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수학여행을 중국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에이 설마, 진짜 가겠어 라는 생각이었는데 4월, 설마가 진짜가 됐다. 그렇게 우리 2학년은 강진군과 우리 학교의 지원으로 5월 14일 중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수학여행의 주 제목이 ‘2018 역사문화탐방’인 만큼 일정은 주로 역사 유적지로 채워져 있었다. 우리들의 눈을 번뜩이게 한 건 우리를 배려해 하루 정도는 놀게끔 넣어주신 디즈니랜드가 아닐까 싶다.
중국에 도착해 시원한 버스를 타고 동방명주 탑으로 향했다. 동방명주 탑은 상해의 랜드 마크로 동방명주의 방송 수신탑이라고 한다. 높이는 468m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우리는 조금 기다린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약 260m을 올라갔다. 그 곳에서의 전경은 아주 멋졌다. 투명한 유리로 돼있는 바닥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친구들끼리 추억하기 위해 발을 모아 원으로 만들어 예쁘게 남겼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무렵 1층으로 내려깠다. 동방명주 탑 1층에는 역사박물관이 있었다. 역사박물관에 가서 실제 사람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형들을 보고 여러 가지 중국의 역사를 보았다.
다음 일정은 타이캉 루였다. 상해의 명동 같은 곳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상해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품의 전시 및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복합 예술 단지이다. 약 3~40분의 자유 시간이 주어졌는데 둘러보니 아기자기한 것들과 길거리 음식 등 딱 우리가 좋아할 것 들이라고 느꼈다. 나 역시 좋았고 기억에 남는 건 핫도그 가게에서 나왔던 악동뮤지션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라는 노래다. 한국 노래를 중국에서 들으니 더 반가웠다. 첫 날이라 마음 놓고 돈을 쓰지 못하겠어서 그냥 귀걸이 하나 사서 내 오랜 친구 서현이에게 선물했다.
둘째 날 우리는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디즈니랜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로 아이부터 어른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신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신비한 경험이고 뭐고 내리자마자 모든 친구들이 한 말은 “아 더워”였다. 체감온도 40도의 날씨와 끈적이는 팔 다리는 예민한 신경을 자극했다. 하지만 티 하나 안 내고 즐겁게 논 친구들에게 고맙다. 고맙기도 하고 또 너무 즐거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건 우리 2학년 3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마침 수학여행 둘째 날이 5월 15일 스승의 날이었다. 선생님께 파티를 해 드렸다. 선생님은 정말 좋아하셨고 파티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세 달 동안 감사했습니다. 김민진 선생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셋째 날, 사실상 수학여행 마지막 날이다. 지금껏 미뤘던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빴다. 먼저 간 곳은 홍구공원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이었던 곳이다. 전시관 안에는 윤봉길 의사의 초상화와 그가 사용한 교재와 친필 편지, 당시의 신문 기사 등이 전시되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당시의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다음으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갔다. 상해 임시정부 청사는 1926년부터 1932년까지 대한민국의 청사로 사용했던 곳이다. 전시관 내에는 상해 임시정부 당시에 쓰였던 가구, 서적,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의 상황도 인형으로 재현되어 있어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없어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지금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구나’를 느꼈다. 두 곳을 다녀오니 절로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송성 가무쇼는 제작비 3천만 위엔과 200여 명의 우수한 배우들이 매우 열연하는 항주 최고의 문화 예술 공연이다. 난 두 번째 보는 송성 가무 쇼였는데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다. 3년 전 봤던 가무쇼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화려하고 중국어를 몰라 알아듣지 못했던 것도 여전하다. 멋진 공연을 보고 나니 모든 수학여행 일정이 끝났다. 수학여행 마지막 날은 우리 반 친구의 생일이어서 열두시 넘기고 초코파이 케이크를 만들어 깜짝 생일 파티를 해주었다. 두 나라에서 맞는 생일이라 23시간의 생일 행복하게 보냈기를 바란다.
마지막 날, 우리는 아침부터 공항으로 향했다. 한국에 도착해서 먹는 밥은 정말 맛있었다. 한국의 공기마저 시원하고 좋았다. 중국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졌다 생각했지만 금방 다시 한국에 적응했다. 9시 30분경 강진에 도착해서 엄마를 만났는데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집에 오자마자 중국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가족들은 모두 열심히 들어 주었고 내가 사 온 선물도 잘 쓰고 있다.
이번 수학여행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외국에 나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4일을 지냈고 분명 우리가 모르는 새 더욱 돈독해졌을 것이다. 이런 해외 역사문화탐방의 기회를 주신 강진군에 너무 감사드리고 저희의 질서를 지켜주신 선생님들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4일을 지내준 친구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우리 남 부럽지 않은 예쁜 추억 만들었으니 서로 잊지 않기 약속! 또 나 스스로 얻은 것도 많은 것 같다. 역사 지식과 실장으로써 친구들을 더 챙겨야겠다는 책임감 등이 나를 더 성장시킨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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