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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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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자도시 기행 본지 객원기자 임승렬
세계 도자기 수도 “ 瓷都 景德鎭 ”

- 陶陽新村에 머물며 도예의 거리(陶藝街)를 거닐다 -

 

닭발을 먹었던 친구의 음식점은 헐리고

 

경덕진에 밤늦게 도착해 도계천(陶溪川)를 둘러보았다. 도계촌은 여전히 불야성이다. 그러나 3년 전 친구가 운영하던 음식점은 헐리고 없었다. 그곳에는 ‘2기 도계천공사가 한창이다. 밤에 보아도 그 규모가 대단하다. ‘경덕진도자대학(景德鎭陶瓷大學,이하 도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 친구는 남편과 함께 음식점을 운영하고, 또한 이벤트 사업도 했다. 바로 3년 전 도계천(陶溪川) 개막식 행사를 그녀의 회사에서 주관했다고 한다. 그녀의 소개로 도계천(陶溪川)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도계천(陶溪川)에 있는 그녀의 음식점에도 갔었다. 중국식 닭발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

 

란주국수(蘭州拉麵)’집에서 만난 친구, 이틀 후에 또 만나고

 

도계천(陶溪川) 후문 앞에는 란주국수(蘭州拉麵)’ 가게가 밤늦게까지 영업 중이다. 이름도 잘 모르는 국수를 먹는데, 다른 손님이 캔맥주 몇 개를 가지고 들어온다. 주인에게 맥주를 사와서 마셔도 되냐고 물으니 안 된단다. 그사이 그 손님과 인사를 하게 됐는데, 그는 일본 토쿄에 사는 중국인이었다. ‘2019 경덕진국제도자박람회(景德鎭國際陶瓷博覽會)’를 보러 일본 친구들과 왔다고 한다. 숙소가 도계천(陶溪川) 근처인데, 일본 친구들은 자고 있고, 자기는 중국국수(蘭州拉麵)가 먹고 싶어 나왔다 한다. 그는 먼저 일어서면서 나에게 한국말로 안녕이라고 인사했다. 그 말이 하도 구수하게 들려, 나도 그에게 큰소리로 당신도 안녕이라고 대답했다. 에이~ 이름이라도 물어 볼 것을.

그의 이름은 가오위엔선(高源伸)이다. 그날 저녁은 통성명을 못 했으나, 이틀 후 삼보국제도예촌(三寶國際陶藝村)’에서 그와 다시 마주쳤다. 그는 일본인 일행과 함께 있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명함도 주고받았다. 그는 일본인 친구들도 소개시켜주었는데, 그중 한명이 후쿠오카(福岡)출신이다. 그녀에게 한 달 전에 후쿠오카에 갔었고 가라쓰야키(唐津燒)를 보고 왔다고 하니 무척 반가워한다. 모두 도자기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옛 친구는 만나지 못했지만, 또 새 친구들을 만났다.

 

양꼬치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 사거리

 

란주국수(蘭州拉麵)’로 허기를 달래고 혼자 걷는다. 작은 트렁크 가방을 하나 끌면서 예전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 즐거움이란? 자유로움을 몸으로 느낀다. 이 거리에선 누구도 나를 바라보는 않고, 나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뚜벅뚜벅 걸으면서 지난 3년을 돌이켜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 용케 살아남아 다시 경덕진에 왔구나!” 자연스레 또 술 한 잔이 생각난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어디서 양꼬치 굽는 냄새가 풍겨온다. 왁자지껄 떠드는 취객들의 소리도 들려온다. “그래, 저기서 이 한밤 함 젖어 볼거나?” 한 밤 경덕진 거리의 노상주점 숯불꼬치구이가 던지는 유혹은 대단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숙소도 잡지 못했고 짐까지 들고 있었기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행여 밤 분위기에 빠져 빠이주(白酒)에 젖었다가는 다음날 거리의 미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 묶었던 호텔 쪽으로 걷다 발길을 돌려 그 사거리로 갔다.

그 사거리의 이름은 지금도 모르지만, ‘그 사거리의 주변에는 경덕진의 도자 명소들이 죄다 몰려 있다. 뒤로 돌아 가면 도계천(陶溪川)’이 있고, 앞으로 쭉 걸어가면 陶雕의 거리에 다다른다. 왼쪽으로 돌면 옛 도자공장이 있었던 라오창(老廠)에 이르고,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경덕진도자대학(景德鎭陶瓷大學)’도예의 거리(陶藝街)’에 이른다. 모두 그 사거리에서 도보로 10분 안짝에 있다. 나는 이 노른자위 사거리한쪽의 한딩호텔(漢庭酒店)’로 들어섰다.

