 일본이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9위에 덴마크, 12위 스위스, 14위 핀란드가 있는 걸 보면 정말 우리나라는 좋은 곳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에 IOC 회원국은 206개국이며, FIFA 회원국은 209개국(영국은 회원국이 4개인 관계로 두 단체의 회원국은 모두 206개라고 보면 된다)이다. 즉 모든 나라를 기준으로 할 때 대한민국은 상위 20%에 왔다갔다 하는 수준이다. 학생의 성적표를 보더라도 상위 20%이면 꽤 잘하는 편 아닌가?

즉 대한민국은 규모면에서 이미 선진국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본다. 다만, 그 내부에 조정과 개선이 필요한 부문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2016년 새해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한국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죽고 싶다’는 표현을 입에 달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무조건 노력만 하라고 강조하기가 미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2016년을 맞고 있는 상황이 사실은 전 세계를 기준으로 상당히 안정적이고 삶의 질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올해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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