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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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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화두를 들다
물의 여행전 우산 최현철 화백

2019 강진군 아트홀 초대전을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개최한 우산 최현철 화백을 만나보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전라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 전라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이고, 그룹전 수회와 개인전 14회를 연 화백이어서 화업의 연륜을 느끼게 한다.

우산 최현철 회백은 이번 강진군 아트홀 초대전을 물의 여행전이라 정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기 전의 느낌을 먼저 말했다.

그림을 그릴 때는 풍경을 보고 저렇게 그려보고 싶은 느낌이 온다. 이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느낌은 그냥 없어지고 만다. 그러나 그 미세한 느낌을 잡을 수 있어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사물을 바라보는 느낌.

이 느낌의 진폭에 따라 작가는 글로 표현하고 음악가는 노래로 표현하며 소리꾼은 소리로 표현하고 화가는 그림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따라서 사물을 바라보는 느낌에서 어떤 느낌이 오는가가 중요하며 이때 좋은 느낌으로 그려보려 한다고 한다. 이것이 예술이며 그 느낌이 얼마만큼 감동을 주느냐에 따라 작품은 달라진다. , 나는 좋았지만 보는 이에게 느낌이 없었다면 그것은 실패작에 그치고 만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내 느낌을 상대방이 느껴주었으면 하는 바램. 그럴 때 기쁨을 느낀다. 내 느낌을 잘 전달하려면 역시 그림을 그림답게 그려야 한다. 여기에서 그림답게그림같이는 완전히 다르다. 그림답게는 사물에서 풍겨 나오는 느낌을 그려내는 일이고 그림같이는 사진과 같은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노래를 아는 사람에게만 들리지만 유행가는 대중적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므로 그림을 잘 그렸다는 말은 작가에게 욕이 된다. “작품이 맘에 든다.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란 말이 작가에게도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물을 보아야 한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물을 보는 것과 무심코 지나치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 지구상의 모든 사물은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풀이며 나무가 꽃피고 열매 맺는 일을 아름답게 보았을 때 인간에게 약이 되고 볼거리가 된다. 한 송이 꽃이 그럴진대 인간의 생각이 부정적으로 보았을 때 어떻게 될까?

자연은 그대로 있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고, 구름이 일고 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가운데 온갖 초목은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 자연은 말없이 스스로 움직이는데 인간은 자꾸만 자연을 훼손하려고 든다. 그대로 놔두면 좋으련만 상처를 내곤 하는 것이다.

삼성 창립자 이병철 회장의 일화다. 어느 날 아름다운 정원수를 보고 저 나무가 여기에 서 있었으면 좋을텐데, 하고 중얼거렸다. 다음 날 보니 정원수가 원래 서 있던 장소에 없어지고 말았다. 왜 없어졌느냐고 물었더니 회장님이 저 나무가 여기에 서 있었으면 좋을텐데라고 해서 옮겼다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그대로 놔두지 뭘라고 옮기기까지 했느냐고 말했는데, 다음 날 다시 나무는 본래 자리로 옮겨져 있었다. 이 회장은 다시 말했다. 한 번 옮겼으면 됐지 또 옮겼느냐고 말했다. 즉 나무도 감정이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최현철 화백은 가능한 한 고마움의 마음으로 지낸다. 아침에 일어나면 동녘에서 뜨는 해가 고맙고, 청아하게 흐르는 계곡물이 고맙고, 한 줌 선들바람이 고마운 것이다. 들길을 걸어가면 들꽃이 고맙고, 하늘을 바라보면 솜털 같은 구름이 고맙다. 이 세상 어디를 가든지 고마움뿐이다. 산에 가면 산에서 고마움을 엄청 얻을 수 있고, 바다에 가면 바다 나름대로 엄청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에 인간은 고마움을 느끼기에 앞서 해를 주고 있다는 점에 가슴 아파한다. 사물 자체 하나하나가 고마움의 존재임을 알았을 때 우리는 성자가 될 수 있다. 남하고 싸울 일도 없고 다툴 일도 없는 것이다.

인간이 어디 자연에만 고마움을 느낄 수 있으랴. 그림을 그릴 때 붓이며 먹이며 화선지도 고마운 것이다. 고마움의 감정으로 즐거운 감정으로 그림을 그릴 때 어떻게 될까? 곧 그것이 화도(畵道)가 아니겠는가.

최현철 화백은 이번 초대전에서 물을 소재로 삼고 물을 깊게 사유하며 물의 느낌을 그려보려고 했다.

물이란 무엇인가? 삼라만상을 움직이는 생명력 그것이 아니겠는가.

노자(老子)의 말이다. 이 세상에 물보다 더 무르고 겸손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딱딱한 것, 흉포한 것 위에 떨어질 때 물보다 센 것은 없다. 약한 것은 강한 것을 이긴다. 이 세상 사람들은 이 일을 알고 있으나 그렇게 실천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좋은 군대는 도전적이 아니다. 숙련된 무사는 성급하지 않다. 사람들을 부리는 것이 능란한 사람은 언제나 겸손하다. 겸손은 무저항의 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며, 천명과 일치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맹자(孟子)의 말이다. 물의 크고 작음을 보는 데는 반드시 그 물결을 보아야 한다. 해와 달이 밝은 빛을 지니고 있음은 작은 틈바구니에까지도 반드시 비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흐르는 물이라는 것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최현철 화백은 물의 여행을 그려보겠다는 일념으로 물의 행선지를 추적해 보았다. 보이는 물보다는 보이지 않는 물을 그려보겠다는 마음에서 안개와 운무가 자주 그려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많은 물의 작품 중에서 <폭포>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육중하고 장엄한 폭포가 금방이라도 가슴을 때려눕힐 기세로 장쾌하게 떨어지고 있다. 본디 폭포에는 용()자가 많이 들어간다. 용소니, 용폭이니, 용추니, 용연이니 하는 말이다. 물이 한없이 잔잔할 때는 명경지수이지만 저렇듯 몸을 틀어 움직일 때는 무서운 기세로 떨어진다. 물의 변화무쌍함을 절로 느끼게 하는 그림이다.

그런데 폭포도 봄 폭포, 여름폭포, 가을폭포, 겨울폭포가 다르다고 한다. 어느 화승의 말을 빌리면, 봄 폭포는 젖가슴이 봉긋 솟아나는 소녀의 모습이요, 여름폭포는 풍만한 육체를 자랑하는 처녀의 모습이요, 가을폭포는 농익은 중년 여인의 모습이며, 겨울폭포는 이제 시들어버린 여인의 볼품없고 초라한 모습이란다.

최현철 화백은 물의 변화된 모습을 여러 화폭에 담았는데, 유독 여름폭포가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자연의 생음(生音)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여름폭포. 그 장쾌한 물줄기가 참 시원하다.

오직 산()과 수()만이 있는 노르웨이. 산첩첩 물첩첩의 노르웨이는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폭포가 있다. 큰 폭포 작은 폭포가 곧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는데, 만일 산과 물 밖에 없는 노르웨이에 폭포가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싶었다. 그만큼 폭포는 자연의 노래요 숨결이며 움직이는 풍광이었다.

최현철 화백은 모든 생명체에는 물이 근원이 되기에 물을 사유하게 되었고 사유에서 얻은 물을 그리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번 최 화백의 <물의 여행전>을 통해 물의 고마움을 한층 느끼게 하는데, 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고 소가 먹으면 살이 되고 젖이 된다는 사실을 느꼈으면 싶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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