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 기자의 시선(님의침묵)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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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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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기자의 시선(님의침묵)3.5
님의 침묵

.

227일에서 28일까지 그날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는 날이기도 해서 뉴스마다 북미정상회담 보도로 넘쳐나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기차를 타고 간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움직임을 죄다 여기저기서 방송하는 것을 보다보니 점점 지겨워지기조차 했다. 김정은이란 인물이 우리가 그토록 일거수일투족을 알아야 하는 스타였던가. 나는 그를 보며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나오는 동물농장을 완전히 장악한 독재자 나폴레옹이 떠올랐다. 그런데도 남북한 평화를 위해서는 그를 지켜봐야 하고, 북미회담 결과가 전쟁으로 갈라진 남북의 평화공존을 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은 20186·12 1차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연지 8개월여 만에 성사된 것이고,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이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담은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회담이었지만 27일 강화도에 간 나는 갑자기 강화도조약에 더 관심이 가는 날이 되었다,

간 날이 마침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는 2차 북미회담이 잘 성사되었다면,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는 3.1절은 축제의 날이 되었을 것인데, 트럼프대통령은 이미 우리에게 그런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27일 만난 두 정상은 환상여행이라는 단어를 남겼는데, 환상이라는 단어 뜻은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을 말하고 있으니, 이미 회담의 끝은 예상되고 있었는지 모른다. 28일 오후 4시 트럼프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영변 외에 또 다른 핵시설 발견 내용과 북한의 전면 해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며 능숙한 협상가의 이미지를 남겼다.

강화도에서 다리로 이어진 석모도라는 섬에는 온천 개발이 한창이었는데, 그곳에서 족욕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뜨거운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있자니 온 몸으로 혈액순환이 되는 듯 피로가 풀렸다. 바다에 바투 붙어 있는 미네랄온천수, 그 강화바다에 있었던 한 사건이 바로 강화도조약의 시발점이었다. 지금의 정상회담에 비하면 형편없이 이루어졌던 불평등 조약, 일본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침략 야심을 들어낸 조약이다. 지금처럼 두 나라의 정상이 세계적 집중세례를 받으며 회담을 통해 합의사안에 사인을 하고 체결하는 방식이 아닌, 강자가 약자에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체결되는 방식이었다. 강화도조약은 1876년 고종 13227일 강화도에서 일본의 군사력을 동원한 강압에 의해 체결된 불평등 조약으로 공식명칭은 조일수호조규이며 병자수호조약이라고도 한다. 이 조약을 체결하게 된 것은 운요호사건이 먼저 있었다. 일본 군함 운요호가 포함외교의 일환으로 1875920일 조선해안을 탐측 연구하기 위해 왔다고 핑계를 대고 강화도 앞바다에 불법 침투하여 해안 경비를 서던 조선 수군의 방어적 공격을 받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함포 공격을 가하고 영종진에 상륙하여 조선 수군을 공격하고 인적 물적 피해를 입히고 퇴각한 사건이다. 일본은 강화도에서 운요호 사건을 유발하고 227일 신헌과 구로다 기요다카 사이에 12조 조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조약의 주요 내용은 첫째, 조선은 부산과 원산과 인천 항구를 20개월 이내에 개항한다. 둘째, 치외 법권을 인정하여, 개항장에서 일본인의 범죄가 발생할 경우 일본인은 일본인의 법률에 의해 처벌된다. 셋째, 조선의 연안 측량을 자유롭게 한다. 넷째, 조선과 일본 양국은 수시로 외교 사절을 파견하고 일본 화폐의 통용과 무관세 무역을 인정한다. 이 얼마나 불평등한 조약인가. 이후 조선은 일본을 견제하려는 청나라의 주선으로 1882년 미국과도 통상 조약을 체결했으며,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과 우호 통상 조약을 맺기 시작했다.

2차 북미회담은 이제 북미 양국 진실공방 속에 강자와 약자의 그림자를 남겼다. 우리에겐 결국 소란스러움만 남긴 회담에서 이제는 침묵하며 다시 님들이 움직일 때를 기다려야 할 듯하다. 100주년 의미 있는 3.1절을 맞이하하는 우리에겐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속에 깊은 뜻이 담겨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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