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꽃 ‘무궁화’ 230년생도 최근 식재
남미륵사를 찾는 관광객들은 40%가 경상도 사람들이다. 물론 강원도나 서울 경기에서도 많이 찾는 강진의 명소이다. 우리나라 어느 산천이고 곳곳마다 사찰이 많지만 남미륵사만큼은 특별하기 때문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씩이나 지낸 전 총무원장은 남미륵사 만불전 준공식에 참여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었다. “법흥 주지 스님의 대작불사야말로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게 만드는 일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처럼 장엄하게 불사를 이뤄낸 사람은 아직까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해상왕 장보고 청해진 대사가 중국에 적산법화원을 세웠지만 남미륵사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면 남미륵사의 불국토가 얼마나 장엄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관음전만해도그 규모가 전국에서 1위이다. 33인의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나무로 조성되어 있어 우리나라 어느 사찰에 가도 볼 수 없을 정도이다. 동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황동불상, 2만 3천불의 부처님을 모신 만불전 등 그 규모 때문에도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남미륵사이다.
그런 남미륵사가 최근 몇 년 전부터 연꽃의 세상을 열고 있다. 연방죽은 네 곳이나 있고 39개국의 연꽃이 활짝 피어 세계연꽃공원임을 자랑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꽃 사랑은 남미륵사 주지 법흥 스님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서였다. 특히 빅토리아 연꽃은 어른이 연잎에 앉아도 부러지는 일이 없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대거 몰려드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많은 불자들이 연꽃에 올라서 사진을 찍었고 이는 불심을 키우고 포교를 하는데 크게 작용을 했다. 어떤 역사책에서나 문헌에서 발견할 수 기이한 일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철이 되자 연꽃이 만발했다. 여러 가지 색깔을 자랑하는 연꽃이 적어도 네 곳에서 만개한 것이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한다. 또한 더러운 곳에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청자에서도 연꽃무늬를 많이 새겨 넣는다. 고려청자 중 국보급 청자에 연꽃무늬가 많은 것도 연꽃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연꽃은 우리 조상들이 사랑하고 아끼던 꽃이었다.
남미륵사에서는 우리나라에 있는 연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연꽃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볼만한 사찰이다.
연꽃의 향기 따라 힐링이 되는 곳이 남미륵사인 것이다. 여러 나라의 연꽃을 보면서 마음을 넓히고 마음을 청정하게 하며 속진의 때를 말끔히 씻어낼 수가 있다.
남미륵사에서는 최근 230년생 무궁화를 식재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정원에서 재배되는 낙엽관목이다.
강릉의 방동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520호 무궁화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이다. 그렇다면 남미륵사에서 식재한 무궁화는 230년 쯤 되므로 두 번째로 오래된 무궁화라고 추측할 수 있다.
강진에는 문화관광지가 많다. 다산초당을 비롯해 영랑생가, 청자도요지 등이다. 영랑생가에 가면 세계모란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남미륵사에 가면 세계연꽃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모란이나 연꽃이나 모두 우리 선조들은 청자에 그 무늬를 새겼다. 그러므로 모란과 연꽃, 연꽃과 모란은 적어도 고려청자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다.
모란을 보려면 영랑생가요, 연꽃을 보려면 단연 남미륵사이다. 이 여름 남미륵사의 연꽃 향기 따라 힐링의 순간을 만끽하면 좋을 듯싶다. 송하훈 기자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