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음으로 그리워하거나 정답게 느끼는 곳이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애착심이 많이 생기고 사랑하게 된다. 고향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다. 강진에서도 '남포마을'은 역사가 깊은 곳이다. 이곳은 아홉 물길이 모이는 구강포구로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남포마을의 진짜 아름다움은 바로 마을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다.
남포마을은 전남지역 3.1운동 최초 발상지였다. 유관순 열사의 3.1만세운동이 전남까지 닿기에는 시일이 걸려 강진에서는 4.4만세운동으로 진행됐다. 4.4만세운동은 남포출신 간호사인 박영옥과 강진군민 4천여 명이 함께했던 최대의 만세운동이었다.
남포마을 입구에는 그날을 기리는 3.1운동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매년 4월4일이면 군과 관계기관에서 기념행사도 갖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고 있어 가슴 아프다고 이영식 씨는 말한다.
1910년 일제가 우리나라의 국권을 강탈한 후 식민지 경영의 통치 기구로 조선총독부를 설치하였고, 한국 사회를 재편하기 위해 폭압적인 무단통치를 실시했다. 한민족은 무단통치하에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 근대적 기본권을 박탈당하였다. 또한 회사령의 실시로 민족 자본가의 발전을 가로막고, 1910년부터 1918년 사이에 진행된 토지 조사 사업으로 불법적인 일본인들의 토지 소유가 인정되었고 지주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불만과 저항이 거세졌다.
이러한 거족적인 민족 해방 의지를 바탕으로 1910년대에는 국외에서의 독립군 기지 건설 운동, 국내에서의 비밀결사 운동, 교육 문화 운동 및 생존권 수호 투쟁 등을 통해 운동 역량이 강화되어 갔다. 이와 함께 1910년대 말 국제 정세가 크게 변화되었다. 1918년 1월 미국의 윌슨 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를 주장하였는데, 이는 식민지 약소민족을 크게 고무하여 민족 해방 운동을 고양시켰다.
손병희·최린 등 천도교계, 이승훈 등 기독교계, 한용운 등 불교계가 독립 선언을 계획하여 독립선언서, 파리강화회의 등에 보내는 독립청원서, 일본 정부에 보내는 독립의견서 등이 작성되었고, 2월 27일 독립선언서가 인쇄되어 종교 교단을 중심으로 미리 배포되었다. 그 후 고종의 장례일인 3월 1일 정오 서울을 비롯하여 평양·진남포·안주·의주·선천·원산 등지에서 동시에 독립선언식이 이루어짐으로써, 전국적인 민족 해방 운동이 전개되었다.
민중의 본거지 남포마을은 주민이 주민을 감 쏴 안았던 마을
그래서 피해가 적었고, 4⦁4만세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
1919년 3⦁1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던 가운데 강진에서는 강진읍 장날 4월 4일 대대적 항일 독립운동의 불을 지폈다. 이 4⦁4독립운동은 당시 전남지역의 최초, 최대의 항일 저항독립운동이었다.
3⦁1운동 직후인 3월 20일 민족시인 영랑 김윤식 등 강진의 지도적인 인물 12인이 극비리에 만나 추진하였으나 군민봉기거사 계획은 일경의 사전 검거로 실패로 돌아간다. 다시 2차로 이기성(李基性) 등이 거사를 결성하여 강진읍 교회당에서는 독립선언문을 만들고, 남포 마을에서는 박학조(朴學祚), 강주형(姜宙馨), 차명진(車明珍), 박영옥(朴英玉)을 중심으로 수 천 만개
의 태극기를 제작 4⦁4거사 당일 남포마을 민족의사들이 강진 주민들을 모아 거사를 이루었다. 그 때 남포가 아니었다면 거사를 성공하기가 어려웠을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영식씨는 남포의 그런 정신을 찾아서 계승 발전시키고, 4⦁4독립운동 기념탑을 세워 민족의 정신을 일깨우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그런 목적을 가지고 1981년 그가 중심이 되어 남포 영농회를 조직했다. 그 누가 생각지도 안았고, 4⦁4독립운동 자체가 잊혀져가는 시점에서 이영식씨가 생각해 내어 실천했다.
4⦁4독립운동 기념탑을 만들기 위해서 주민들과 협의했다. 농약분무기를 가지고 영농회원들이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공동으로 농약 살포를 했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수고비를 선금으로 모았다. 매월 회원들이 손수 1,000원을 모았다.
한편으로는 기계화 영농단(영농회)을 만들었던 것을 기회로 국가 보조 50%, 자부다 10%, 융자 40%로 10년 동안 일하고 모든 금액은 약 500만원을 만들었다. 오직 4⦁4독립운동 기념탑을 세우기 위한 일념 하나로 이루어진 결과였다.
1,000원식 회비를 내는 영농회 회원들의 정신 또한 대단했다. 처음 영농회를 조직할 때 정관에 1조 남포영농회라 칭한다. 2조에 친선도모, 3조에 4⦁4독립운동 기념탑을 세우기였다. 여기서는 오직 4⦁4독립운동 기념탑을 세우기 위한 목적 하나였다.
