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창부수
서성리 씨앤에스 2차아파트 상가 리치리치치킨
김성환(40), 박정애(36)부부
완벽한맨과 맏며느리감
“이제 아내와 함께 일해 행복해요”
김성환씨와 박정애씨는 서성리 씨앤에스2차 아파트 상가에 있는 리치리치 치킨을 운영하고 있다. 각도로 잰 듯 반듯하면서도 빈틈없는 성환씨인가하면 정애씨는 반듯하게 난 길가에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처럼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강진신협에 근무하던 성환씨와 영암신협에 근무하던 정애씨가 서로를 알게 된 것은 신협끼리 함께 간 야유회 때였다. 하지만 몇 번의 야유회 동안 서로를 기억할 만큼 특별한 관심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성환씨는 친구들과 함께 놀러간 것이었고, 정애씨는 직장동료들과 함께였다. 마침 신협 휴양소가 명사십리에 있었고 양 팀은 휴양소에서 함께 머물게 되었다. 휴양지에서 즐기는 파도타기나 음식만들기, 설거지 등을 하면서 어울리게 되었고 그동안 전혀 생각도 않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성환씨는 “그날 해변에서 놀면서 마음이 자꾸만 끌렸어요. 노는 모습이 무척 순수해 보여서 그 모습에 반했지요. 그날 마음으로 찜 해놓았죠.” 철저한 성격인 성환씨는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회사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 정애씨가 애인이 있는지 등 몇 가지를 미리 알아두었다. 평소 결혼할 여자에 대한 몇 가지의 이상형을 정해 놓고 있었던 성환씨에게 정애씨는 딱 들어맞는 여자였다. 4살 차이라는 것, 혈액형0형, 양친부모가 계신점, 몰래 궁합까지 보았는데 궁합도 맞았다. 적극적인 성격인 성환씨는 그날부터 퇴근 후 매일같이 영암신협으로 달려갔다. 그때만 해도 4차선이 나지 않아 영암으로 가자면 불티재를 넘어 다니던 때였으니 쉬운 길은 아니었다. 퇴근 후 영암신협으로 달려간 성환씨는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간식을 사다주기도 하면서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정애씨는 “남자친구도 없고 심심하던 찰나에 적극적인 사람이 나타나서 나쁘진 않았어요. 매일 같이 직장에 와서 주위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저에게도 잘해주니까 그냥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어요.” 성환씨는 결혼을 목적으로 정애씨를 만났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자신이 생각한 대로 척척 되어야만 했다. “인사를 갔는데 장인어른이 인사도 안받고 밖으로 나가시더라고요. 참 난감했지요. 마음에 안 들어서 밖으로 나갔구나 싶어서요.”그러나 그날 성환씨는 장모님이 차려주신 음식으로 후한 저녁대접을 받았다. “원래가 과묵해서 무뚝뚝하게 느껴지는 아버지 성격이 그렇게 보였나 봐요.”라고 정애씨는 친정아버지의 성격에 오해를 했었다는 남편의 말에 시원스런 대답을 해줬다. 그 이후 성환씨는 정애씨 집을 자기 집 드나들 듯 드나들면서 선물공세를 했다. “사과박스나 선물들을 사다주는데 조금씩이 아니에요, 박스로 사오고, 학교 다니던 동생들 용돈도 듬뿍듬뿍 주니까 식구들이 모두 오해했어요. 굉장히 능력 있고 돈 있는 사람인줄 알고 말예요.” 정애씨는 그때 성환씨가 친정집에 했던 선물공세에 친정식구들이 모두 넘어갔다면서 성환씨의 적극적인 성격에 그만 모두가 속고 말았다며 웃는다. 둘이는 만나서 1년 정도 사귄 후 결혼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 후 약간의 실망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장점으로만 보이던 서로의 모든 것이 서서히 들통이 나고 만다. 철저할 만큼 계획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성환씨의 성격에 비해 정애씨는 너무도 소탈하고 자유로운 성격의 소유자인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가 줘야 하는 성격이에요. 그러니까 거기에 맞추는 것이 참 힘들어요. 꼭 중요한 것도 없는데 시간을 정해놓으면 정확해야 하는 것. 정말로 사람 피곤해요. 생활이라는 것이 느닷없이 발생하는 일도 있고 그때마다 상황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너무도 깔끔하고 철저한 생활습관 때문에요. 사귈 때는 전혀 아니었거든요. 말만하면 다 들어주고 너무너무 이해심 많았거든요.” 그래서 티격태격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성환씨가 결혼 이상형으로 생각했던 여자로서의 만점이었던 정애씨. 성환씨는 정애씨를 편안한 여자, 맏며느리감, 무엇보다도 좋아했던 만큼 모든 것이 예쁘게만 보인다. 이때 정애씨가 성환씨에게 한마디 “해준다고 다 좋은 게 아니라고요. 정말 필요할 때 사줘야지 때 지난 뒤에 사다주면 필요 없는 것이라는 것 정말 모른다니까요.” 12년 동안 근무했던 강진신협을 그만두고 2008년 12월 리치리치 호프를 개업하여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성환씨는 “광주.전남 지사권을 갖고 있어요. 직장생활만하다가 갑자기 시작한 일이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했다 싶어요.” 목표를 정하면 최선을 다하는 성환씨와 여유와 부드러움이 있는 정애씨이기에 서로 튼튼한 버팀목이 되는 모습이다. 또한 아들 민수(11)와 딸 시연(3)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으로 생각한다는 성환씨 정애씨 부부다. (이현숙 기자)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