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는 풍경 시
늙은 머슴새의 귀향
주전이
바람이 흰구름 끌고 가는 하늘 깊은 가지에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낮은 목소리로 울어주더니
내 작은 가슴 묶은 끈을 풀어주는 바람에
한 알 날개씨앗도 날아간 줄 몰랐다.
노을빛은 내 지난 세상풍경을 열어주는
장전長田 뜰 땅버들 냇가 개울물이 흐를까.
발 빠른 바람이 감추는 한 겹 엽서에는
굽이굽이 외로운 물상들이 가득 찼다.
밑뿌리야 어찌하든 굳은 속살로 박힌
바람꽃은 깊을수록 그 속에 잠겼던 긴 세월이
길 잡아 맴돌다 얼레무늬 새긴 나이테를
한 줄씩 물고 우주를 한 바퀴 돌아온 셈이다.
지난 밤 샘터에서 벌어진 입술들이
인적 없어 서둘러서 떠나고 없다야
고성사 범종소리 구강포九江浦 물결소리 높여라
폭포수는 작은 물방울이 합장되어 흘러흘러
큰 목소리로 우는 눈물의 법칙일 수 있다.
몇 고비 응얼진 아픔을 꺼내어 풀어보는
늙은 머슴새 꽹과리소리 숨죽이고
짝 벌어진 이마위에 별빛이 서러운지
비파산문에 서있는 목신木神은 비긋이 웃음을 머금은 채
묵은 그리움이 헛기침소리로 들리나니
너무 빨리 가버렸어
서기산 수십 가닥 능선이 토해내는 초승달같이
*강진읍 남성리 탑동출생 「한국시」로 등단.모란촌 문학동인회원 광주시인 협회이사. 전남 문인협회 이사. 광주문인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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