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영농비 절감으로 불황타파
“희망의 농업으로 미래를 펴자”
일본으로 수출되는 칠량 국화
단기간에 올리는 고소득 농업
농업이 어렵다는 것은 하나의 사치인지도 모른다. 유가 불안전과 비료값 인상, 영농자재 상승으로 농업인들의 마음은 마냥 어둡기만 하지만 돌파구를 찾아 희망을 심는 농가가 있다. 칠량면 월송 최삼인(56) 김매례(51)부부다. 그들 부부는 장미재배를 하면서도 국화재배를 해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행운을 얻었다. 당연히 단기간에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되었다.
최삼인 부부가 16만본의 국화를 심은 것은 지난 9월 말경이다. 20년 가까이 장미를 재배해 오다가 유류가격이 폭등하는 등 불안전한 상태가 되자 국화를 심기로 결심하고 1200평의 비닐하우스에 모종을 심었다. 농업기술센터의 이재신 연구사와 국화수출유통사업단의 권유 및 기술제공을 받게 된 것이 출발하게 된 동기였다. 3개월이 지난 올 초에 최씨는 1차 3만본의 수출계약을 맺어 지난 3일부터 7명의 인부들과 함께 국화를 따내기 시작했다. 꽃이 일찍 핀 것은 국내에 팔고 젖꽃판 크기로 꽃망울이 맺은 것은 전부 일본으로 수출한다. 국내 시세 역시 좋아서 수출가격과 맞먹으므로 전혀 걱정이 없다. 16만본 모두를 팔게 되면 3개월만에 8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게 된다. 단기간에 얻는 고소득이다. 그런데 국화는 다시 자른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다시 심을 필요가 없이 수확만 하면 된다. 이 때 국화는 밑뿌리에서 더 많은 가지가 나기 때문에 수확량은 더 좋다. 똑 같은 수확량이라고 해도 5월이면 8천만원의 소득을 다시 얻게 되는 것이 국화재배다. 일년에 두차례 수확을 하는 셈이다. 인건비 투자비를 제한다 해도 1년 농사에 1억 이상의 소득이 된다.
국화재배는 특히 겨울철 놀고 있는 노동력을 이용할 수가 있어 좋다. 할 일이 없어 마을회관에서 무료하게 겨울철을 보내는 사람들이 따뜻한 하우스 안에서 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국화재배는 장비보다 고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재배가 더 쉽다. 성장기에는 15도 정도만 되어도 되고, 분화기 때에만 23-4도를 1개월 정도 유지해주면 그만이다. 별도로 온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다만 겨울철의 일조량 부족으로 전조시설만 하면 된다.
최씨가 성공을 거두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영농비 절감대책이다. 농민들이 시름을 하는 것은 영농비 상승 때문이었다.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불황과 소비위축은 전반적으로 어렵게 하고 있지만 최씨는 과감하게 영농비가 적게 드는 국화재배를 통해 단기간에 고수익을 창출해냈다.
사실 최씨는 근면 성실하다고 소문난 사람이다. 20년 가까이 장미재배를 해오면서도 성실히 해왔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었다. 이러한 최씨가 유가불안정으로 인해 많은 비닐하우스 재배농가가 재투자를 하거나 시름을 겪고 있을 때 영농비 절감으로 일석이조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위기를 극복의 기회로 삼는 것은 지혜요, 전략이다. 어렵다고 지레 겁먹을 것이 아니라 난관을 극복해내는 슬기가 절실히 필요한 기축년이다. 최씨처럼 한평생 성실히 살아온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영농비를 절감하여 고소득을 올리는 지혜를 짜낼 때 결코 기축년 한 해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 같다.
송하훈 기자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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