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19만4000원 아래로 떨어뜨리려는 공개적 신호
문 대통령 공약과 다른 일, 5년간 적용할 쌀값 80kg 24만 5000원 적정
쌀 공급과잉 문제 해결 위해 해외 원조 늘리고 대북 지원했을 때 가능
변동직불제 폐지 반대, 벼농사 공익적 가치 고려하고 가격지지 정책 뒷받침 필요
“정부가 수확기에 쌀값을 잡겠다고 재고미를 방출했습니다. 수확기에 재고미를 푸는 것은 한국 농정사상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정부가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황주홍 위원장(고흥 보성 장흥 강진)은 12월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공공비축미 방출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공비축미 방출은 정부가 쌀값을 현 시세인 19만4000원(이하 80kg 기준) 아래로 떨어뜨리겎다는 신호를 시장에 공개적으로 보낸 것입니다.”
황 위원장은 이어 “이는 대선후보당시 문제인 대통령이 ‘농민은 공직자며, 쌀값은 농민에게 주어지는 월급이고, 쌀 목표가격은 21만원이라고 말했던 것과 모순이 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농업계 최대 현안인 쌀 목표가격에 대한 견해로 “2018년산부터 5년간 적용할 쌀 목표가격은 24만5000원을 제시한다”며 “2015년 농민들이 작성한 쌀 생산 가계부에 따르면 80kg 쌀 한가마당 생산비는 23만원이었으므로 생산비 이하로 제시하는 쌀 목표가격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제시한 목표가격인 19만4000원은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고 일축하며, “2013년 목표가격 재설정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21만7000원을 당론으로 제시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19만6000원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어 “이와 같은 일은 어떤 농민도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간의 물가상승과 벼농사의 공익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목표가격 24만5000원은 결코 과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위원장은 쌀 변동직불제 폐지를 골자로 한 여당 정부의 직불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쌀값지지 정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동직불제를 없애면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며 변동직불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함께 크게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목표가격 재설정과 직불제 개편문제를 한데 엮어 패키지로 논의하자는 정부 여당의 제안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냈다.
“두 사안은 전혀 다른 사안이고, 별개로 논의를 해야 한다”며 “패키지로 논의할 수 없으며, 현안인 목표가격 문제부터 잘 처리하고, 이후에 직불제 개편을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위원장은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직면한 쌀 문제의 해법으로 “국내보다도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우리 쌀의 해외 무상원조 물량을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우리나라 올 1월 세계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한 이후 5월 예멘·케냐·에티오피아·우간다에 쌀 5만톤을 지원했다.
황 위원장은 “우리나라 과거 식량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식량원조를 하게 된 최초의 국가가 된 것”이라며 “해외 무상원조는 세계 기아문제 해결, 대한민국 국격 상승, 쌀 공급과잉 해소 등 일거삼득(一擧三得)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장은 “농해수위가 19일 통과시킨 내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안을 보면 해외 무상원조 물량을 10만톤으로 늘릴 수 있게 돼 있다”며 “이렇게 점차 늘려 궁극적으로는 매년 20만톤 규모의 쌀을 해외에 무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도적인 대북 쌀 지원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은 5세 미만 어린이 130만명이 만성영양실조에 빠져 있고, 외화 부족으로 식량 수입마저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며 “인도적인 대북 쌀 지원은 남북간 신뢰회복과 경제협력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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