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잠자리에 들어 하루를 돌아보면서 느끼는 것은 내 나이가 몇인데....... 가까웠던 친구들도 다 떠난 허허벌판 낙목한천(落木寒天)에 홀로서서 한숨을 쉬어보지만, 아직껏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일이로구나 내가 지금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이구나라는 생각에 곁에 곤히 잠든 아내의 손을 꼭 잡아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즐겁다거나 괴로운 일 등등 일희일비(一喜一悲)를 겪으며 지내다보니 어느새 세월에 떠밀려 뒤엉켜 살아가는데 어쩌면 잠시 뒤 교통사고나 어떠한 일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다행히도 운 좋게 이날이 오도록 버티고 살아낸 것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담장에 곱게 피어났던 장미다발이 날이 가니 시들어가듯 우리들 인생도 오가는 세월 앞에 가고마니 모든 부귀영화를 누리던 솔로몬왕도“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며.”......라고 했다지요.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면 없어지나니 그곳이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시편103편.
우리가 목적이 있는, 의미 있는 인생을 산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한 생을 곱게 늙어가는 그런 노인들이야말로 인품(character)이나 기품이 여간 고와 보여 늙음 속에 새로움이 보입니다. 곱게 늙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비록 늙어가지만, 낡아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추(醜)하게 늙지 않았다는 뜻이기에 덤으로 사는 인생, 남에게 손가락질 받지 말아야한다는 의미로 늙음과 낡음의 차를 단 한글자만 바꾸면 전혀 다른 내용이 되듯 아주 다르답니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했습니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사람이 나이 들면 인생을 물같이 사는 게 제일이라고 하듯 물은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성냄이 없이 고요히 흐릅니다. 노자의 물(水)의 철학은 그같이 어디서나 조용히 흐르듯 그 본질은 변치 않으면서 어떤 모형의 그릇에도 거역치 않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바다로 가며 바다는 더러운 물이라도 거스르지 않고 다 감싸 안아 받아주듯 해불양수(海不讓水)같은 입장에서 남은 인생 조용히 살아가라고 합니다.
<물은 아름답다. 남의 더러움을 씻어주는 어진 덕을 갖고 있다. 물을 보는 일을 즐겁다. 고이면 고인대로 흐르면 흐르는 대로 여유 있고 편안하다. 물은 성스럽다. 생명이 그 안에서 살고 땅이 윤택해진다.>는 노자(老子)의 물에 대한 이태준 무서록(無序錄)중에서.........
가끔 노인들 모임에가 들어보면 웃고 오는 유머 같은 말들이 많답니다. 염라대왕도 한국 사람들 때문에 못해 먹겠다고 몸져누워 버렸다고 전하라고 하는군요. 그 이유인즉, 60세 되신 분을 잡아오라고 저승사자를 보냈더니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70세분은 아직 할 일이남아 바빠서 못 간다하고,8,9,100세까지도 뭐가 그리 바쁜 일들이 많은 것인지? 별의별 핑계만대며 안 간다고 전하라고만 하는군요. 그러니 염라대왕인들 해먹겠어요. 아 글씨 150세에는 이유를 달지 말아야하는데 미리와 내게 인사도 않고 좋은 자리 차지하고 앉았지 뭡니까?
괴씸 죄를 적용해서 불러다 불지옥 가마로 보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오히려 시원하다면서 미역국에 계란 까먹고 잠자고 있더라구요. 기가 차 내가 안 되겠다싶어 법을 개정하고 지옥을 리모델링하려고 했더니 미리 지옥에 와있는 몇몇의 한국국회의원들이 짜고 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는 다구요?...... 이러니 난감해 참말로 어찌해야할꼬? 이제염라대왕도 못해먹겠다고 전해라합니다. 그게 백세인생 노래, 작곡 작사자분의 말씀이라나요.........
지혜로운 삶이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참기어려움을 참아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른 이의 허물을 기꺼이 용서하고 절제해야하기에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그것이 수행자의 덕(德)인 것처럼 남들의 악행(evildoing)에 함께 휘말리지 않고, 강한 자 앞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은 결코 비겁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진정한 참음이기 때문이지요. 상대의 욕설과 비방을 잘 참는 그 사람이 결국 지혜로움(sensible)입니다. 큰 바위가 폭우가 쏟아져도 부서지지 않음같이 비방과 칭찬, 그리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만나도 지혜로운 사람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무게감이 나타납니다.
미국의 리버사이드대학 심리학 학술지영구체험결과를 참고해보면 이기적인 인간(an egoist)들이나 남을 이용해 성공하겠다는 자들보다, 정직하고 양심적이며 마음 비우고사는 사람이 남을 이용하려는 소유자보다 30%이상 장수(a long life)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착한 마음의 정체는 마음의 무욕상태, 즉 자기단속으로 지나침을 버린다는 뜻이지요. 모든 병의 뿌리는“과욕이나 허영심”에 있으니 욕심 없이 마음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외려 오래 산다는 결론입니다.
불노불사(不怒不死)가 인간들의 소망이라면, 태어나 늙고, 병들어죽는다는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인간의 숙명(destiny)이며, 영원히 늙지 않는 비결은 세상어디에도 없을 테고, 마음이 몸보다 먼저 늙는 것만 경계해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학계의 발표이듯 늙어 덤으로 살아가려는 분들이야말로 맑은 옹달샘 같은 마음 지니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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