 

사진 찍어주는 호텔 漢庭酒店’, 그 씁쓸함에 대하여

 

호텔에는 다행히 싱글룸 하나가 남아있었다. 방값을 지불하고 여권을 건넸다. 그런데 내 여권을 받은 호텔 직원은 내 여권을 복사하더니 그 복사지를 내게 내민다.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니, 그는 그 복사지를 들고 있는 내 모습을 사진 촬영하겠다는 것이다. ~ 그 순간 내 얼굴은 금새 일그러져버렸다. 여권을 확인했으면 됐지, 그 여권 복사본을 든 내 모습을 또 사진 찍겠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누구를 범죄인 취급하나!” “시진핑(習近平)의 신시대(新時代)가 과연 이런 모습인가?” 슬픈게 일그러진 내 얼굴을 바라보던 프론트 직원들도 내 눈길을 피했다. 그들도 이건 너무한다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 않는가!

젊은 직원들을 더 이상 난처하게 할 수 없어 사진 촬영에 임했다. 이로서 3년 만에 다시 찾은 경덕진의 기쁨과 설렘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어떻게 잤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참으로 씁쓸한 밤이었다.

다음날 소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 소리에 지난밤의 황당함을 잊었다. 프론트는 새 직원들로 바뀌어 있다. 그들도 지난밤의 일을 들었는지 내 눈치를 살핀다. 아마도 내가 이 호텔에 머문 유일한 한국인이었을 것이다. 아니 유일한 외국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보안메뉴얼을 엄격하게 적용했을 것이다. 이 젊은 친구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내 눈치를 보던 직원에게 먼저 웃으며 인사하니 그들 표정도 이내 밝아진다.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통역기까지 사용해가며 상냥하게 대답해준다.

 

도예의 거리(陶藝街)’는 날로 번창하는가?

 

경덕진도자대학(景德鎭陶瓷大學)’에 들른 후 바로 도예의 거리(陶藝街)’로 걸었다. 여전히 길 양쪽으로 수많은 도자기 Shop이 성업 중이다. 새롭게 오픈한 가게도 여럿 보인다. 이 가게들은 대게 젊은 도예가들이 운영한다, 3년 전과 다른 점은 종업원 모집 광고를 붙여놓은 가게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가게가 잘 돼서 직원을 구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누구는 도자의 거리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도자의 거리상점 임대료가 날로 상승하여 속빈 강정이 돼가고 있다고 한다. 월 가게 임대료가 우리 돈 200만원이 넘는단다. 비싼 점포 임대료에, 적지 않은 인테리어 비용, 게다가 점원 인건비 등. 이 거리에서 꿈을 이룬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자기 점포가 없는 거리의 도예가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거리의(노상의) 젊은 도예가는 임대 점포에 입점하는 것이 꿈이고, ‘임대 점포에 입점한 작가에게는 자기소유의 전시판매관을 갖는 것이 꿈이다. 이를 위해 경덕진의 수많은 젊은 도예가들이 거리에서, 뒷골목에서 청춘을 불사른다. 화려하고 세련된 도자의 거리뒤편엔 도양신촌(陶陽新村)’이 자리하고 있다.

 

도양신촌(陶陽新村)’에는 매일 도자기야시장이 열리고

 

도양신촌(陶陽新村)’에는 그새 젊은 작가들의 작업실이 많이 늘었다. 개인 작업실 중에서는 도자체험 프로그램를 운영하는 곳도 많다. 또한 도자의 거리방문객을 위한 유스호스텔(靑年旅舍)이 여럿 들어섰다. 꽤 큰 규모의 호텔 급 청년여사도 두 군데나 보인다. 나는 도자 Shop과 체험장를 함께 운영하는, 뒷골목의 작은 유스호스텔 회예청년여사(回藝靑年旅舍)’를 발견하고 바로 숙소를 옮겼다.

도양신촌(陶陽新村)’에는 매일 저녁 도자기야시장이 열린다. 어둠이 내리면 하나둘 거리의 작가, 상인들이 모여들고 이내 불을 밝히고 물건(도자기)를 깐다. 자기가 직접 만든 찻잔이며 컵이며 접시며 사발이며, 온갖 도자기가 다 나온다. 그 중에는 대형 공장에서 사온 듯싶은 조잡한 도자기를 파는 상인도 있다. 그들 중에 휠체어를 탄 채 도자기로 만든 악세사리를 파는 오누이가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내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 왔다. 모두 한류의 영향이리라. 내가 목걸이를 몇 개 사니 무척 고마워한다. 직접 만든 것인지는 묻지 않았다. 그게 무엇이 중요한가? 예나지금이나 나는 야시장에 나온 젊은 작가, 상인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 특히 젊은 작가들의 패기를 응원하며 그들의 작업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청자마상배(靑瓷馬上杯)에 반하고 사금파리 찻잔에 홀리고

