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이장님
찰량면 송정리 송촌마을
윤재원이장(70)
면소재지에서 관산쪽으로 4km 지점에서 우측 마을 진입로를 따라 0.6km 정도를 가면 송촌마을이다. 마을의 동쪽인 천관산 골짜기들에서 발원하여 단월리를 거쳐 흘러오는 냇물인 송정천이 삼흥천과 합류하여 현평리·장계리의 들을 지나 탐진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마을의 형상이 달의형상으로 보름달, 반달, 초승달의 변화처럼 수없이 변한다하여 반월형국이며 그러한 변화에 따른 풍수지리로 빈부의 기복이 자주 일어난다고 전해진다. 소쿠리 형국이라고도 전해오기도 하는 송촌 마을은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은 득을 못하고 오히려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더 잘살게 된다는 형상으로 재담은 소쿠리 형국을 말하기도 한다. 또한 마을 주변에 푸른 소나무가 울창하여 송촌이란 지명을 갖게 되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에 속하는 송촌은 현재 41가호에 78명이 거주하며 60대 이상이 75%가량이다. 예부터 반촌으로 칠량에서 제일로 알아준 양반촌에 속했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천관산 자락에 위치한 송촌마을은 천관산의 기암괴석과 억새의 기세처럼 거친 역사의 소용돌이를 심하게 겪은 마을이기도 하다. 6.25사변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를 입으며 폐촌이 되다시피 하기도 했다. 윤재원 이장은 송촌마을 태생으로 30살 무렵에 고향을 떠나 마산에서 10여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큰아들이 세살 무렵에 마산으로 취직해서 갔어요. 상공부기획실에 근무하는 외갓집 형님덕분에 취직해서 갔는데, 참 적응하기 힘듭디다. 첫째 말이 안통해서 힘들었어요. 결국 혼자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농사짓고 살았어요.” 결혼 후 27살부터 이장을 했던 것까지 치자면 30년이 넘게 이장을 하고 있다는 윤이장은 고향을 떠날 때 9마지기의 농사를 그대로 놔두고 떠났기에 다시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아내와 아이 셋을 마산에 남겨두고 혼자 고향에 돌아와야 했다. 큰아이가 중학교1학년이었고 아래로 둘이 초등학생이었으니 교육문제가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 고향에 돌아와 11년간 혼자 생활하며 농사지어 도시에 있는 자식들 교육을 위해 모두 보냈다는 윤이장이다. 아내도 아이들이 모두 대학에 들어간 후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고생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윤이장은 마을 이장을 오래하고 있다보니 마을의 이곳저곳에 손이 안 미친 곳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마을 사람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도 어떤 움직임인가가 금방 들어올 정도로 마을일에는 빠삭하다. 송천마을은 하천다리를 건너야 마을로 들어간다. 그 다리건너에는 마을 사람들의 경작논이 60%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생활터전이기도 하다. 74년 새마을 사업으로 놓았던 그 하천다리가 붕괴상태에 있어 7년 전 마을에서 보수를 했으나 항상 위험한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다리를 놓으려면 5~6억이 소요된다고 하니 금방 해결될 일은 아니어서 늘 마을의 숙원사업으로 남아있다. 송촌마을은 산골 마을이기는하지만 미맥과 축산업 비닐하우스 등으로 괜찮은 소득을 올린다. 윤이장은 아내 오향초(65)씨와 18마지기의 농사를 지으며 마을 앞 파프리카 생산지인 꾸메땅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도 있다. 장남 윤형윤(43)씨는 서울에서 낙농회사에 근무하며 형근(34)씨는 아산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며, 딸 옥희(30)씨는 사위와 함께 독일에서 목사가 되기 위한 박사과정에 있다. 윤이장은 “우리 마을 사람들은 온순하기도 하지만, 남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여 살려는 정신이 강하여 부지런한 성품이어서 다들 괜찮게 삽니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소득도 괜찮다고 봐야지요.” 마을의 구성은 개발위원회(회장:이한묵), 부녀회(김임순), 청년회(회장: 고오남)가 있어 마을일이 있을 때는 마을의 구성원에서 의논하여 진행한다. 또한 출향인 중에 서울에 사는 조남채(71)씨가 여러모로 마을에 도움을 주어왔다. 마을 회관 건립시에도 도움을 주었으며, 지금도 행사 때마다 꾸준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옛날 민물장어와 은어 등이 많이 서식했으며, 강진과 장흥 사람들이 여름이면 야영을 즐기기도 했던 송정천, 반월형국의 송촌마을의 은하수에 해당되었던 송정천이 농업용수 시설(보) 등으로 달라져 민물고기가 올라오지 않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이현숙 기자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