이런 남포마을은 예전에는 배가 드나들었고 상인들이 북적 거리는 곳이었다. 400여 촌이었던 마을이 해방이 될 때까지는 300여가옥이 있었다가 6⦁25 이후에 남포 가옥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이런 남포 주민들은 일본 경찰의 앞잡이가 되지도 않았고, 6⦁25 때도 주민을 감 쏴 안았기에 피해가 적었다.
<이영식 씨는 성균관 청년유도회 강진군 회장을 10년간 하기도 했다.
이영식 씨는 성균관 청년유도회 강진군 회장을 10년간 하기도 했다. 책임을 끝가지 해내는 사람이다.
이영식 씨는 남포마을 주민이다. 평소에 강진의 향토사에 깊은 간심이 많고 투철한 사명감으로 지역을 지키기 기위한 노력이 남 다른 데가 있다. 잊어가는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남포 주민들의 역사의식을 찾고 이어가는 데 열정의 노력을 했다. 특히 남포 주민들이 주가 되어 초
창기 강진 4⦁4독립운동 기념탑을 만들어 비폭력으로 일본의 신민통치에 항거 했던 정신을 처음 생각했던 이영식씨의 생각은 우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이영식씨는 200년부터 4월 4일 아침 기념비 참배, 헌화 분양 등 현제의 강진 4⦁4독립만세운동 재현 행사의 기틀을 마련했다. 처음은 그를 비웃고 터무니없는 일을 한다고 했지만 그는 남포의 성지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갔다는 점이 중요한 점이다.
강진 4.4 독립만세 운동 재현 기념행사
일제 강점기였던 지난 1919년 강진 4.4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한 기념행사가 올해도 4일 강진군 강진읍 일원에서 열린다.
강진 4.4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는 1919년 강진장날인 4월 4일 오승남 선생을 비롯한 26명의 의사가 주동이 되어 일제에 항거했던 구국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강진문화원이 주관하고, 광주지방보훈청과 강진군의 후원으로 올해도 열리고 있다.
또,‘4.4 강진독립만세 운동’기념행사는 독립만세운동의 역사적인 의미를 되찾고, 후손들에게 독립정신과 민족정신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다.
이날 행사에는 군민, 공무원, 학생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진읍 남포리 4.4 독립만세운동 기념탑에서 기념식을 가지며, 강진읍 시장에서는 군민들이 참여하는“나도 항일 독립투사”집회와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강진 4.4 독립만세는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선열들의 위대한 유산이며, 희생정신을 기리는데 그치지 않고 군민화합을 이루는 정신문화운동으로 승화시키는데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강진은 전라남도의 남단에 위치하여 교통 연락이 사방으로 편리한 곳이다. 장흥(長興)·해남(海南)·영암(靈岩)의 3개 군은 강진을 거쳐야만 교통 연락이 편리하다.
여러 곳의 소식이 그날그날 인편을 통하여서도 강진에 잘 전하여지기 때문에 서울에서의 3·1독립의 소식 역시 일찍 전하여졌다. 20일에는 동경(東京) 유학생 김안식(金安植)이 돌아와서 읍내의 청년 김영수(金永洙)·김학수(金學洙) 등과 함께 독립운동에 앞장설 것을 결의하게 되니 여기서 운동에 관한 준비는 정작 활발한 움직임을 보게 된 것이다.
강진은 지형의 특성 때문에 왜침이 유달리 많았다. 특히 1597년 정유재란 때 왜적들은 남해안 일대를 휩쓸며 강진만 까지 쇄도해 강진성의 수문에 해당하는 남포마을을 위협했다.
당시 군기시 직장이었던 김흥업 장군이 군사 100여명과 함께 남포마을에서 왜적의 상륙을 저지하다 전사했다. 아들 김서봉 역시 아버지의 비보에 격분해 싸우다가 수많은 남포 주민들과 함께 순절한다.
위험에 빠진 고을을 위해서 한 치의 망설임이나 물러섬 없이 목숨을 바친 남포 민초들의 혼과 정신이 지금의 의향 강진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왜침이 잦아 조정에선 그 이전부터 전라도에 좌수영과 우수영, 그 아래에 해군기지인 만호진를 설치하여 왜침에 대비했다. 강진의 만호진은 남포마을에 있었지만 1417년 병마절도사가 병영으로 옮겨오면서 지금의 고금도인 마도로 전진 배치된다.
진이 옮겨진 후 남포마을은 오히려 교역의 중심지가 됐다. 강진에서 생산된 풍부한 농수산물의 집산지 구실을 하여 크게 번성하였던 것이다. 지금의 모습에서 옛 영화는 찾아 볼 수 없으나 남포마을이 지난 수세기 동안 우리 역사의 한 가운데서 큰 족적을 남겼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남포마을의 여러 유적을 고증해서 개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마을에 보물 같은 문화유산이 널려 있는 곳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남포마을의 문화소재를 잘 보전하여 강진의 남도답사1번지 문화유산에 추가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오늘도 남포 앞 갈대밭을 걸으며 길을 걷고 있다. 그날의 함성이 갈대 밭 사이에서 들려 나온다. 역사의 숨결 소리다.
정관웅
힐링코칭상담연구소장
시인•칼럼니스트
강진고을신문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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