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선 씨는 누구?
일상에서 건져올린 삶의 이야기들 속에 항상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 아름답게 표현하며 살아가는 사람
“지갑속의 여인 지금도 사랑해요!”
성전면 월남리 유지선 씨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삶의 이야기들 속에 항상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 아름답게 표현하며 살아가는 꽃 같은 사람이다. 다시 들여다보아도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유지선 씨는 지금의 연세가 85세이다. 그 나이에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옛 습관이 고착이 되어 있어서 표현이나 생각하는 면에서 많은 분들이 다소 봉건적인 생각에 자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지선 씨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요즘 80은 시골 마을에서는 낮은 나이에 속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은 그렇지를 못한다.
부부는 나이가 들수록 부부가 함께할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젊었을 적에 갖지 못했던 이런 시간이 은퇴 후 갑자기 갖게 되어 당혹감을 갖고 감당하지 못하여 황혼 이혼하는 경우가 있다. 노후엔 자식의 중심에서 부부의 중심으로 바뀔 것을 인식하고 은퇴하기 전부터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법에 대하여 익숙해야한다.
문화를 누리는 환경이 되지 못하고 매일 바라보고 사는 농촌의 노후 생활도 서로에게 눈길을 주고 바라보는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 말로 표현하고 오고 가는 손길이 서로에게 주어져야한다. 생각을 가두고 사는 일은 더욱 자기를 힘들게 하는 일이다. 생각을 비워가는 일들도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의 노후를 행복하게 이끌어가는 첫 단추가 되는 것이다.
성전면 월남리 유지선 씨는 참으로 행복을 만들며 노후를 아름답게 사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 흔하지 않는 그림 같은 노후를 보내며 살고 있다. 생각이 펼쳐져 있고 마음이 따뜻한 시간으로 가꾸며 살고 있다.
입으로 애정을 달고 다니며 글로 표현하며 사는 분이다. 1,2년 산 것도 아닌데 말로 꼭 표현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나 오래된 애정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애정표현이 인색할수록 마음도 굳어진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이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음을 자주 많이 표현해야 한다. 유지선 씨는 그런 분이다. 작고 사소한 일에도 애정표현을 한다. 그래서 행복이 곁에 머물러 있는 시간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배우자의 건강을 먼저 보살주고 아픈 곳을 챙겨주는 만큼 고마운 것은 없다. 배우자가 아플 때일수록 가장 가까이 가서 자리를 지켜주고 건강에 관심을 가져줄 때 그 마음이 전해져서 그이상의 관심과 애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사회는 각박하고 개인주의며 남에게 관심도 잃어가고 있다. 그렇게 변화 되어가는 사회 일수록 공동체적인 관심과 사랑이 요구된다. 그것이 우리민족의 전통적 풍습이요 뿌리기에 소중하고 간직하여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를 잃어버린 사회가 아니라 우리를 찾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유지선 씨는 우리를 찾아서 공동체적 가족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얼굴을 맞대고 말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편지를 써서 아내(임순자 83세)에게 보내고 자식들 부부에게도, 손자 손녀에게도 보낸다. 글로 쓰면, 그 글을 쓰다보면 미안하고 감사했던 마음들이 정리되어 그 편지 한통이 큰 감동을 가져다주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그는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마음이 가는 곳에 행동이 따르게 되고 그 행동은 눈에 보여 지게 된다. 보여 진다는 것은 인식하게 되고 그를 바라보는 마음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그는 마음에 있는 행복을 표현하며 실천하고 있다. 그는 각박하고 가족이 해체되어가는 현실에서 혈연가족의 뿌리 깊은 공동체적 기능을 이루어가는 모법적인 한 분이다.
유지선 씨는 62년을 아내와 살아왔다. 처음만나 연애 생활을 2년 했고, 결혼하여 60년을 살았다. 그러니 합하여 62년의 행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군대를 갔을 때는 단 하번도 다시 말하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랑한다고 하는 편지를 보냈다. 집배원 아저씨가 편지를 배달하면서 “또 왔오, 편지요”하며 웃고 갔다고 한다. 62년 동안 유지선 씨는 아내의 생일과 두 사람의 결혼식 날에는 꼭 편지를 써서 아내에게 보내고 있다.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같이 살면서도, 항사 곁에 있음에도 편지를 보낸 것이다. 자식들과 며느리 까지도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그 편지를 보관했다가 가끔씩 읽어보고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쓴다고 한다. 그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삶의 향기를 가꾸는 일이다.
