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기자의 시선 창밖은 오월인데
HOME 회사소개 이용약관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기자회원신청
로그인 회원가입
기본스킨 오렌지스킨 보라스킨 연두스킨 그레이스킨
2020년 5월 29일 금요일
뉴스홈 > 칼럼
2020-05-13
글자크기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이현숙기자의 시선 창밖은 오월인데
20200512

가족 분들께서는 고향방문 계획을 취소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공문을 보고 가정의 달이라고 생각하던 오월이 쓸쓸하게 느껴졌다. 피천득 시인의 창밖은 오월인데라는 시가 있다. 시 제목을 거꾸로 보자면 오월은 창밖에 있다. 창밖의 오월을 그저 모르는 체 지나가야 하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1년 중에 가족을 챙길 약간의 의무감을 갖게 하는 유일한 달이 오월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오월을 창밖에 두고 지나가야 한다고 하니 말이다.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 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미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59일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던 강진성당도 미사가 시작되었다. 주일미사를 토요일 저녁시간부터 일요일까지 3회로 나뉘어 구역별로 신자들이 나뉘어서 미사를 했다. 성당에 들어오기 전에는 본인의 이름과 전화번호 및 마스크 착용 여부를 기재한 후 열을 체크했다. 이어 손 소독을 하고 들어가서 좌석에 미리 1미터 간격으로 표시해둔 곳에 띄엄띄엄 앉았다. 미사가 시작하기 전 앞 스크린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미사 지침을 다함께 읽은 후 미사는 시작되었다. 그 지침에는 신자들은 미사 예식이나 성가 등 소리를 전혀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중간 중간 자신도 모르게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며, 나오는 말을 참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새삼 생각되는 미사시간이었다. 신부님의 말씀과 독서 그리고 해설자의 해설, 성가대 1인의 성가로 이어지는 예전의 미사 예식과는 다른 신자들의 침묵미사로 천주교에서의 성체를 모시는 일만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그러니까 하느님과 나와 만남은 성체이기 때문이다. 그처럼 하느님은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할 수 있지만 사람끼리는 눈빛만이라도 있어야 통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문명 속에서 만들어진 질병들로 인해 인류가 어떻게 변해갈지 알 수 없는 현실이고, 어쩌면 지금 두 눈이라도 빼꼼히 내놓고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일지 모른다. ‘도시의 아이들이 불렀던 가요 텔레파시에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라고 시작하여 아하 러브 텔레파시라고 끝나는 그 노래가사처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눈빛에서 사랑이 피어나는 이런 종교적 성찰의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오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족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날들이 많은 달이어서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조금은 다행이지만, 아직도 코로나 전염병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에 안심할 수 없는 날들이기도 하다. 중단되었던 성당의 미사가 침묵 속에서도 소중하고 아름답듯이 오월은 사랑과 감사의 빛을 창밖에서 아름답게 비추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 생각해야 될 사람들이 떠오르고 어떻게 그 감사함을 전달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야 할 도리를 하지 않고 넘기고 나면 스스로에게 더 짐으로 남아서 무게를 지고 살게 된다. 오월은 햇살의 따스함이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다. 자신의 창을 조금 열어놓고 아름다운 계절의 빛을 가정으로 끌어들이자. 그리하여 침묵처럼 잔잔한 사랑을 서로에게 전염시켜보면 어떨까.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뉴스스크랩하기
기자이름없음 
칼럼섹션 목록으로
6.2 지방선거는 유능하고 ...
이형문의 인생교양 칼럼 24...
탐진만 햇발 추락하는 교권...
이야기가 있는 고사성어 46
이현숙기자의 시선/ 껍데기...
다음기사 : 이현숙기자의 시선/오월의 꽃 (2020-05-19)
이전기사 : 책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2020-05-04)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정관웅 칼럼니...
조직폭력배 이제 ...
선거와 프로야구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게시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회사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