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방마을의 축분 액비처리시설 설치 문제가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최근 강진군이 군정조정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공사 중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타 지역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 공사 중지 명령이 우리 군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올바른 결정이라 생각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살 주민권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앞으로 행정 당국이 주민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환경관련 시설 설치에 있어서 군민과의 소통, 투명한 절차이행을 보다 강화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와 함께 축사 설치도 행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과제이다. 도암 봉황마을에서 심각한 갈등을 일으켰던 돈사문제가 2017년 칠량면에서 붉어져 파장이 커진 바 있다. 악취, 분뇨 등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축사가 생기는 것에 주민반발이 커지면서 집단민원으로 또 다시 이어진 것이다.
타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4월 완도군은 관내에 돈사 신축 허가를 내줬다가 해당 지역(고금면) 주민들에게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반발을 산 바 있다. 분뇨처리도 문제지만 악취는 바람이 심하면 1㎞ 이상 퍼질 수 있다. 주민생활권과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에 축사 건립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인근 주민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적법 여부만 따질 경우 집단 민원과 지역갈등, 행정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지역주민 다수가 반대한다면 인허가 등 권한을 갖고 있는 군청에서 좀 더 꼼꼼히 따져보고 절차이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축사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지 현 실태에 대한 꾸준한 점검과 개선노력을 활성화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민원이 속출하자 축사와 민가 간 이격거리를 넓히고 24시간 무인악취포집기 가동 등 축산악취 감시시스템 강화, 축사이전·폐업 보상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경기도의 경우 관내 시·군 간 악취 발생지역과 피해지역으로 나뉘어 지자체 사이에 대립이 격화되자 지난해 축사악취개선 TF팀을 운영하며 도지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조속한 문제해결에 나선바 있고 폭넓은 협의로 축사 폐업 보상이 추진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네덜란드는 양돈장 등 악취발생 축사에 대해 공기정화시설을 의무화하였고 일본은 축산민원 중 절반이 넘는 악취 민원(2017년 53%차지) 대책으로 탈취장치 설치 및 악취저감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민원해소, 주민 행복권 확보, 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다
우리 전남은 가축사육 비중이 타 시도에 비해 높은 편이다. 전남 한육우 사육 호수는 1만7,206호로 전국의 18%로 전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돼지 사육 호수는 547호로 전국의 7%, 닭 사육호수는 345호로 전국의 1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오리 사육 호수는 274호로 전국 624호의 44%에 달한다.(2018년 2분기 통계청 가축통계자료)
축산농가가 2만호 가까이 이르다보니 악취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민원과 갈등이 이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중앙 및 지방정부, 관계 기관의 선제적인 대처가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쾌적한 생활여건에서 살고자 하는 마음은 축산 농가는 물론 주민 모두가 바라는 바이다. 도와 시, 군이 능동적으로 나서 타 지역과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악취개선 태스크포스팀 운영, 민관협의체 구성, 탈취저감 대책 마련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투자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축사 신규 설치에 있어서는 면밀하고 신중한 검토와 지역주민 동의 절차 이행 등으로 지방분권·주민자치시대 흐름에 걸 맞는 여민동락(與民同樂) 행정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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