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이장님(41회)
신전면 수양마을
윤영돈이장(52)
수양마을의 뒤편으로는 덕룡산이 동북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덕룡산의 줄기는 석문산과 만덕산에 이르고 높은 산세덕분에 저수지가 마를 날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깨끗하고 맑은 물이 마을 앞을 흘러 도암만에 이른다. 강진읍에서 813호선 지방도로를 타고 16km 지점에 이르면 신전면에 접어든다. 신전면의 첫 마을이 수양마을이다. 덕룡산은 높이 318m 이며 해남군 옥천면 대산리. 백호리와 경계가 되는 산으로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다. 마을 주택가가 들녘 한가운데 형성되어 있으며 현재는 84가호에 17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비교적 큰 마을이다. 농촌의 많은 마을들이 고령화에 접어들었지만, 수양마을은 그래도 젊은층이 많아 여러 면에서 활기가 넘친다. 수양리 청년회 16명은 잡곡 작목반을 통하여 농번기 외에도 꾸준히 소득을 올리고 있다.
수양마을의 윤영돈 이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처음으로 이장을 맡고 있다. 윤이장은 이 마을 태생으로 잠깐 객지생활을 한 후 83년도에 고향에 내려와 농사일에 종사하고 있다. 부인 이남임(42)씨와 농사를 지으며 1남 2녀인 진선(고3), 선임(고1)을 키우며 어려운 지리적 환경과 농업인으로서의 애로점을 잘 극복하며 살아왔다. 뒤로는 덕룡산 앞으로는 주작산의 웅장한 바위들로 둘러싸인 수양마을은 높은 산의 기개를 한껏 더해주는 여러 바위들이 가지각색의 모양을 하고 있다. 한번도 마르지 않았다는 저수지는 산의 높이만큼이나 인근마을 사람들에게 풍요로움을 안겨주고 있다. 물의 풍부함은 농사를 짓기에 편리하여 일찍부터 경지정리 사업을 시작하였고, 신전면에서 가장 많은 마리수의 소를 키우고 있는 마을로서 축산업에도 여러 사람이 종사하여 소득을 올린다.
윤이장은 “우리 마을은 벼동사 외에도 젊은 사람들은 축산업도 합니다. 생업에 열심히 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만큼 소득을 올린다고 봐야지요. 마을 전체 면적이 100헥타 이상이고, 모두들 부지런해서 열심히 하는 만큼 산다고 봅니다.”라고 말하며 마을 사람들이 부지런함을 강조한다. 마을을 싸고 있는 덕룡산과 주작산의 바위와 곳곳 골짜기에는 많은 명칭들이 붙어있다. 마을 서쪽 있는 둥그런 바위는 일명 둥구리 바위(흔들바위)라고 부르고 있다. 이 부근에는 말바위, 가마솥바위, 용바위 등과 4개의 커다란 바위가 서로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가까이 운집해 있다. 동구리바위는 뚜껑처럼 둘레가 톱으로 박을 쪼갠 듯 금이 그어져 있고 그 바위 속에다 갑옷을 보관했던 곳이라 전해진다. 말 바위는 장수가 타고 다니던 말이었고, 가마솥바위는 장수의 말에게 먹이를 주었던 구시라고 하며, 용바위는 이 지역의 덕망있던 장수가 용을 타고 승천해서 용바위라 불리게 되었다는 구비전승이다. 그러니까 이 지역에 왔던 장수가 마을 사람들이 너무 온순하여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자 갑옷을 동구리 바위 속에 보관하고 초목이 기름진 이곳에 말이 살기가 좋을 듯하여 말을 풀어둔 채 승천했다는 이야기다. 그 뒤 사람들이 증명이라도 하듯 동구리바위 뚜껑을 열어보려면 느닷없이 하늘이 캄캄해지고 낙뇌가 쏟아져 사람이 죽는 일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동구리 바위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으며, 실제로 1942년, 1967년, 1990년 가뭄 때에 기우제를 지내 비가 왔다고 한다. 그 뒤 가뭄이 계속되면 <동구리바위나 굴리러가세>라는 말들을 주고받게 되었다.
수양마을은 97년도에 산불없는 마을로 지정되었듯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윤이장은 “올해 참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되어 지원금을 받아 마을 환경개선을 했습니다. 건강관리차원에서 지압길을 만들었고, 마을 입구 길 양쪼게 철쭉 200여주를 심어서 미관을 가꾸었습니다. 우리마을은 특히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많아서 마을 진입로부터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였어요.”라고 말했다. 덕룡산의 등산로가 나 있는 수양마을에는 등산객이 끊이질 않는다. 윤이장은 “ 봄 가을엔 등산객이 하루 몇백명씩 옵니다. 하루 버스가 40대가 온 적도 있어요. 6~8시간 정도 코스의 등산로여서 완주하기보다는 다시 돌아오는 등산객들이 많아 대형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주차장이 없으니 화장실도 없고요. 갈수록 동네에 불편을 낳고 있는 실정이지요.”라며 나중을 위해서 하루빨리 주차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작산 등산길을 따라 가다보면 잘 조성된 군 주작산 휴양림이 있다. 그러나 그곳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폐허가 된 관광농원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쓰레기가 버려지고 주변 풍광과 어울리지 않는 혐오감을 주고 있다. 윤이장은 “초자 이장으로서 경험은 없지만 마을 주민들이 소득을 올려 모두 잘 살수 있도록 불편사항을 도와야죠. 올 가을에는 청보리를 10.5헥타정도 마을 진입로 양편 논에 재배해서 마을 주민소득으로 마련할 예정입니다.”라며 다시한번 부지런하고 단합심이 좋은 마을임을 강조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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