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기고> 文人이 갖춰야할 德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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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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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文人이 갖춰야할 德目
배문석(시인)

문인으로서 교활한 처세나

간교한 사술에 익숙한 자에게는

선비는커녕 모사꾼으로 밖에

이해의 범주를 넘어설 수 없다

요즘 한국은 문인들로 넘쳐난다는 말이 세상을 덮고 있다. 아마 문향에서 번지는 숭고한 선비정신세계를 닮으려는 안달이 그렇게 되었지 싶다. 문인을 과거로 치환하면 선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다.

선비는 그 정신과 품행이 어떠했는가. 살펴보면 사전적 정의로 인격적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학문과 덕성을 키우며, 세속적 이익보다 대의와 의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정신이라고 의미를 새기고 있다. 또 선비는 한자어의 사()와 같은 뜻을 갖는데, 어원적으로 보면 우리말에서 선비는 어질고 지식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이라는 말에서 왔다고 잔해진다.

더 깊이 올라가면 은 몽고어의 어질다는 말인 ‘salt’의 변형인 ‘saln’과 연관되고, ‘몽고어 및 만주어에서 지식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박시의 변형인 에서 온 말이라고 분석되기도 한다. 이에 비하여 한자의 사()벼슬한다는 뜻인 사()와 관련된 말로서 일정한 지식과 기능을 갖고서 어떤 직분을 맡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런 의미에서 ()’는 지식과 인격을 갖춘 인간으로 이해될 수 있고, 그만큼 우리말의 선비와 뜻이 통한다. 한편 중국에서 는 은대(殷代 )에서 관직 명칭으로 나타나지만 주대(周代)에서는 봉건계급 속의 란 신분계급으로 드러났다. 또한 는 특히 학업과 관련시켜 언급되는 사실을 볼 수 있다. <예기(禮記)>에는 오사제도(五士制度)’가 있는데 마을에서 학업에 뛰어난 수사(秀士)’를 가려서 사도(司徒)에게 추천하면 선사(選士)’가 되고, 사도가 선사 가운데서 뛰어난 자를 국학(國學)에 추천하면 준사(俊士)’가 되며, 선사와 준사 가운데서 학문이 성취된 자를 조사(造士)’라 하고, 대악정(大樂正)이 조사 가운데서 뛰어난 자를 왕에게 보고하고 사마(司馬)에게 추천하면 진사(進士)가 되며, 사마가 진사 가운데 현명한 자를 가려서 관직에 임명한다는 중국 역사나 고사에 밝혀져 있다. 뿐만 아니라 선비의 인격적 조건은 생명에 대한 욕망도 초월할 만큼 궁극적인 것으로 제시된다.

공자는 뜻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살기 위하여 어진 덕을 헤치지 않고 목숨을 버려서라도 어진 덕을 이룬다고 했다. 또 증자(曾子)선비는 모름지기 마음이 넓고 뜻이 굳세여야 할 것이니, 그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 ()으로써 자기 임무를 삼았으니 어찌 무겁지 않으리. 죽은 뒤에야 그칠 것이니 또한 멀지 않으리.”라고 하여 인()의 덕목을 지적하였다. 자장(子張)선비가 위태로움을 당해서는 생명을 바치고, 이익을 얻을 때눈 의로움을 생각한다고 하여 의로움의 덕목을 강조하였으며, 맹자는 일정한 생업 없이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은 선비만이 할 수 있다고 하여 지조를 선비의 인격적 조건으로 지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는 신분 계급적 의미를 넘어서 유교적 인격체로 파악되고 있으며, 우리말의 선비가 지닌 인격적 성격과 일치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여러 의미 속에서 우리말의 선비개념은 사군자의 인격적 성격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인이 선비로 치환되는 개념을 위의 정리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정신은 결이 고운 대쪽과도 비견되기도 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민도를 제도하는 수범의 교시를 내보인 민중의 지팡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교활한 처세나 간교한 사술에 익숙한 자에게는 선비는커녕 모사꾼으로 밖에 이해의 범주를 넘어설 수 없다.

물론 현대사회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를 선비정신에 부합하는가로 적시하기에는 무거운 과제일 수밖에 없지만, 문인이 존경받기 위해서는 그 덕목을 쌓는데 게을러서는 안 된다는 성격으로 규정함이 옳을 듯하다. 세상에는 별의별 직군이나 사회적 조직이 얽히고설킨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 조직의 수장이나 지도자는 타의 모범을 보임으로 추앙받게 되는데 그 추앙의 밑바닥은 겸손과 정의와 봉사 정신이 기본으로 쌓여져야 그 덕목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덕이 없는데 추앙을 받기란 어렵다. 특히 문인에게는 더욱 그 목차가 확연히 드러날 수 있도록 경계가 분명하다. 앞서 덕목의 교시에는 타고난 천성으로 간주하여 추구하고 실천해야 할 가치 항목이락 적시되어 있다. 모름지기 진정한 문인은 밥보다는 명예를 중히 여겨한 한다. 이치가 그러함에도 요즘 일각의 문인들 중 거짓과 술수로 자신의 참모습은 감추고 마음에없는 말, 아름답게만 보여지는 말, 다른 사람을 헤치고 아프게 하는 말, 사술로 찌들은 행위로 문인의 덕목을 거스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획책하는 거드름이 그들만 모를 뿐 문인과는 동떨어진 협잡꾼에 다름 아닌 형태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상식이 되어버렸다. 이쯤 되면 문인의 덕목에 처세술이 물목에 오를지도 모르는 세상이 올까 두렵기까지 한다. 그래서 진정한 선비정신이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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