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경제의 줄기는 강진읍 중심에서 시작
주정차, 단속보다는 상권보호와 관광객유치 행정되어야
지역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강진군에서 최고의 관광은 한정식을 먹는 것이다. 그래서 강진읍의 몇몇 한정식 식당은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지 못할 정도로 늘 성황이었다. 지역민조차도 손님 접대를 위해 자리를 잡으려 해도 며칠 뒤까지 예약이 차서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렇게 잘 나가던 한정식 식당도 자리가 빌 정도라면, 강진의 다른 상권은 그야말로 문 닫을 수 없어 열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좀 된다하는 식당도 잔뜩 오른 물가와 인건비, 그리고 세금으로 인해 힘들게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강진의 한정식이 강진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필수코스와 같은 곳이었다면, 그만큼 강진에 오는 관광객들 발길이 뚝 끊어진 것인데, 강진의 최고 관광지로 떠올랐던 가우도에 관광버스가 없다는 것도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강진군은 지난여름 폭염과 함께 엄청난 열병을 앓아야 했다. 전국적으로 시선이 집중된 여고생살인사건의 여파는 먼 곳의 향우들조차도 그 지역에서 고향이 강진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지역에 타격을 안겼다. 심지어 외부모임에 간 강진의 한 학생은 집이 강진이라고 대답할 수 없어 인근에 있는 군을 댔었다는 말도 했다. 이 사건은 강진의 오래된 안 좋은 사건들까지 들춰내게 하면서 혐오지역처럼 강진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서서히 끊어졌고, 한여름 폭염 속에 치러진 강진청자축제는 지역민조차 찾지 않아 썰렁한 가운데 태양만 뜨겁게 달군 축제가 되었다. 예고치 않는 사건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역의 축제는 많은 돈을 들이며 왜 하는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왜냐하면 강진청자축제는 올해로 제46회째였다. 오랜 기간 이어오는 동안 성황을 누린 때도 있었지만 인근의 축제들이 늘어나고 주변 교통여건 등에 따라 이제는 변화를 주어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지역민에게 즐거움도 줄 수 없는데다 경제적 효과마저 줄 수 없다면, 과감히 큰 수술을 해서 살리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강진군에서는 강진청자축제 개최시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예전, 청자축제 시기를 봄으로도 바꿔보고 가을로도 바꿔봤지만 모두 실패했었고, 그나마 휴가기간인 여름철이 맞다는 결론으로 다시 계속 이어져 왔다. 그러한 경험으로 비추어봤을 때 개최시기보다는 강진청자를 알리는 동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소변경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대다수다. 강진청자축제는 강진군 대구면의 축제가 아니고 강진군의 대표축제라는 점을 생각할 때, 강진읍의 상권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축제를 변화시켜야 한다.
최근, 강진읍의 대형병원에 속하는 마디로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중심 상권마저 허물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 주민은 “지역에 큰 병원이 있다는 것은 인근 군의 지역민까지 진료를 위해 강진을 찾기 때문에 큰 장점인데, 왜 서로 노력하여 상생하는 방향을 찾을 수 없었는지 안타깝다”며 “지역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진읍 중앙로 상권은 좁은 도로상황을 일찌감치 개선하지 못하면서 타 지역에 비해서 발전된 변화를 가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경제의 줄기는 강진읍 중심에서부터 시작된다. 강진에 아무리 좋은 유적지와 관광지가 많이 있다 해도 그 지역의 중심을 꼭 들러봐야 그 지역을 제대로 알고 가는 것이다. 체류형 관광지는 먹거리 즐길거리가 어느 정도 갖추어졌을 때 지역상권의 경제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강진읍은 중심상권조차 저녁 일찌감치 캄캄해진다. 인구는 줄고 관광객마저 줄었기 때문이고, 교통의 편리로 광주나 목포에서 통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나마 군의 중앙로 간판개선사업으로 인해 늦게까지 간판이 켜져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을 정도다.
►주정차 단속과 확보
특히, 주차난의 심각성으로 인해 주차조차 할 수 없는 강진읍의 중심거리는 오후 2시 이후부터 7시까지는 길거리에 사람보기가 힘들 정도다. 주차난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고민거리지만,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주정차 단속을 과감히 열어두는 생각도 해야 할 것이다. 외각으로 도로가 뻥뻥 뚤린 상태에서 강진읍 중앙로는 낮 시간대에 그리 많은 차량이 오가지는 않는다. 타 지역에서는 홀짝제를 두어 양쪽에 주차질서를 정해 보행자와 운전자의 통행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제도주차로 지역 상권의 활성화를 꾀하기도 한다. 그런데 강진군의 주정차단속은 강진에 온 외부인들을 읍 중심으로 들어올 수 없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하물며 서울에서 화제가 난 이후 소방차의 진입이 힘들다는 이유로 이 농촌의 도로까지 주차금지 지역은 더 늘어났다. 행정은 그 지역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지역에서 벌어진 일로 도시와 농촌의 다른 여건에도 불구하고 규제는 똑같이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이다. 한번 만든 규제를 풀기는 힘들어 지고 이에 행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그 무엇보다도 지역민들의 편리와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는데, 읍 곳곳에 주차장을 확보하는 일은 시급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늘 한계가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부터라도 ‘집중단속’ 이라는 용어보다는 지역상권 활성화에 목적을 둔 상권보호와 관광객유치를 위한 주정차보호로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읍 지역경제의 모색의 기본은 하루빨리 도로의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지만 쉽지는 않다. 읍 중심도로를 차로가 아닌 공원화로 변화시켜 나무아래 벤취가 놓이고 그 주변으로 사람과 차가 함께 공존하는 자연거리로 변화시켜 읍 중심에서 먼저 청자와 다산 영랑을 접할 수 있는 관광거리를 만들었을 때, 관광객들은 그 유적지를 꼭 들러보고 싶은 충동을 갖게 될 것이다.
