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싶고, 살고 싶고, 쉬고 싶은 한국의 나폴리 마량 미항
자연산 활어 풍부, 토요음악회는 또 다른 흥겨움
마량의 역사
마량면장 서경봉
마량은 미항이 됐다. 포구로 들어서면 관광시설이 즐비하고, 포구를 돌아가면 동쪽으로 무지개처럼 둥그런 연륙교가 화려하게 나타난다. 건너편 섬 고금도는 이제 섬이 아니다. 약산도 섬이 아니다. 연륙교로 인해 마량은 저 먼 섬까지 가까이 끌어안고 있는 셈이다. 고금대교는 2007년 6월에 완공되었다.742억원을 들인 고금대교는 고금도가 육지가 된 셈인데, 20분이면 마량까지 도착할 정도다. 따라서 마량은 물론 강진과 장흥지역은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약산면까지 곧장 육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량은 고금,약산의 2개 면을 잇는 교두보가 된 셈이다.
문화의 고속도로로 일컬어지는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문물이 오고 갔다. 강진의 경우 지금은 바다에 의지해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극히 일부분이지만 100여 년 전에는 주요 산업이 대부분 바다와 연결돼 있었다. 아득히 먼 옛날에도 그랬지만, 1920- 1940년대 강진의 갑부들은 모두 배를 몇 척씩 갖고 있었다. 김충식, 차종채 씨 등은 배를 이용해 멀리로는 인천에까지 쌀을 운반해 팔았다.
일제가 강진의 좋은 쌀과 나무를 실어간 것도 바다를 이용했고, 칠량 봉황마을의 옹기 역시 풍선(風船)에 가득 싣고 남해안 일대를 누볐다. 갑부나 서민들에게 바다는 없어서는 안 될 의지처였던 것이다.
강진만의 입구에 자리 잡은 마량은 일찍이 제주에서 말이 건너온 것으로 유명하다. 기록에 의하면 삼국시대부터 제주도의 말이 마량항을 통해 도착했고, 육지에 도착한 말은 마량에서 방목되다가 군마로 보내지거나 중국의 조공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강진의 역사기행’에서도 지적하였듯이 마량지역의 원마, 숙마, 신마 마을 등이 모두 제주말과 연관된 지명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말마(馬)자가 들어간 마을에는 특별히 소를 키워 성공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 재미있는 말이 전해지고 있어 마량은 말의 기세가 지금도 등등한 곳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사통팔달의 바다이기 때문에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도 많았다. 허술한 방어망을 뚫고 왜인들이 간헐적으로 남해안을 들락거리며 주민들의 재산을 약탈해 갔다. 조세로 내는 곡식 운반선인 조운선이 약탈되는 사례도 비번했다.
그래서 조선조정이 해결책으로 세운 곳이 각 전략요충지에 진(鎭)을 설치하는 것이었으니 마량의 마도진이 그것이다. 연산군 5년(1499)에 진성을 쌓은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종4품의 무관직인 만호를 배치하였다.
사료에 따르면 이 성의 둘레는 890척(약 270m), 높이는 1척(약3,7m)이다. 현재 성벽의 총연장길이는 730m 정도이고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의 커다란 돌로 만든 기단 위에 가로 30cm, 세로 20cm 정도 되는 작은 돌들을 이용하여 쌓아 올려졌다.
마도진에 거북선이 주둔했다는 사실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특히 거북선을 만든 나대용 장군이 임진왜란 직전에 강진현감을 지냈다는 사실도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해 마량미항축제 때 새로 건조된 울둘목 거북선이 독도를 첫 항해한 후 처음 입항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닌 성 싶다.
더 아름답게 가꾸어지는 미항 마량항
마량은 미항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9월에 완공된 마량항 부근에 관광객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친환경 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북산공원 정비사업이 그것인데, 마량 앞바다와 다도해가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15m 높이의 전망대와 조각공원 및 휴게소, 2km의 산책로가 조성되게 된다. 북산 중턱에 마량항을 조망할 수 있는 팔각정과 조망시설이 들어서게 된 것은 관광객들이 바다의 아름다움 속에서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셈이다. 이미 마량항에는 토요음악회가 열리는 무대를 중심으로 바다 깊숙이까지 산책로와 너른 쉼터가 있기 때문에 전국에서도 그 아름다운 시설물이 없을 정도다. 그러므로 바다가까이에서 쉴 수 있을 뿐 아니라 섬과 섬들이 이어지는 풍광을 내려다보며 쉴 수 있는 시설물까지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마량항에는 사업비 15억이 투입되어 수산물 판매센터 건립이 오는 7월 완공 예정에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개최되는 토요음악회와 더불어 마량항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수산물 판매센터는 강진에서 생산되는 각종 수산물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수산물 판매센터가 비좁아 이용자들의 불편이 있었지만, 지상 2층, 연면적 1,180 평방미터의 규모로 준공이 되면 자유롭게 한 눈에 펼쳐지는 해산물을 마음껏 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량항은 뭐니뭐니 해도 횟집이 즐비해서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이런 횟집이 지난해부터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횟집들은 연합회를 구성해서 그동안 업소마다 다른 회가격을 크게 낮추는 것은 물론 자율결의를 통해 노후 된 수족관을 교체하는 등 비위생적인 활어 판매를 일체 금지했다는 점이다. 회가격의 거품을 빼고 저렴하게 제공함에 따라 관광객들의 반응은 크게 좋아졌다. 마량항의 회값이 비싸다는 일반적인 관념을 일시에 깨뜨린 사건(?)이었다. 그래서 횟집연합회가 지난 해 전라남도지사 표창을 받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량항은 이밖에도 어촌체험장이 있어 도시인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갯벌체험, 개매기 체험, 독살체험, 김 건조 체험을 할 수 있는 어촌관광마을이 서중마을에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마량항에 오면 천연기념물인 마량 까막섬과 연륙교 등의 풍광과 함께 직접 어촌을 체험할 수 있게 되어 한 번 나들이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마량항은 최근 이국적인 풍취를 자아내는 종려나무를 식재했다. 마량진입로에 심은 종려나무 가로수는 단박에 별천지에 들어선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종려나무 가로수가 500m 남짓 펼쳐지는가 싶더니 푸른 구슬 같은 까막섬이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봄마다
꽃길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마량면사무소 직원들의 수고 때문이다. 봄의 전령사인 모란 100주를 만호성 소공원에 식재하였고, 주요 도로변에 팬지, 크리산세멈 등 약 10,000여본의 봄꽃을 식재하여 관광객들에게 봄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마량면에서는 앞으로도 아름다운 거리 조성을 위해 사루비아, 꽃양배추, 코스모스, 칸나, 메리골드 등을 계절별로 식재할 예정으로 있다.
마량면에서는 올해 들어 과잉생산으로 폭락한 제주산 양배추 사주기 운동을 전개했다, 2008년부터 마량면과 제주시 화북동과의 자매결연을 맺고 각종 축제시 직거래 장터 운영을 통해
양 지역에서 과잉 생산된 농수특산품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해왔다. 지난 해 부터 마량면 전체가 국경일마다 태극기가 물결치게 된 것은 면 전체 태극기 달기 운동 때문이다. 지역발전협의회에서도 적극 동참한 태극기달기 운동으로 지난 해 행정안전부장관과 전라남도지사 표창을 받은 바도 있다.
마량항에서의 토요음악회는 관광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행사로는 마량미항축제이다. 축제기간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것도 프로그램이 특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풍광과 너른 무대와 쉼터와 먹거리 때문이 아닌가 풀이된다.
마량항. 우리는 아름다운 미항 마량항이 있음에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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