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5.16 군사 혁명
4.19 민주 항쟁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진 후 내각 책임제를 채택하여 윤보선씨를 대통령으로 하고 장면 내각이 들어섰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 내각제를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이번 정권이 시민의 힘으로 탄생했으니 시민들의 모든 이해 단체들의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고 이러한 욕구들은 일시에 다 해결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사회가 매우 혼란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장면 내각이 권력을 충분히 구축하기까지 권력 공백이 생긴 셈이다.
내가 대학 2학년인 1961년 5월 16일 아침 장도영 중장의 이름 아래 무혈 군사 쿠데타가 성공했다는 소식이 급박하게 방송되었다. 군사 혁명은 당시 박정희 소장과 그를 따르는 젊은 장교들에 의해 추진되었고 장도영 장군은 꼭두각시처럼 표면에 등장했다가 몇 달 뒤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국민 소득 100불 미만의 어려운 경제와 사회혼란 및 권력공백은 필연적으로 군사 쿠데타를 유발시켰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해서 18년간의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 정권이 탄생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는 40년이 지난 지금 여러 가지 면에서 평가되고 있다. 최초 경부고속도로 건설, 그린벨트 지정, 기계 및 전자공업 터전 마련, 과학 기술 발전을 주도했던 KIST설립, 수출주도형 경제 발전, 새마을 운동, 산림녹화산업 등등 우리나라 오천년 역사 이래 가장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한 기간이 아니었나 싶다. 본인도 70대초 KIST에 근무하면서 김학렬 부총리 시절 경제기획원으로부터 ‘우리나라 기계공업 육성 방안’ 이란 정책수립 용역팀에 참가 했다. 용역 결과물은 기계공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4가지 기계공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자동차 공업, 조선공업, 철강공업 및 특수강공업 이였다. 여기에서 정부 주도로 현대 자동차, 현대 중공업, 포항제철 및 삼미 특수강이 설립되었고 40년이 지난 지금 그 결실을 보고 있다.
군사 정권의 대표적인 과오는 민주주의와 정치 탄압일 게다. 이러한 와중에 대통령 영부인인 육영수 여사는 8.15 경축식에서 재일교포 문세광의 총에 돌아가셨고 박정희 대통령도 장기 집권의 후유증으로 자기가 아끼고 임명했던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게 1979년 피살되었다. 아마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는 역사가 두고두고 평가하게 될 것이다.
l ROTC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훈련
그 때나 지금이나 군복무 문제는 젊은이들에게 항상 고민거리였다. 그 때는 군복무 기간이 36개월이었고 내부 반 시설 등 환경도 좋지 않았으며 비인격적인 대우가 더 심했다. 내가 대학생일 때 다행히 ROTC 제도가 도입되었다. 2학년을 마치고 이것저것 따질 필요 없이 ROTC에 응모했다. 왜냐하면 장교로 근무할 수 있고 복무 기간이 2년이었으며 ROTC 훈련을 통해서 신사도, 리더십 및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에 두 번 ROTC 교련을 받았고 여름방학 2개월 동안은 수색 30 사단에 가서 군사 훈련을 받았다. 고문관 소리를 듣지는 않았지만 연병장을 돌리면 매번 후미에서 맴돌았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고된 훈련과 긴장한 탓에 밥을 먹지 못하고 힘들어 했다. ROTC 훈련을 통해 공과대학내 다른 과뿐 아니라 서울 대학교 내 다른 대학 친구들과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가정교사 생활에 ROTC훈련까지 겹쳐 대학 공부는 자연히 등한시 되었다. 거기다 3, 4학년 여름방학도 군사 훈련 받느라 어떤 다른 계획도 세울 수 없었다. 다행히 대학 졸업 후 ROTC 소위로 임관 되었고 군번은 65-00299 로 김해에 있는 병기 학교에서 병기 병과 훈련을 받은 후 부산 서면에 있는 군수기지 사령부 산하 병기 총포 타이어 재생창에 배치 되었다.
내가 걸어온 길 윤재준 (주)선도소프트 사장 회고록(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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