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떠났다가 다시 농사짓기 시작하며 농촌문제에 관심
농정실패 책임 농민에 저하는 정부의 잘못 바로잡아야
강진군농민회는 3월22일 오전 10시 농업기술센터 강당에서 농민총회와 이어 신임회장 취임식을 개최한다. 이날 신임회장에는 칠량면 구로마을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최한섭(65)회장이 취임할 예정이다. 2년간 강진군농민회를 이끌어갈 신임 최한섭 회장을 만나 농민회의 활동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최 회장은 “강진군농민회 정식회원은 50~60여명이지만 농민회는 농업에 종사하는 모든 농민을 포함하는 단체다”며 “강진군 농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07년부터 농민회 활동을 시작했다. 농민회에 적극 활동하게 된 계기는 “고향을 떠났다가 다시 내려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농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농민회에서는 밥쌀 수입 저지 및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 등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농민의 안정적 경작이 우선되도록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농민회가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로 도와 군의 경영안전자금 조례지정을 할 수 있었고 그로인해 농민들에게 직불금 지원을 이루어냈다”고 덧붙였다.
현재 농민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로는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반대 운동이다. 정부는 지난해 쌀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중가의 93%인 4만5천원(1등급 40㎏ 기준)에 벼를 매입했다. 그러나 최종 가격은 860원이 적은 4만414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재작년 5만2천원보다 무려 15%가량이 떨어진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이미 지급한 우선 지급금의 차액 환수에 나섰지만, 농민들은 쌀값 폭락으로 소득이 많이 줄어드는 타격을 입은 데다 이미 지급된 우선 지급금까지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여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농민회에서는 정부의 쌀값 하락 등 농정실패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대해 환수 거부 운동에 나선 것이다. 이에 강진군농민회에서는 군의 벼 경영안전자금이 2017년에 조례가 완료되지만, 계속 연속되도록 의회와 노력해 나갈 생각이다.
농민회에서는 지난해에 트랙터를 몰고 '청와대 진격'을 시도한 바도 있었다. 강진군농민회에서도 2차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 결성에 따른 농기계 투쟁에 참여해왔고, 최근 전국적으로 ‘공공비축미 환수거부' 3차 투쟁 선포식이 이어지며 확산될 전망이어서 그에 따른 대책 강구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농민회는 소농민들을 대변하는 단체로서 정부의 농민정책이 농민들의 삶을 수탈하는 정책이 되는 것을 막고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고자 하는 단체다”며 “쌀값 안정 등 농민들의 기본권을 무너뜨리는 부당한 정책에는 투쟁을 통해서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현실에서 농민회 또한 실질적으로 움직일 회원확보도 문제가 되고 있다. 대를 이어 가족모두가 농업에 종사하던 농촌 환경이 사라진지 오래고, 아기울음소리조차 듣기 어려워진 농촌이 되었다. 그러한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자구적으로 타개해 나가기 위한 일환으로 강진군농민회에서는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를 운영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평생 한글을 배우지 못했던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오신 할머니들에게 한글과 셈을 접하게 한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는 2009년 시작해 8회 졸업식을 마쳤다. 각 마을회관으로 찾아온 한글학교 선생님들을 통해 1년 과정 교육을 받고 전시회도 열고 졸업장을 받게 하여 할머니들의 서러움을 풀어드린 일은 농민회의 또 다른 큰 성과이기도 하다.
신임 최 회장은 “농민회에 대한 농민들의 호응도는 좋다”며 “농민들의 최소한 생존권이 위협받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농민회, 국가의 농민에 대한 부당한 정책에는 전국농민과 연대하여 투쟁으로 요구를 피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임 최한섭회장은 칠량면 구로마을 이장을 8년 역임했으며, 가족으로는 어머니 신점옥(87)여사를 모시며, 아내 박숙자(58)여사가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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