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작품인 「올새」는 순천만 갈대 활용, 포토전으로 인기
원목 그 자체의 숨결을 살린 작품들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
강진의 명인 이정옥 작가는 성전면 월출산 기슭인 월남마을에서 살고 있다. 눈을 뜨면 월출산 경포대와 기암괴석의 산봉우리들이 보이고, 눈을 감으면 사시사철 둥싯둥싯 솟은 바위들을 넘거나 그 옆구리를 치면서 흐르는 계류의 물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그의 작업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여러 장정들이 힘을 합쳐도 들 수 없는 원목과 기기묘묘한 나무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재료들은 150평가량 큰 작업장에 가득 차 있고 둘 데가 없어 야적까지 하고 있다. 작업장 바로 곁에는 녹차밭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고 전시장도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작업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정옥 작가는 강진군 명인으로 전국 무등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바 있고, 국제 티월드 초대전(코엑스), 여수 엑스포박람회 솟대작품 설치, 헤스티아갤러리 개인전(분당), 전라남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지역작가 초대전, 영랑문학제 초대전을 해왔기 때문에 그의 역량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이정옥 작가가 지난 5월 5일부터 16일까지 전남농업기술원, 빛가람혁신도시 일원에서 열린 2016 세계환경디자인박람회 특별전시초대전을 가졌다. 3인의 목인전으로 이정옥 작가는 17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정옥 작가의 이번 작품은 곁에 놔둔 채 두고두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친근감과 경외감을 준다. 작품마다 원목의 나무결을 그대로 살려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이 나무결이다. 신비함을 더해 주는 나무결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이 작가만이 갖는 독특한 장점이다. 그 나무결을 살리기 위해 팔 벌려 크기의 작품이나 바가지 크기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어마어마한 원통을 손질하고 또 손질한다. 음식을 담는 그릇, 원앙 한 쌍, 다담그릇을 보면 나무결을 갖는 신비에 경악을 느낄 정도이다.
어떤 작품은 보석처럼 빛나는 작품도 있다. 나무에 숨겨진 나무결을 귀신처럼 찾아내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설령 네 다리가 달려 있다 해도 전혀 인위적인 것이 가미된 것이 아니라 원통에서 연결되기 때문에 편안함과 친근미를 더욱 느끼게 한다. 나무의 상처까지도 작품화 하는 그의 솜씨는 가히 죽은 나무를 살게 한다. 아니 하나의 예술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런데 세계환경디자인박람회에서 선보인 작품만으로 그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의 작업장의 크기만 보아도 상상을 초월하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자연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되기 때문에 그의 손은 명인을 뛰어넘어 가히 신의 손이라 할 수 있다.
세계환경디자인박람회에서 그는 순천만 갈대를 활용해 야외의자, 포토전을 만들어 「올새」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인기가 대단한 것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었다.
“저는 강진군 명인으로 그 소임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재능기부 일환으로 푸소체험학생들을 위해 기간제 수업을 계속할 생각으로 강진군교육지원청과 MOU를 체결했습니다.”
강진의 명인 이정옥 작가는 이번에 강진이야기란 제목으로 오는 6월 3일부터 15일까지 강진아트홀 전시회에서 목공예 2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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