►귀촌자 유치는 강진을 살리는 길
강진군은 2007년 전국 최초로 '귀농자 지원 조례를 제정한 뒤 괄목할만한 귀농·귀촌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 귀농귀촌1번지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러한 귀농귀촌 인구는 고령화된 강진군의 인구를 증가시키고 젊은 노동력 확보에 어느 정도 활력을 불어 넣기도 했다. 강진군 귀농귀촌 인구는 조례제정 후 5년간 330가구에 900명을 유치했으며, 65세 이상 은퇴 귀촌가구까지 합하면 그 수는 500가구 1400명에 달해 전남 지자체 중 5년 연속 귀농·귀촌지역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당시 통계에 의하면 귀농자 50% 이상이 40~50대 연령층으로 새로운 작목에 대한 도전은 물론 미래 농업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정착한 사람들로, 강진군에 정착한 동기를 조사한 결과 잘 갖춰진 귀농지원 정책과 넓은 농토, 저렴한 땅값 그리고 친환경 먹거리 생산의 최적지로 꼽혔기 때문이었다. 본 기자는 지난 5월경 서울시에서 귀농귀촌을 위해 강진을 찾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한 사람의 질문에 난감했다. 그 질문은 “강진은 어떤 점에서 살기 좋은 곳입니까?” 그 질문의 대답은 “강진은 첫째 청정지역이고 사람들이 순박하고 인심이 좋은 곳입니다.” 대답을 해놓고도 제대로 대답을 했나 곰곰 생각을 했었다. 왜냐하면, 예전처럼 귀농지원 정책과 넓은 농토, 저렴한 땅값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귀농보다 귀촌하려는 인구가 많아졌다고 한다. 50대 이후 퇴직을 앞둔 사람들의 대부분이 시골출신들로 학구열이 높던 때에 도시로 나가서 그대로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들, 그들은 고향이 시골이기 때문에 퇴직 후 시골에 정착해서 살고 싶은 세대이다. 귀촌하고 싶은 인구들을 강진군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일할 사람도 없는 이중적 현실
강진군의 9월 1일자 인사를 보면 일자리창출과를 신설하며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본격화 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일자리 창출은 현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판까지 걸고 고용 창출을 목적에 두고 있는 정책이기도 하다. 이승옥 군수는 지난 8월 29일 ‘기업유치 추진상화 보고회’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업유치가 열쇠”며 “기업유치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군민과 향후 산하 공무원 모두가 기업유치에 모든 역량을 쏟는다면 불가능은 없을 것”이라며 기업유치에 대한 군민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이와같이 민선7기 역점사업으로 내세운 기업유치가 순조롭게 되어서 지역상권이 살아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군정이 제1시책이다. 또한 기업유치가 일자리창출로 연결되어 강진군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기대해 볼 일이다. 그러나 그러기위해서는 우리지역의 현재 상황을 알 필요가 있다. 일단, 강진군에 젊은 경제인구가 없다. 20대 젊은 인구가 없어서 상가에서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힘들어 고등학생들을 잠깐씩 쓰기도 하고, 방학 때 내려온 대학생들을 쓰다가 떠나면 또다시 사람구하기 조차 힘들어지는 현실이다. 젊은인구가 넘쳐나는 도시와는 상황이 다른 것이다. 매년 최저임금이 올라서 인건비 충당에 힘들기도 하지만, 사람구하기 조차 힘든 지역이 현재 농촌상황이다. 강진읍만보더라도 식당 종업원의 다수가 외국인들이다. 하물며 농번기에 일할 사람구하기도 힘든 실정이고, 남자노동 인력조차 구하기 힘들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와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가 정책으로 부르짖는 일자리창출이 강진군에서는 어떠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 고민이 되어야 하고, 성전의 성화대학 같은 곳이 하루빨리 지역경제를 살리는 곳이 되도록 힘써야 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숙제이다.
민선7기 이승옥 군수의 ‘더불어 행복한 강진, 군민이 주인입니다’라는 군정 철학이 우리지역의 줄어드는 인구와 줄어든 관광객 그리고 어려워진 지역경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제는 군민모두가 지켜보며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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