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가로수
德山 김영석
도시에 잿빛 시멘트와 콘크리트 건물이 마음을 짓눌리고
아스팔트 위에는 작렬한 태양볕에 이글거려 숨막힐 정도
엽록소가 그리운 도심에 그린벨트 파헤치고 개발이란
명목으로 도시의 허파는 점점 병들어 간다.
가로수 나무들은 오고가는 차량들의 내 뿜는 매연에
깊은 산속으로 도망치고 싶다고 하늘높은 구름에게
하소연 하고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숲속의 친구에게
부러움을 말 하지만 야속한 인간들의 이익만 추구해.
가을이면 어김없이 네온간판 가린다고 팔 자르고
더 이상 못 크게 머리까지 잘라버려 얼굴 없는 형태로
몽당귀신 닮아가는 볼품없는 나무로 옆구리에
몇 안되는 가지로 지나가는 인간들 시원하게 했건만.
고마움을 모르는 체 술취한 주정꾼의 발길질이나
푸랑카드 걸이대로 온몸을 포승줄 처럼 감아대고
풀어주지 않았으니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가는 운명
통곡 하도다 죄없는 가로수 슬퍼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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