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 영파리 차경동(강진읍 효자길)에는 정려(국가에서 미풍양속을 장려하기 위하여 효자·충신·열녀 등이 살던 동네에 붉은 칠을 한 정문(旌門)을 세워 표창하던 풍습)가 세워져 있다.
옛날 강진 영파리에 제주고씨(탐라국의 국성) 삼효자가 있었다. 후대에 까지 귀감을 남긴 효자들의 이름은 수정(守精), 수검(守檢), 명달(命達)이다.
언젠가 삼효자의 어머니가 병에 심하여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 치유할 방법이 거의 없을 정도로 병세가 심각했지만, 수정은 자신의 손가락까지 잘라 그 피를 마시게 하여 어머니를 치유하고자 했다. 그때 천신께서 수정의 자기희생에 감복하였는지 어머니는 기력을 되찾았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삼효자는 슬픔에 빠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고, 수정은 동생 수검을 데리고 어머니의 묘에서 삼년상을 치른다. 그런데 이때 하 신기한 일들이 벌어졌다. 까마귀와 까치가 날아와 삼효자의 무릎과 어깨 위에 앉아 이들의 친구가 되고자 했다고 한다. 이러한 제주고씨 형제들의 효행과 효심이 널리 알려지게 되자 1484년(성종)에 정려가 내려졌다.
효자들의 효행은 대를 이어 내려왔다. 수검이 세상을 떠나게 되자 수검의 아들이 삼년상을 치르다 병들어 죽게되자, 수검의 증손인 명달이 묘 주위에서 매일 버섯을 따다가 제찬(제사때 올리는 밥)을 올렸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곳에 큰 불이 났다. 불길이 모든 것을 집어삼켜 태울 기세였다. 이를 본 명달은 불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그러자 갑자기 바람이 일어 그 불을 씨 하나 남기지 않고 꺼버렸다고 한다. 이러한 믿지 못한 기적들이 널리 퍼져 조정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1612년 광해군은 제주고씨 삼효자와 그 손들의 효행을 기리고 널리 전파하기 위하여 영파리 차경동에 정려를 세워줬다.
‘효’의 개념은 유교에만 한정되어있지 않고 인류 보편적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존재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성경의 ‘십계명’이나 공자가 말했던 ‘덕목’들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일이 흔하다. 누구나 해야할 일이지만 하기 어려운 일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존경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생각만 하는 것과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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