 

무엇보다 내 눈길을 끈 것은 옛 가마터에서 수습한 갑발도편과 그리고 일그러진도자기다. 보기만 해도 오랜 세월이 묻어난다. 그 중에서는 청자마상배도 있다. 번조 과정에서 약간 변형은 되었지만 여전히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나는 이 청자마상배에 반했다. 내가 욕심내는 것을 옆에서 본 상인은 중국돈 600(한화 11만원)이란다. 반 가격으로 깎으려 했지만 상인은 500원을 고집한다. 그사이 그는 마상배를 다시 싸 버렸다. 이제 야시장이 끝나는 시간이다. 대신 사금파리로 만든 찻잔 5개를 샀다. 어느 무명 도공이 피땀 흘리며 구웠으나 실패하여 버려진 도편다섯 개를 나는 우리 돈 2만원에 샀다. 이게 과연 기뻐할 일인가 슬퍼할 일인가? 이렇게 도양신촌(陶陽新村)’의 밤은 깊어가고 나는 주변을 또 걸었다.

 

도자의 거리끄트머리, 그 희미한 가로등에 잠든 도가촌(陶家村)’

 

도양신촌(陶陽新村)’은 말 그대로 새로 조성된 마을이다. ‘도양신촌(陶陽新村)’이 먼저인지, ‘도예의 거리(陶藝街)’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주변에 오래된 도자기 마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깊은 밤 나는 잠 못 들고 도양신촌주변의 뒷골목으로 배회했다. 희미한 가로등을 따라 걷자니, 아니나 다를까 허름한 도자기 공방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도가촌(陶家村)’이다. 마을 주변은 이미 고층 아파트로 둘려 쌓였다. 동네 한쪽은 철거가 진행 중이다. 한때는 도자기 마을로 번창했을 도가촌(陶家村)’이 이제는 희미한 가로등 아래 잠들어 있다. 아니 모두의 기억 속에 잠들고 있다. 동네 한 귀퉁이에 남은 점포 도가백화(陶家百貨)’만이 옛 영화를 말해주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남은 공방의 풍경은 더 쓸쓸해 보인다.

 

자도경덕(瓷陶景德)’을 마시고 등왕각(滕王閣)을 피우고

 

도양신촌(陶陽新村)’에서 가장 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은 동네 수퍼다. 이 가게의 주인은 마리(馬麗). 그녀는 이 곳의 토박이로 젊어서는 가업에 따라 백자(白磁)에 청화(靑畵)를 그렸다. 그녀 또한 경덕진의 상징인 청백자(靑白瓷)’도예가이었던 거다. 고도의 기술과 장시간의 집중을 요하는 도자화가(陶瓷畵家)’의 삶은 그녀와 맞지 않았다. 그녀는 도자 일을 그만두고 부동산과 유통 일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의 경덕진도자기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그녀는 맥주(瓷都景德)을 마실 때는 꼭 경덕진 도자기 잔으로 마신다. 그 잔에는 천하제일가(天下第一家)’라 씌어있다. 매일 밤 야시장이 열리니 장사도 잘 되는 것 같다.

나는 매일 저녁 마리의 가게에서 맥주를 사다 마셨다. 숙소 주인 아등(阿登)과 마셨다. 또 마리와 셋이서 맥주를 마셨다. 그 맥주의 이름이 자도경덕(瓷陶景德)’이다. 원래는 복건성의 雪津맥주인데, 경덕진 도자기를 브랜드상표로 쓰고 있다. 바로 경덕진 마케팅이다. 마리(馬麗)는 내가 맥주를 사러 가면 꼭 담배 한 개비를 주었다. 그 담배 이름이 등왕각(滕王閣)이다. 등왕각(滕王閣)은 강서성 남창에 있는 누각이다. 강남 3대 누각의 하나로 왕발(王渤)등왕각서(滕王閣序)’로 아주 유명하다. 모든 중국인이 학창 시절에 배운다고 한다. 나 역시 왕발(王渤)의 명문(名文)등왕각서(滕王閣序)’를 알고 있었기에, 마리(馬麗)가 담배(滕王閣)를 줄 때 마다 왕발의 문장(文章)을 찬양하였다. 이렇게 도양신촌(陶陽新村)’에 머물며, ‘자도경덕(瓷都景德)’을 마시고 등왕각(滕王閣)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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