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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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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문의 창가에서 26) 사랑과 용서(容恕)

사랑과 용서(容恕)

가정이란 가장 평안하고, 알뜰한 안식처(安息處).

 

한우를 많이 키우던 40대 후반의 한 분이 축산농가가 잘 안 돼 쫄딱 망하게 됐다. 많은 빚을 안게 된 그는 죽을까 결심도 했지만, 그것마저도 여의치가 않았다. 그는 가족들이 더 많은 고통을 당할까 봐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는 곳으로 멀리 도망쳐 버렸다.

처음에는 막노동판에 나가 일을 하며 그런대로 견딜 수 있었지만, 점점 더 힘들어지는 일로 인해 결국에는 노숙자 신세로까지 전락하고 말았다. 낮에는 추해진 모습에 걸인 행색으로 배가 고파 구걸을 일삼았고,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처마 밑에서, 그리고 밤에는 산에 올라가 움 막살이로까지 잠을 자야 하는 그러한 처참한 생활을 20여 년 동안이나 했다.

노숙자 생활이란 여름에는 그런대로 견딜 만했지만, 추운 겨울에는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얄팍한 담요나 때로는 비닐이나 신문 한 장만을 덮고 혹한 속 추위를 견뎌야 하는 밤이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주로 지하철역들에서나 지하도 바람막이 같은 외딴곳에서 살을 에는 추위가 닥친 어느 겨울날 구걸도, 거동조차도 어려워 꼼작 못하고 물만으로 5일간이나 굶기까지 했다.

그때 그는 다시 죽을힘을 다해 살아놓고 봐야겠다는 의지로 무작정 이를 악물고 정처 없이 걷고 걸어서 가다 보니 강원도에 횡성이란 데였다. 그곳의 한 마을을 지나다가 소를 키우는 축사가 눈에 띄었다. 그는 옛날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 무작정 축사 쪽으로 걸어 들어가 안에서 일하는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거지 행색이지만, 있는 용기를 다해 그 사람에게 마실 물과 먹을 것과 겨울을 나게 좀 해 달라고 통사정 애걸을 하다 말고 기력을 잃어버렸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물끄러미 쳐다만 보던 집주인은 깜짝 놀라며 너무나도 불쌍하게 보여 우선언 몸 사방을 주무르니 한참 후에 깨어나 먹을 물과 따뜻한 밥을 내주면서 잠자리는 걱정하지 말라며 지낼 장소까지도 마련해 주셨다.

 

그는 그곳에서 예전의 기억을 가다듬어 겨울 동안 소를 정성껏 돌봤다. 그가 돌보던 소는 날이 갈수록 모두 우량종으로자라며 성장했다. 그러자 주인은 더 오래 머물 것을 권유했고, 거기서 3년을 더 지내며 열심히 일하고 지냈다. 노숙자의 티도 벗어나고 주인은 이 사람의 지나온 사정을 알아차리고 암암리에 가족을 수소문했다. 그런 다음 송아지 2마리를 주면서 자기의 소를 따로 잘 키워보라고까지 했다. 그 송아지들이 무럭무럭 잘 클 무렵인 어느 날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 한 분이 찾아왔다. 그가 바로 이 남자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크게 자란 아들을 처음에는 언뜻 알아보지 못했다.

둘은 한참이나 얼싸안고 울고 또 울었다. 아들은 20여 년간 아버지만을 찾아 전국 곳곳 안가 본 곳이 없었다. 아버지는 비로소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한 것이 가족에게는 도리어 엄청난 고통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런 고통을 견뎌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겠지만, 하던 사업이 쫄딱 망해 실업자로 갈 곳도 의지할 곳조차도 없이 앞날이 캄캄해 떠돌이 신세로 방황을 해본 사람은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어느 모임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가족이란 특히 부부는 사랑이 30% 용서가 70%라고 하자 그의 영부인의 말로는 사랑이 10% 용서가 90%라고 했다지요. 가족이나 부부의 관계도 살아가면서 사랑보다는 서로가 먼저 양보하고, 용서할 때가 훨씬 더 신뢰해지는 거라서 비중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남편이 밖에서 많이 세상사에 시달리며 믿었던 사람에 배신당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여 집에 들어오면 화풀이를 먼저 아내에게 하기 마련이지만, 그런 눈치를 감지한 아내는 참고 따뜻하게 받아주며 남편을 이해하고, 용서해 주는 그런 아내들이야말로 가정을 더 잘 꾸려가는 내조의 힘이 된다.

