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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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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얼기자의 강진의 민담 다시보기 10
사또의 명판결, 생거칠량(生居七良) 사거보암(死去寶巖)

사또의 명판결, 생거칠량(生居七良) 사거보암(死去寶巖)

 

옛날 보암에 마음이 너그럽고 슬기로운 부인이 살고 있었다. 참고로 여기서 옛날 보암은 현재의 도암을 말한다. 보암의 그 부인은 출가하자마자 아들 하나를 얻었으나 운명적으로 그만 청상과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겪게 된 어려움 속에서도 부인은 용기를 잃지 않고 아들을 반듯하게 키우려고 애썼다. 청상과부로 살면서 아들을 위해 온갖 고생과 노력을 한 것이다. 하지만 청상과부의 외로움은 결국 주위의 권고를 이기지 못하고 말았는데, 아들을 두고 칠량으로 개가하게 된 것이었다. 부인은 개가한 후 그곳에서 아들 하나를 더 얻게 되었다.

 

세월은 흘렀고 보암과 칠량의 두 아들은 모두 장성하여 다행히 지방의 큰 부자로 살게 되었다. 어머니의 정이 남달랐던지 보암에 사는 첫 번째 아들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낳아주고 키워준 정을 생각하며 늘 그리워 한 아들이다. 또 칠량에서 어머니를 모시는 아들도 어머니에 대한 효성으로 가득하여 어머니를 지극히 모셨다.

 

그러던 어느 날, 보암에 있는 아들이 큰 결심을 했다. 칠량에 계신 어머니를 보암으로 모시고 오려는 것이었다. 그는 칠량으로 가서 어머니를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문전박대였다. 이미 부모를 깊은 효심으로 모시고 있는 칠량 아들은 난데없이 어머니를 데려가려는 요구를 어이없다며 자신이 모시겠다고 한 것이다. 그 일로 두 사람은 서로 고성을 높이며 다투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두 아들의 효성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으나, 어느 한 쪽 편도 들어줄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두 아들의 의지는 확고했다. 어찌나 그 의지가 확고했던지 두 사람은 긴 시간 다투게 되었고 합의점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보암 아들이 먼저 사또에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는데 어머니를 끝끝내 데려가겠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송사를 맡은 사또는 난감해했다. 삼강오륜의 부자유친이 말하는 는 인간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덕목 중 하나지만, 두 아들이 동시에 어떤 욕심도 없이 그저 어머니에 대한 효심만으로 모시고자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문 일이었다. 당시 조선 사람들도 가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알았겠지만, 상황과 환경을 이유로 들어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어머니의 재산을 노린 이익다툼이었으면 판결의 경중을 따지기 쉬웠겠으나 이번 송사는 오로지 두 아들의 선한 의도만이 존재했기에 함부로 판결할 수도 없는 것이다. 만일 잘못된 판결을 내린다면 사또가 평생 살면서 먹을 욕이란 욕은 다 들을 것이 뻔해보였다.

보암 아들에게 돌려보내자니 그동안 칠량 아들이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신 를 무시한 셈이 될 것이고, 그동안 살던 대로 칠량에 살게 하자니 보암 아들이 어머니를 모시고자하는 를 무시한 판결이 되어버리니 사또로서는 매우 답답할 지경이었다.

그런 와중에 사또의 송사를 지켜보거나 지나가던 주민들이 한 달씩 번갈아가며 살면 되지 않느냐.”와 같은 훈수를 둬 혹하기도 했으나 두 아들이 그럴 수 없다며 버럭 화를 내어 그만둬야했다.

사또는 밤까지 새워가며 몇날며칠 고심했으나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판결을 하지 않았다가는 불만이 터져나올 터였다.

사또가 머리를 싸맨 끝에 판결을 내렸다.

생거칠량(生居七良) 사거보암(死去寶巖)’

살아서는 칠량, 돌아가시면 보암에 모셔라. 칠량은 물산이 풍부하고 경치가 아름답고 경치가 편리하니 칠량에서 행복한 여생을 살게 하고, 죽어서는 명당이 많은 보암으로 가서 편히 잠들라는 판결이었다. 생전에는 지금에 충실하여 현세의 행복을 칠량에서, 사후에는 평생의 동반자를 잃은 불행을 겪은 보암에서 다시 재회하여 행복을 되찾으라는 두 아들이 아닌, 어머니를 배려한 의미 깊은 판결을 내린 것이었다. 사또의 판결은 진정한 란 두 아들의 주장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의 대상인 어머니의 입장을 더 고려하였음이 보이는 판결이다.

그리고 이후, 사또는 두 아들에게 효자 표창을 수여했다. 이 판결문은 주변지역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강진이 효와 덕으로 가득한 동네라고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새삼 요즘 사람들이 부모의 재산을 탐내 효를 실행하는 일과는 완전 다른 당시 두 아들의 진정한 효가 가슴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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