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기자의 시선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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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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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기자의 시선 20190903
껍데기는 가라

  

독서모임 윤색지에서 혜민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 읽고 토론시간을 가졌었다. 내가 책을 선정해야 했던 달이어서 토론주제를 정했는데, 3가지 주제가 마음이 고요해질 때 보이는 것이 무엇인가요? 남의 나와 나의 나에 대한 생각은? 나만의 소확행이 있다면? 이었고, 서로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했었다.

혜민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그만큼 그 분의 책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최근의 책을 하나 더 들자면 작년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두 분의 글은 누구나 금방 따라 쓸 것처럼 쉽게 읽혀지고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마법이 담겨있다.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를 마음먹고 필사해보라고 권하지만, 쉽게 느껴지는 그런 글은 사실 더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서다. 그처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첫 번째가 공감대다. 내 말을 잔뜩 늘어놓았지만 그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 없는 말잔치이며, 아무리 스스로 나는 올바른 길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해도 만인이 공감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요즘 그 무엇보다도 그 공감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하는 사람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나와 동시대의 모든 것을 같이 살아온 사람이지만 먼데 사람처럼 이름부터 생김새까지 부티가 흐르는 그 분은 텔레비전에 비칠 때마다 눈길이 가는 인물이었다. 부잣집 아들에 잘생긴 외모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했다. 그리고 이름도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조국이어서 언젠가 조국을 위해서 뭔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사람이 뭐가 부족해서 독재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했고, 가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빨리 갈 수 있었던 보수의 길을 가지 않고 험난한 진보의 길목에서 전 정권에 쓴 소리를 그렇게 하는지 매우 궁금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는 그런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동질감에 그를 늘 응원했다.

사람일 한치 앞을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조국 후보자도 자신이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부장관후보자가 될 줄 어찌 생각하고 살았겠는가. 한 사람의 과거에 모든 그물망을 쳐놓고 걸러내듯이 한다면 그동안 기득권에서 살아온 사람 중 깨끗한 사람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속으로 자기에게 그 불똥이 떨어질지 조바심 내며 점점 소리를 죽여가게 될지 모른다. 그러니 과거의 잘못되어 보이는 행보가 법에 위배되지 않았다면 과거 정치인들이 잘 못 만들어 놓은 법이 문제이고, 잘못된 법들을 앞으로 고쳐서 특혜를 누리는 사람이 없게 만들어가는 것이 발전하는 사회다. 문제는 조국 후보자의 딸이 특혜를 받고 살아온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자신의 실력에 의한 것이라면 젊은이들에게 그만한 공감대가 가는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고 청문회를 통해서 국민들은 들을 권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과거 정권이 그토록 힘없이 촛불에 무너진 것은 조국 같은 올바른 사고를 가진 리더들이 쓴 소리를 서슴없이 해주었고, 가진 자의 위치에서도 그들과 동조하지 않고 국민들의 가슴에 공감하는 잣대를 갖고 앞장서주었기에 지금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는 점이다. 지금 법무부장관이 왜 조국이 되어야 하는지는 국민이 원하고 문재인 정부가 시작한 적페청산을 제대로 해나가기 위해서고 조국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그 중심에서 계속 서 왔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은 껍데기가 무엇이고 알맹이가 무엇인지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 이리저리 골든벨을 하는 모습 같다. 신동엽 시인의 시 껍데기는 가라가 생각나는 것은 그 알맹이, 그러니까 419 혁명처럼 만들어낸 촛불혁명이라는 알맹이를 제대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 나루의, 그 아우성만 남고/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부끄럼 빛내며/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조국이 너무 시끄럽다. 껍데기들이 너무 요란스럽기 때문이다. 곧 고요해지면 밝아지는 것들이 있을 것이며, 어떤 것이 알맹이인지 보이게 될 것이다. 우리의 삶은 남이 보는 나가 있고 내가 보는 나가 다르다. “나는 정말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이겨내며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고, 부지런히 살았어요.” 이렇게 말한다 해도 어떤 사람이 너는 정말 모든 게 편하게 풀리고 쉽게 되는 것 같아라고 말하고 또 한 사람이 그래, 너는 정말 고생도 없이 일이 쉽게 돼.”라고 거든다면 결국 나는 그들 생각대로 보이는 사람인 것이다. 우리의 독서모임은 소소한 자신의 생각을 책을 통해서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요즘처럼 시끄러운 정국에서 떠나 자신만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생각해보자, 나의 소확행은 KBS Joy에서 화요일 밤에 하는 연애의 참견을 보는 것이다. 화요일 밤에는 연참을 보기 위해서 서두르지만 늘 중간 즈음에 보게 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바로 이어서 재방송을 한다는 것, 이것이 나의 최고의 소확행이다. 연애의 여러 사연들을 듣고 보고 참견하며 대리만족을 하는 시간, 참으로 즐거운 나만의 재밌는 시간이다. 화요일 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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