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 기자의 시선 '비웃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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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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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기자의 시선 '비웃는 아이들'
비웃는 아이들

엄마의 팔 베게로 아이가 동화를 듣고 있다.

한 소녀가 설날 전날 밤 추위 속에서 성냥을 팔고 있었어요. 소녀는 성냥이 팔리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혼날까봐, 성냥이 다 팔리기 전까지는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단다.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가 묻는다. “엄마 왜 성냥이 안 팔리면 혼나?” 그러자 엄마가 대답한다. “, 가난해서 성냥을 팔아야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으니까아이는 아직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다. 아이가 또 묻는다. “왜 먹을 것이 없어?” “먹을 것이 없어서, 불쌍한 아이들도 있단다.” 엄마는 계속 동화를 들려준다. 소녀는 손이 너무 시려서 성냥을 그어 불을 켜고 불꽃 속에서 환상을 보았대요. 첫 번째는 큰 난로가 되고, 두 번째는 맛있는 음식이 차려지고, 세 번째는 예쁜 크리스마스트리가 나타났는데, 그 트리에 달린 불빛들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어요. 소녀는 별빛 속에서 할머니를 만나 자기도 그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했대요. 그리고 할머니를 계속 머물러 있게 하고 싶어서 그만 성냥을 다 써버리고 말았어요. 그런데 다음날, 새해 아침에 소녀는 웃는 얼굴로 잠들었지 뭐에요. 소녀가 할머니와 함께 천국으로 갔을까? 아이는 대답이 없다. 아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성냥이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인가보다 하며 잠들었고, 엄마는 내 아이가 착한아이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든 아이를 지그시 바라봤다.

덴마크작가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소녀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성냥팔이소녀는 주정뱅이 아버지가 있었다. 그런데도 추운 겨울에 돈을 벌어야 했던 불쌍한 소녀, 가정 폭력에 방치된 소녀였던 것이다. 그 가여운 소녀들의 모습을 동화 속에서 수없이 만났다. 계모에 시달린 콩쥐도 있고, 신데렐라도 있고, 백설공주도 있다. 그런 동화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건 아이가 착하게 자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부산여중생들의 폭력을 보면서, 아이들을 동화 속 소녀들처럼 착하게 살라고만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봤다. 혹여 착한아이가 아니라 나약한 아이를 만드는 동화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9월 초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릎을 꿇고 있는 10대 소녀의 모습을 보고 전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벽돌과 소주병, 심지어 2m나 되는 쇠파이프로 무차별 폭행을 1시간30분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후 주민신고로 119가 출동하자 구경꾼 행세를 하다가 3시간 뒤 112에 자진신고 했다는 내용이다. 여중생들의 엽기적인 폭력사건이다. 피해자는 올해 만 14살의 중학교 2학년 학생이고, 놀랍게도 인근 지역에 위치한 다른 중학교 3학년 여학생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밝혀졌다. 그런데 15살 가해소녀들은 보호관찰 기간 중이었음에도 일을 저질렀다고 하니 도저히 봐줄 수 없다는 여론이 일고 소년법 개정론까지 나왔다. 이어 다른 지역 여중생들의 폭력들도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가해학생이 스스로 sns에 폭력사진을 올리기까지 하고 있으니 그 아이들이 어른들을 비웃고 있는 것은 아닐. 왜냐하면 어떤 사건이 생기면 늘 감추려드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을테니 말이다. 성냥팔이 소녀의 성냥불이 어둠을 비추고 빛나는 별이 될 수 있다는 희망보다, 주정뱅이 아버지처럼 갈팡질팡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불을 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지난 주 케이블방송에서 보게 된 한편의 영화, 그 영화를 보며 아이들의 폭력에 소름끼치는 공포를 느꼈다. 천사 같은 아이들이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영화 옥수수밭 아이들스티븐 킹의 단편소설 비웃는 아이들이다. 영화에선 팀과 임신 중인 앨리라는 젊은 부부가 캘리포니아 외곽에서 차가 고장 나자 외딴 곳에 있는 한 가정집을 발견하게 된다. 으스스한 주변 환경에다 자신을 전도사라고 소개한 남자의 불쾌한 행세 그리고 함께 사는 러시아 여자에게서 묘한 불안감이 감돌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머물게 된다. 그러던 중 앨리는 소변이 마려워 바깥으로 나갔다가 창고에 갇힌 한 아이를 보게 된다. 경찰에 신고하려던 젊은 부부는 전도사 남자에게 들키게 되어 방에 갇히는데 그들의 대화가 인상 깊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게 맞지?” 갑작스런 공포에 휘말린 두 사람은 자신들이 마치 죽어 있는 것이 아닐까싶어 벽을 두드려보기도 하고 소리도 쳐보지만 아무소용이 없다. 창고에 갇힌 아이의 정체에 대해 추궁하자 전도사는 아이에게 악마가 씌었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을 하고, 이유 없는 악몽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밤사이 그곳 옥수수밭에서 벌어졌던 오래전의 비밀, 아이들의 폭력이 앨리의 환상에서 공포로 나타나지만, 다음날 부부는 죽은 경찰의 차를 타고 도망칠 수 있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그들은 아이들의 폭력적 마법에 걸린 듯, 교통사고를 당하여 팀은 즉사하고 앨리는 다시 외딴집으로 끌려와 옥수수밭 아이들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공포영화다.

영화는 공포 위주지만 소설에서는 아이들의 폭력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시골마을의 일요일 오후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와 정답게 커피를 마시던 어른들이 피를 토하고 쓰러지자, 순간 아이들이 칼과 낫을 들고 나타나 무자비하게 어른들을 죽인다. 이후 3년이 지나 여행을 하던 비트와 비키가 옥수수밭을 지나다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를 자동차로 치어 살펴보던 중 아이의 목에 깊은 칼자국을 보고 놀라게 된다. 전화와 수도 등이 모든 시설이 끊기고 인기척도 없는 이 지역에서 두 사람은 한 외딴집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들어가 본다. 그곳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녀를 보게 되고, 마을을 더 수색해보던 중 어린아이와 청년 무리들 어떤 의식을 보게 되고, 그들이 칼과 흉기들을 들고 쫒아온다. 이 마을의 아이들은 옥수수밭을 걷는 자라는 신을 추종하며 낯선 외지인들을 무차별하게 그동안 살해해왔고, 그들 중 리더 아이작과 행동대장 말라기라는 두 아이가 이끄는 무리가 3년 전 마을 어른들을 집단 살인 했으며 현재까지도 마을을 지배하며 살고 있다.

아이들이 어른들을 비웃는 사회, 생각만 해도 무섭다. 하지만 내가 아직 어린애였을 때, 어른들의 말을 다 알아듣고 있었고, 어른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어떤 어른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나는 그때 어린애였을 뿐, 어른들의 세계에 도달해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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