2013년 축구선수 박지성이 소속된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을 때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지요. 제 아내를 위해 감독직을 그만두려 합니다. 남은 생을 아내와 함께 지내기 위해서이고, 축구 때문에 수십 년 가정을 잃은 자신을 지금부터라도 아내와 가족을 위해 온정성 껏 감사로 보답하며 살아가고 싶다. 아마도 가족은 나를 그토록 많은 날 들을 기다려주며 다정다감한 표정으로 용서하고 풀어주고 이해하며 사랑해준 가장 소중한 울타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되돌아가 필자가 겪었던 애환의 이야기들을 밝혀보기로 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이후 전두환에 이르는 동안 산업전선에서 너도나도 열심히 일하던 때 잘살아보자며 우리나라 아빠들은 중동 사우디 등 더운 사막 건설현장에서 외화벌이에 앞장섰고, 3~40대 어머니들은 내 자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너도나도 미국 유럽 등지로 유학 보내면서 아빠와 엄마가 떨어지는 기러기 아빠 신세가 되었음에도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우리나라만의 억척스러운 부모들의 어려운 순환의 애환이 많았던 때이다. 그런 속에서도 당시 춤바람이 유행했는데 중동에서 고생하며 땀 흘려 송금한 돈을 유혹하는 사기꾼들이 주부들을 유혹하여 갈취하는 족들이 많았고, 기러기 아빠들은 자식들 유학비를 마련하려다가 고금리 고리대금업자들에 돈을 빌리다 보니 값지 못하자 도망 처 다니며 노숙자 생활까지 전락해야 했던 그 시절의 딱한 아빠들도 많았다.

필자도 1980년 당시 무역업으로 일본 중국을 수없이 나들이하며 공단 기자재납품업으로 산업현장 울산(경화동)현대중공업, 미포조선(백충기 사장) 포항제철(장세훈 공장장) 마산 창원공단과 여천 석유화학단지 남해화학, 호남화력, 다우케미칼 등지의 산업현장을 입찰 관계와 기자재 납품 등으로 동분서주하던 때가 많았다. 한번은 중국 복건성(후첸생) 복청(福淸)이란 곳에서 6개월을 머물 땐 고국에 가족들이 그리워 견딜 수 없을 때도 많았으나 가족들은 아빠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기다려준 말 없는 사랑을 지금까지도 고마움으로 간직하고 살아간다. 일본에서는 음식이 싱거운 편이라 고추장이 그리워질 때가 많으며, 중국에서 오래 머물 땐 제일 먹고 싶은 게 한국의 김치다. 그 이유는 중국 음식 모두가 달 달 복아서 나오니 나중엔 입맛이 니끼해 져 우리나라 김치맛이 간절해졌다.

아내와 가족이란 울타리를 한 번쯤 뒤돌아보며 자신이 하지 못한 가족의 화목을 위해 감사를 해보면 어떨까? 그것은 나를 가장 기다려주고 용서하며 사랑해 준 평안하고, 소중한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자는 말로 여생지락(餘生之樂)이라 표현한다.

2000천년 전 공자(孔子)께서는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으뜸이라 했고, <키케로>는 젊은이 같은 노인을 만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재물이 아무리 많아도 가족의 화목으로 인생을 즐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웰빙(Well being) 이라고 할 수 없다. 바쁘다며 서둘지 말고 세상의 포근함에 하루하루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단순하고 순박하게 소탈해야 한다. 오늘 하루 매 순간을 자신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행복은 그 안에 있다. 남들같이 빨리만 따라가려 하지 말고, 조금 느리게 가도 가는 길은 다 갈 수 있다. 가정의 소중함과 아내의 고마움을 항상 느껴야 한다. 가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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