두 분이 만나게 된 인연은 이렇다. 어느 날 고등학교 때 친구가 자기 사촌여동생이라며 사진 한 장을 보내 주었다. 유지선 씨는 그 사진속의 여인이 마음에 들어서 자기 지갑 속에 간직을 했다. 그 때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방학 중에 친구가 나주로 놀러 오라고해서 나주로 내려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그날따라 눈이 너무 많이 왔다. 그래도 끌리는 마음이 있어서 내려갔다. 나주역에 도착을 하자마자 친구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한다. 나에게 선을 보라고 한다. 친구 말을 거절도 못하고 하는 수 없이 따라서 가는데 눈이 무릎까지 차서 걷기도 힘들었다.
도착해서 만난 상대편의 얼굴을 보았다. 상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서서 한참을 떨리는 가슴으로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 지갑속의 여인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지금의 아내와 인연이 시작 되어 지금까지 “고맙다”,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말을 달고 산다. 누가 나에게 묻는 다면 “지갑속의 여인을 지금도 사랑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을 한다고 한다. 애정 표시를 하는 남편을 보면서 임순자 씨는 표현이 너무 간지럽다고 말한다.
유지선 씨가 1962년에 해남대흥사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죽마고우(竹馬故友) 4사람이 동행을 했다. 전 전라남도교육감을 했던 김장환, 중매를 했던 내종 오빠인 오재섭, 그리고 정진우, 이경춘 씨다. 지금까지도 서로의 우정을 돈독히 하면서 삶을 나누고 있다. 재미있는 것이 친구 오재섭은 이 글의 주인공인 유지선 씨가 중매를 했다. 두 사람이 80을 넘기고 나서 서로 중매를 해준 값으로 양복 한 벌 값을 교환하며 즐겁게 웃음 꽃피는 시간을 가졌다.
유지선 씨는 전남공업고등학교 교사로 출발하여 목포여자고등학교(목여고) 교감을 거쳐서 황산중학교 교장으로 1999년 8월 31일 정년을 하였다. 오직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온 삶이다.
그 때부터 강진 월남마을에서 살아왔다. 지나가는 관광객이 집안의 꽃이 좋아 들어오면 커피도 끓여주는 일을 재미있게 하였다. 지금도 이웃들이 설날에 인사를 오면 세뱃돈을 준다. 마음이 넉넉하여 나누고 사는 삶을 유지한다.
유지선 씨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자식들이 자라서인지 부모님들처럼 부부간에 서로 친구처럼 때로는 형제처럼 그렇게 행복함으로 산다고 한다.
자식들이 다들 잘라서 행복하게 산다. 큰 딸(전대 미술과)은 병원의 원장 부인이 되었고, 막내딸(숙대 정치외교학과)은 김수정(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13부작 제작) 부인이 되었다.
오늘도 아내에게 가는 마음과 행복함이 변하지 않고 오순도순 죽는 날 까지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에 감사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유전인자를 주셔서 부모님께 감사하다. 똑같이 살다가 죽는 날도 같이 죽자고 낚시를 가든 여행을 가든, 밤길이든 낮길 이든 외식을 하던 껌 딱지처럼 부부금술 좋게 행복을 만들며 산다. 그는 홀로계신 형수님과 동생 부인과도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갖고 산다. 이렇게 형제와 동서 간에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은 여자가 중요하다. 가정이 화목하려면 여자 한 사람이 잘 들어와야 그 집안이 편안하고 잘된다고 은근살짝아내를 자랑을 한다. 올해도 며느리 생일과 아내의 생일, 손자손녀들에게도 손수 쓴 편지를 보낸다. 행복을 가꾸고 남을 위해 베풀고 사는 모습이 사회를 밝게하고 있다. 가정의 소중성을 일깨워 주는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인생의 지혜를 깨닫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내 생에 전부를 내어주어도 세상을 밝히는 저 태양과도 그대와 바꿀 수 없는 그대는 내안에 살고 있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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