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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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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기자의 시선/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20200310

주문한 새 차가 나오면 친정엄마를 모시고 담양에 사시는 이모 집에 가려 했었다. 엄마는 설 전부터 병원에 입원하여 설날이 지난 후 퇴원은 했지만 기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지셨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파시가 통하는지 인천에 사시는 삼촌한테서 엄마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왔다. 엄마가 구순이시고 삼촌도 구순에 가까운 연세이신데도 누나가 돌아가시기 전에 얼굴이라도 봐야겠다며 오시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음 날 담양 이모도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하셨다. 그래서 엄마에게 약속했다. “엄마 내 새 차가 나오면 담양 이모네 집에 갖다오게.”라고, 그러자 엄마는 반가운 듯 아기처럼 방긋 웃으셨다. 엄마는 직접 통화도 못하지만, 두 분의 전화 소식에 어렸을 적 동생들과의 추억을 어제 일처럼 잠깐 동안 즐겁게 얘기하셨다.

그런데 그 이후 코로나19로 대구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들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거리 두기가 코로나 전염병을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니, 참으로 무서운 병이 아닐 수 없다. 자칫 가족 중 누가 확진자와 뜻하지 않게 접촉자가 되면 서로 격리되어서 혼자 독방 생활을 해야 하는 암담한 현실에 있는 것이다. 자고 나면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가 마치 신천지가 말하는 십사만사천명을 채우는 것과 연관된 것처럼 대구시를 휩쓸고 우리나라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성서의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십사만사천이라는 숫자는 7장과 14장에 나온다. 신천지인들은 요한계시록에 약속한 십사만사천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바로 자기들의 신천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신천지인들의 예배가 코로나 감염의 주원인이었음이 신천지인들의 코로나 확진율로 드러나며 자꾸 늘어나는 것이다. 그 많은 숫자가 흰옷차림으로 교회 바닥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예배하는 모습을 보며, 하느님은 그게 아니라고 꾸짖고 계시는 걸까. 천국이 아니라 지옥 가는 확진자 행위라고 말이다. 마치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벌이 사람들 간의 거리, 더 크게는 인종간의 거리, 각 나라간의 거리를 만들고, 하늘과 바다도 문명 이전처럼 새와 물고기만 노는 곳으로 돌아가게 하고 있다. 성서에서도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할 때 엄청난 벌을 내리곤 했다. 신 앞에서 인간이 이룬 문명은 한 순간에 불과하듯 소멸된다. 소위 이단이라고 말하는 종파들은 거의가 그러한 성서의 한 부문만 지나치게 강조하여 인간 교주를 신격화 하고 교세를 넓혀 사업화 한다. 많은 교회들이 상업화 세습화로 문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특히 이단교회는 성경구절을 공통적 해석이 아닌 인간 교주 식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문제를 낳고 있다. 내 친구 중에도 신천지는 아니지만 이단에 속하는 교회에 다니며 중국으로 전도를 간 친구가 있었는데 이후 소식을 알 수 없다. 나중 알고 보니 중국에는 종교자유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지하에서 포교 사업을 하기에 신분을 절대 숨겨야 해서 교파소수만 어디 있는지 안다고 했다. 이번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의 경로를 추정해볼 때, 중국내에서 종교 활동자체가 지하에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니 전파 경로를 찾아내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코로나19 확산도 이스라엘성지나 이란, 이탈리아에서 먼저 많이 발생하는 것도 음성적인 종교 전도자들이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생활을 아주 유치하게도 만들고 있다. 뉴스에서는 매일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몇 시간씩 줄서고 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여기저기에서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외치는 목소리들, 청와대에서는 얼만큼의 마스크를 구입했냐는 것까지 따지는 사람이 생겼고, 그러자 정부에서는 마스크 수요 자체를 공급이 해결하지 못하니 마스크 사용 자제로 돌아섰으며, 밀폐된 회의장소가 아니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스크 5부제로 출생연도의 끝자리를 기준으로 판매하는 마스크 사용지침으로 일단락되고 이러한 마스크 대란은, 영화속에서나 있을법한 일들이지만 실제 요즘 코로나 정국 현실이다.

김난도 교수는 저서 트렌드코리아2020에서 2020년 키워드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을 멀티 페르소나라고 했다. 멀티 페르소나란 다중적 자아라는 뜻으로 현대인들이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 쓰듯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게 됐다는 소비트렌드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바라보는 우리의 양면성은 각각 개인의 상황에 맞게 그 가면을 쓰고 있게 됐다.

며칠 전 엄마가 기다렸다는 언제 이모네 집에 가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엄마 텔레비전에 흰옷입고 마스크 쓰고 나오는 사람들 봐. 지금 바깥에는 병이 돌아서 난리야. 지금 어디 못나가요.” 사실 엄마는 귀가 잘 안 들려서 텔레비전을 켜놓기만 할 뿐 코로나가 뭔지 모르신다. 그런 엄마가 대답하신다. “왜 그런다냐?” 나는 엄마 귀에 가까이 대고 크게 말했다. “사람을 가까이 하면 걸리는 병이여, 코로나라고그러자 엄마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오래 산게 별것을 다 보고 산다. 인천 삼촌은 인자 못 온다냐?”

이정하 시인의 시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아무도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가는 만큼/ 그대가 멀어질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가면/내가 다가가면/ 그대는 영영/ 떠나갈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대가 떠나간 뒤, /그 상처와 그리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더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한 순간 가까웁다 /영영 그대를 떠나게 하는 것보다 /거리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오래도록 그대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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