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
성전면 도림리 윤재남 이장(55)
도림리는 성전면과 해남 계곡면의 경계인 괴바위산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면소재지에서 강진읍쪽 구 길로 1,4km 정도 가다가 우측으로 접어들면 도림마을이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괴바위산은 해남 계곡면과 경계이다. 예부터 마을 뒷산의 지형이 연꽃형국이라 연포라고도 불리었으나, 마을에 복숭아나무가 많아 일제시대 때부터 도림으로 불리고 있다. 1930년대를 전후하여 마을 출신으로 1950년 작고하신 윤상호 씨가 성전면 초대면장을 역임할 때 연포를 시범마을로 육성하면서 도림이라 개정한 것이다.
이러한 마을의 오래된 역사를 소리 없이 기억하고 있는 사장나무는 수령이 약500여년 된 것으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도림마을에서 10년째 이장을 맡아오고 있는 윤재남 이장은 나이와 시골 사람답지 않은 꽃미남형으로 매우 정돈되고 깔끔한 인상이다. 도림마을은 45세대에 1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벼농사와 밭농사가 주업이다. 그 외에도 단감재배로 고소득을 올리는 조종현씨, 하우스에서 감자와 토마토 고추 등을 수확하는 젊은4사람, 성전면에서 최고 대농으로 300여마지기 농사를 짓는 조병훈씨 등 열심히 일한만큼 큰 소득을 얻는 젊은 사람들도 있다. 윤이장 또한 100두락의 벼농사와 50두의 소를 키우고 있으니 잠시도 쉴 틈 없이 바쁜 사람이다.
윤이장은 “우리 도림마을은 일제시대 때부터 전기가 들어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강진에서 최초로 전기가 들어왔는데 당시 초대 면장이셨던 윤상호씨의 공이 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공적비가 면사무소에 있어요. 우리 마을이 일찌감치 모범마을로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앞서가게 된 것은 마을 출신 인물들이 마을을 위해서 노력한 댓가라고 할 수 있지요. 성전면장을 지내고 강진교육장을 지낸 윤주현씨도 큰 도움을 주었으며, 광주에서 사업을 하시는 윤주흠씨는 저희 회관에 철의자 등을 지원해주며 여러 행사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에 있는 장승부부는 개발위원장님 동생인 곽인흠(75)씨가 2003년쯤에 세우시고 잔치를 열기도 했으며, 나주교육장과 목포교육장을 지낸 이승률씨는 마을 입구 표지석을 세워주셨고 회관의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마련해주었고 마을 여러 학생들에게 수백만원의 장학금 혜택도 주었으며, 장흥교육장을 지낸 이준호씨도 냉장고를 기증해 주었습니다.”윤이장은 마을을 위해 여러모로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어서 일찌감치 마을이 선진마을이 되었음을 설명해주었다. 회관 내에 진열된 책장에는 오래된 책들이지만 많은 책들이 꽂혀 있었다. 오래전에 마을문고로 지정되어 진열된 책꽂이라고 하지만 마을에서 여러 교육장들이 배출된 것으로 보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도림마을은 일제시대부터 전기가 들어왔기 때문에 이 마을로 시집온 아낙들은 일찌감치 큰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호롱불 밑에서 살다가 갑자기 변화된 삶에 적응하려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이 그때의 에피소드를 말해준다. 회관에서 만난 곽찬흠(78) 마을 개발위원장은 “마을이 반촌마을로 청년들의 단합이 잘되었습니다. 도림리 청년들이 면에 나가면 그쪽 사람들이 해보들 못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도림마을은 다른 마을에 비해서 여러 성씨가 어우러져 살고 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의 한 가지는 서로 상부상조하는 정신이 강하여 마을에 누가 들어오면 서로 반기고 도움을 주며 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이장은 “그동안 농로포장 등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밭 농로나 논 농로 용배수로 등이 더 중요하며 정자나무 근처에 우산각이 있지만 오래되고 모이기 힘든 장소여서 회관 근처에 우산각을 하나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윤이장을 칭찬하기 바쁘다. 아니 윤이장보다도 윤이장의 부인이면서 부녀회장인 박성순(49)씨의 고운 마음씨를 칭찬한다. 박성순씨는 목욕탕에서 만나면 목욕비를 대신 내주고 때를 다 밀어주며 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이 입이 심심할 때 되면 늘 먹을 것도 가져다준다고 한다. 또한 연중 설과 보름날에는 목욕을 시켜주고 밥을 해서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일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이장님이 좋은게 이장사모님도 좋다.”며 자랑했다. 윤이장의 2남중 장남인 윤덕현(27)씨는 해군 부사관으로 직업군인이며, 둘째 아들 윤대현(24)씨는 ROTC장교 마치고 현재 교육 중이다. 이번에도 어르신들은 ‘둘다 키도 크고 징허게 이삐다고’들 한목소리를 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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